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034730)그룹 회장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춘 소버린(주권형) 인공지능(AI)을 만들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최 회장은 18일 서울 광진구 워커힐호텔에서 열린 ‘이천포럼 2025’에서 “소버린 AI에서 분명히 알아야 하는 것은 소버린 AI가 국내에서 하는 것이 아니라 이것도 어차피 글로벌 전쟁이란 것”이라며 “세계 시장에서 이길 수 있는 소버린 AI를 우리가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소버린 AI는 특정 국가가 자국만의 데이터·인프라를 활용해 자국 내에서 독립 운영하고 통제할 수 있는 AI 시스템을 의미한다.
미중 기술 패권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AI 주권 확보와 안보를 위해 필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최 회장은 ‘미국 주도의 국제질서 재편’에 관한 기조 강연에 대해서 “미국의 정책,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이 전략적으로는 예측 가능하지만 기술적으로는 예측 불가능하다는 것도 기억에 남았다”고 설명했다.
올해로 9회째를 맞은 SK 이천포럼은 2017년 최 회장이 급변하는 경영 환경에 대응할 변화 추진 플랫폼의 필요성을 제안하며 시작됐다. 이날도 최 회장을 비롯해 최재원 SK그룹 수석부회장, 최창원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과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학계 및 업계 전문가 등 250여 명이 참석했다.
특히 포럼의 ‘여는 말’을 맡은 곽노정 SK하이닉스(000660) 사장은 ‘고대역폭메모리(HBM) 신화’에 대해 SK그룹의 경영 철학인 ‘수펙스(SUPEX) 정신’과 연결해 설명함으로써 큰 호응을 이끌어냈다. 수펙스는 인간의 능력으로 도달 가능한 최고의 수준을 의미한다. 곽 사장은 칩을 쌓을 때 발생하는 발열 문제를 해결했던 일화를 소개하며 “원팀 정신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결과물”이라며 “수펙스 정신은 오늘의 SK를 만들었고 미래의 SK를 만들 단어”라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AI 시대가 막 시작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변화라는 거대한 쓰나미가 다가오고 있지만 걱정보다는 기대라는 단어를 쓰고 싶다. 우리는 결국 헤쳐나갈 것이기 때문”이라고 힘줘 말했다.
포럼에 참석한 이석희 SK온 사장은 기자들을 만나 “최근 합병한 SK엔무브에 대해 (기업을 하나로 통합하기보다는) 사내독립기업(CIC) 형태로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2차전지 사업의 흑자 전환 시점과 관련해서는 미국 공장이 열쇠를 쥐고 있다면서 “미 공장의 가동률이 굉장히 좋아졌고 계속 유지하느냐가 핵심이고 고객들과 긴밀히 협업하고 있다”며 “주요 완성차 고객사와의 신규 계약 논의도 활발히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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