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별세한 허남각 삼양통상(002170) 회장의 지분을 장남인 허준홍 대표가 모두 상속 받았다. 일각에서는 허 전 회장의 GS(078930) 지분 1.96%까지 허 대표가 물려받으며 오너 4세에게 경영권이 넘어갈 시점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2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허 대표는 허 전 회장의 지분 60만 주(지분율 20%)를 상속 받았다. 상속 이후 허 대표의 지분율은 45%로 크게 올랐다. 이는 6월 허 전 회장이 숙환으로 별세한 데 따른 후속 절차다.
업계에서는 허 전 회장의 삼양통상 지분이 허 대표에게 상속된 것은 자연스러운 수순이라고 분석했다. 삼양통상은 사실상 허 전 회장 개인 소유였던 만큼 장남인 허 대표가 물려받는 것이 당연한 순서라는 것이다.
다만 업계는 허 전 회장이 보유했던 GS 지분의 향방에 주목하고 있다. 6월 말 기준 허 전 회장은 GS 지분 1.96%를 보유했다. 문제는 허 전 회장의 지분을 그대로 상속받을 가능성이 제일 큰 허 대표의 지분이 이미 다른 오너 일가에 비해 많다는 점이다. 허 대표는 이미 GS 지분 3.44%를 보유하고 있는데 허 회장의 지분까지 상속 받으면 지분율은 5.4%까지 늘어난다.
이에 허 대표가 상속을 마친 후 높아진 지분율을 토대로 GS 경영에 참여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허 대표의 상속 이후 GS 지분율은 허창수 GS 명예회장(4.68%), 허태수 GS 회장(2.12%)보다 많아지고 단일주주 기준 지분율이 가장 높은 허용수 GS에너지 대표(5.26%)보다도 많아진다.
GS 측은 허 대표의 지분이 많아져도 경영권에 별다른 영향은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GS는 오너 일가 53명과 재단 6곳이 지분 53.33%를 잘게 쪼개 가진 구조여서 허 대표의 지분이 5%를 넘어도 GS그룹 경영에 직접 참여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다만 GS 창업주의 장증손인 허 대표가 GS 경영에 어떤 형태로든 관여할 수 있는 길은 열렸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오너 3세인 허태수 회장 이후 경영권을 두고 오너 4세의 경쟁이 격화할 경우 허 대표가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는 상황이기도 하다. 실제 허 대표는 지난해 GS 지분을 꾸준히 사들이며 지분율을 높여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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