글로벌 스테이블코인 점유율 2위인 유에스디코인(USDC)을 발행하는 미국 기업 서클이 한국 시장에서 인력 채용에 나섰다. 시장에서는 서클이 국내 진출 준비를 본격화하고 있으며 사업 확대를 위해 한국 법인을 설립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흘러나온다.
17일 금융계에 따르면 서클은 최근 국내 업무 전반을 담당할 인력을 채용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비공식 채용 절차를 개시했다.
업계 내 일부 인사들이 서클로부터 직접 관련 제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서클은 국내에 전담 인력을 두지 않고 아시아태평양 지역 허브인 싱가포르를 거점으로 한국 시장을 관리해왔다.
서클은 첫 채용인 만큼 시장조사와 대관 업무, 전략 수립, 기업 제휴 등을 총괄할 수 있는 소수 관리자급 인력을 우선 선발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국회에서 스테이블코인 법제화 논의가 본격화하고 관계 당국 역시 스테이블코인 제도권 편입을 전제로 한 가이드라인 마련에 나선 만큼 대응력을 높이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서클은 최근 국내 기업 및 금융권과의 접점을 넓히고 있다. 올 5월 서클은 하나은행과 스테이블코인 사업 전반에 관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세부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이달 중에는 신한금융그룹·카카오페이 등과 접촉해 협력 가능성을 타진할 계획이다. 서클은 국내 기업들과 해외 송금과 결제, 디지털자산 결제 인프라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 모델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주요 은행들이 서클과 경쟁적으로 협력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전했다.
금융계 안팎에서는 서클의 한국 법인 설립 가능성도 제기된다. 서클은 일본에서 현지법인 ‘서클 재팬’을, 일본 금융그룹 SBI홀딩스와는 합작법인을 각각 운영하며 USDC 발행 및 유통, 기업·금융기관과의 제휴 사업을 병행하고 있다. 서클은 두 기업을 통해 올 3월부터 일본 내 USDC 유통을 개시했다.
서클은 USDT를 발행하는 테더에 이은 전 세계 두 번째 규모의 스테이블코인 발행사다. 시장점유율은 약 26% 수준이다. 서클은 올 4월 서클 결제 네트워크(CPN) 도입을 알리면서 전 세계 금융기관들이 USDC 서비스를 통합할 수 있는 글로벌 결제 인프라를 구축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이를 통해 국제금융통신망(SWIFT·스위프트)이나 비자와 같은 전통적 금융 결제망을 대체한다는 목표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따르면 현재 서클은 미국을 비롯해 프랑스(유럽 거점)와 캐나다, 싱가포르(아시아태평양 거점), 일본 등 12개국에 법인 또는 지사를 보유하고 있다.
한국은 디지털 금융 인프라와 모바일 결제 보급률이 높아 스테이블코인의 활용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시장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네이버·카카오 등 주요 핀테크 업체와 은행·카드사들은 법제화 이전부터 스테이블코인 시장 진출을 위해 태스크포스(TF)를 만들고 업종 간 컨소시엄을 구성하면서 적극적인 준비에 나선 상태다. ★본지 8월 12일자 1·2면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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