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몽골 내 심각한 사막화 지역을 대상으로 '녹색 만리장성'을 함께 세우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6일(현지시간) 중국이 몽골 고원 일대를 '생태 안보 장벽'으로 재편하는 대규모 협력 프로젝트를 논의 중이라고 보도했다.
보도 내용을 보면 지난 6월 중국과학원과 몽골과학원 연구진이 울란바토르에서 회동해 사막화 대응 방안을 구체적으로 협의했다. 중국과학원 산하 지리과학 및 천연자원연구소는 웹사이트를 통해 "기후변화 심화로 모래폭풍 발생 위험이 급증하면서 몽골은 물론 중국 전역이 위협을 받고 있다"며 "양국이 함께 생태 장벽을 구축해야 한다"고 밝혔다.
실제로 중국 북부·동북부와 몽골 남부를 가로지르는 고비사막은 양국뿐 아니라 한반도까지 황사를 날려보내고 있다. 2021년에는 중국 북부 12개 성이, 2023년에는 무려 18개 성·시가 거대한 모래폭풍에 뒤덮였다. 중국 내부에서도 "중국만으로는 한계가 있으니 몽골과 공동 대응이 필요하다"는 여론이 커졌다.
몽골은 현재 국토의 77%가 황폐화된 상태다. 유엔 조사에 따르면 기후변화와 과도한 방목으로 기온이 상승하고 강수량이 줄면서 사막화가 급속히 확산됐다. 몽골 정부가 지난 10년간 12개 이상 환경 보호 정책과 수백 건의 프로젝트를 추진했지만 성과는 미미했다.
중국은 이에 자국에서 추진해온 '녹색 만리장성 프로젝트'를 몽골로 확장할 가능성이 크다. 중국은 1978년부터 북서부와 동북부 사막 지대에 인공 숲을 조성해왔다. 작업 방식은 밀짚을 정사각형 격자로 눕혀 방풍벽을 세우고, 그 안에 갈매나무·골담초 같은 사막 적응형 묘목을 심는 방식이다. 이는 수분 증발을 줄이고 뿌리 활착을 돕는다.
이 같은 조림 사업은 단순히 사막화 억제를 넘어, 철도·도로 같은 기간시설 보호와 임산물·약용 작물 재배까지 가능하게 만든다. 실제로 중국은 지난해 11월 간쑤성과 신장위구르자치구 일대 타클라마칸 사막 둘레 3046㎞에 나무 심기를 완료했다고 발표했다.
중국은 사헬 지역 20개국에 걸쳐 약 7000㎞ 규모의 '아프리카판 녹색 장벽' 조성에도 나선 상태다. 전문가들은 "만약 중국-몽골 협력이 본격화되면 동북아의 황사 문제 해결에 중대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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