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암은 국내에서 두 번째로 많이 발생하는 암이다. 2024년 중앙암등록본부 자료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전체 암 가운데 대장암 비율은 12%로 갑상선암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대장암을 예방하기 위해 규칙적인 운동, 금연, 적정 체중 유지와 더불어 식습관 관리가 필수라고 조언한다. 지방 섭취를 줄이고 섬유질이 풍부한 채소를 충분히 먹는 것이 대표적인 방법이다.
최근 중국 내몽골임업종합병원 연구진은 십자화과 채소가 대장암 예방에 미치는 효과를 분석한 대규모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진은 약 64만 명을 대상으로 한 17건의 기존 연구를 종합했으며 이 가운데 9만 7500명이 대장암 진단을 받았다.
분석 결과 십자화과 채소를 가장 많이 먹은 그룹은 가장 적게 먹은 그룹보다 대장암 발생 위험이 약 20% 낮았다. 효과는 하루 20g부터 나타났고, 40~60g에서 가장 뚜렷했다. 하지만 60g을 초과하면 추가적인 이점은 확인되지 않았다.
연구에서 최적 섭취량으로 제시된 40~60g은 브로콜리 한 송이(약 250~300g)의 1/5 정도에 해당한다. 작은 꽃송이로는 5~7개 수준으로 한 끼 반찬으로 곁들이기에 무리가 없는 양이다.
브로콜리, 콜리플라워, 양배추, 청경채 등 십자화과 채소에는 플라보노이드, 비타민 C, 카로티노이드 같은 피토케미컬이 풍부하다. 이 성분은 강력한 항산화 작용을 통해 세포와 DNA 손상을 줄이고, 만성 염증을 완화해 암 발생 위험을 낮춘다. 연구진은 이들 채소가 혈압 개선, 콜레스테롤 저하, 혈당 조절, 간 해독 등 다양한 건강상 이점도 제공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이번 연구는 참가자들이 채소 섭취량을 기억에 의존해 응답했다는 한계가 있고 관찰연구의 특성상 인과관계를 단정하기 어렵다. 그럼에도 연구진은 "대장암 발생은 식이 요인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으며 십자화과 채소가 대장암 예방에 기여할 가능성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고 밝혔다.
한편,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BMC 소화기학'(BMC Gastroenterology)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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