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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 보조금 대신 지분 내놓으라"는 美, 삼성·TSMC도 유탄 우려


인텔 지분 취득에 나선 미국 정부가 반도체지원법(칩스법) 대상 기업 모두의 보조금을 지분 취득으로 대체할 수 있다는 의사를 보였다. 인텔·마이크론 등 미국 기업뿐만 아니라 삼성전자(005930)·TSMC 등 외국 기업에 대한 지분 취득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거액의 칩스법 보조금을 믿고 미국 내 설비 투자를 집행해온 기업들이 현금 확보는 커녕 지분만 넘겨줄 수 있다는 우려가 이어진다.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이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지켜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19일(현지 시간) 로이터통신은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이 인텔 뿐만 아니라 마이크론 등 반도체 기업의 칩스법 자금 지원을 대가로 미국이 지분을 받는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보도했다. 현재 지분 인수 논의가 오가는 인텔 외 마이크론, TSMC, 삼성전자, SK하이닉스(000660) 등 칩스법 적용 대상 기업 모두의 지원금을 지분 인수 대금으로 전용할 수 있다는 뜻이다.

이날 러트닉 미 상무장관은 CNBC와 인터뷰에서 칩스법에 대해 “바이든 행정부는 인텔과 TSMC를 비롯한 다른 기업들에게 공짜로 자금을 줬다”며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정부 자금에 대한 지분을 원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TSMC와 같은 1조 달러 가치를 지닌 기업에 미국이 왜 돈을 주느냐”며 “트럼프는 바이든이 그냥 주려 했던 돈을 미국인을 위한 지분으로 바꾸려 한다”고 했다.

러트닉 상무장관이 직접적으로 언급한 기업은 인텔과 TSMC지만 광의적으로는 칩스법 적용 대상 기업 모두에 지원금 지급 대신 지분 인수를 추진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칩스법 지원 대상 기업에는 삼성전자와 마이크론, 글로벌파운드리스 등 미국에 공장이나 본사를 둔 주요 반도체 업체가 포함된다.



칩스법에 기대 미국 내 투자를 집행했던 기업들에게는 달갑지만은 않은 소식이다. 유상증자 등 방식을 택하지 않는 한 현금과 세제혜택 대신 지분 ‘손바뀜’만 일어나게 되는 꼴인 탓이다. 당장 지분 인수 논의가 구체화한 인텔에게 약속된 칩스법 보조금은 110억 달러에 달한다. 삼성전자도 47억5000만 달러, SK하이닉스는 4억5800만 달러, 마이크론은 62억 달러, TSMC는 66억 달러의 보조금을 받기로 했다.

미 정부의 지분 인수에 따른 ‘정부 발주’ 효과도 제한적이거나 일부 기업에만 한정될 전망이다. 미국 파운드리 중 유일하게 초미세공정 반도체 제조가 가능한 인텔은 이미 보잉·록히드마틴 등 미 방산 업체와 마이크로소프트(MS)·AWS 등 공공 클라우드 제공사로부터 수주를 확보한 바 있다. 삼성전자와 TSMC 등 ‘외국 기업’은 공장이 미국에 있더라도 구조상 안보와 밀접한 반도체를 제조하기 힘들다.

만일 미 정부가 삼성전자·TSMC 지분 인수를 추진한다면 그 구조 또한 복잡해 불확실성이 커질 전망이다. 삼성전자와 TSMC가 각각 한국·대만 기업인데다 모국 증시에 상장돼 있는 만큼 미국 파운드리 관련 법인을 떼어내 투자하는 방안이 현실적이지만, 미 정부가 지분율과 관계 없이 경영 활동에 제동을 걸 ‘황금주’를 요구할 가능성도 크다. 실제 트럼프는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 과정에서 황금주를 받아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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