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보급형 라인업인 ‘팬에디션(FE)’ 모델을 스마트폰에 이어 무선 이어폰까지 넓힌다. 샤오미·화웨이 등 중국 업체가 장악해온 ‘가성비 시장’을 직접 겨냥한 특단의 조치로 해석된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내달 초 ‘갤럭시 버즈3 FE’를 전세계 출시할 계획이다. ‘버즈3 FE’는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ANC)과 실시간 번역 등 주요 기능은 살리되, 가격은 절반 수준으로 낮춘 게 특징이다. 기존 ‘갤럭시 버즈3 프로’(31만9000원), ‘갤럭시 버즈3’(21만9000원)와 비교하면 사실상 ‘반값 갤럭시 버즈’인 셈이다.
외형은 기존 ‘갤럭시 버즈3’와 거의 같다. 저가형이라 디자인이 다를 것이란 예상을 깨고, 실제로는 거의 동일해 같은 제품으로 착각할 수 있다. 배터리 수명은 최대 30시간으로 늘었고, ANC 기능은 물론 삼성 AI와 연계한 다양한 기능이 탑재됐다.
특히 국내 출고가는 유럽(약 24만원), 미국(약 17만원)보다 더 낮은 11만원대로 예상돼 가격에 민감한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애플 에어팟이 20% 이상 점유율로 절대강자 자리를 지키는 가운데 삼성도 가성비 전략으로 반격에 나선 것”이라며 “샤오미 등 중국 저가형을 쓰던 소비자들까지 흡수하려는 의도”라고 말했다.
시장조사업체에 따르면 지난해 무선 이어폰 판매량의 절반 이상이 10만원 이하 제품이었다. 치열해지는 글로벌 무선 이어폰 시장에서 삼성의 이번 ‘반값 갤럭시 버즈’ 전략이 판을 흔들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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