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정부가 확장재정 기조를 공식화하면서 국채 시장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늘어난 예산에 대한 재원을 마련하려면 적자국채 발행 증가가 불가피해 물량 부담에 채권금리가 급격히 상승(가격 하락)할 수 있기 때문이다.
29일 정부에 따르면 이날 발표된 내년도 국고채 발행 계획은 232조 원이다. 올해 본예산보다 34조 4000억 원 늘어난 수준이다. 대내외 불확실성과 법인세 감소 등으로 세수가 충분히 확보되지 않을 경우 적자국채를 발행하는데 올해는 1·2차 추가경정예산까지 반영해 115조 원에 이른다. 내년에는 총지출 부족분을 채우기 위해 발행되는 적자국채 발행 물량이 110조 원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같은 국채 물량은 수급 부담을 가중시켜 금리를 끌어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한 채권 운용역은 “추가경정예산까지 고려하면 총지출 증가율이 8%대를 이어갈 수 있다”면서 “이는 장기적으로 금리 상승 압력”이라고 지적했다.
채권금리도 조금씩 반응하고 있다. 3년물 국고채 금리는 이재명 정부 출범 직전인 5월 말 연 2.347%에서 이날 2.426%로 0.079%포인트 올랐다. 10년물은 같은 기간 2.786%에서 2.815%로 0.029%포인트 상승했다. 한국은행이 통화정책 완화 기조를 유지하고 있음에도 확장재정 우려가 금리에 선반영된 셈이다. 재정 확대와 금리정책 간 엇박자가 우려되는 대목이다. 한은은 내년 상반기 최대 두 차례 기준금리 인하를 시사했지만 대규모 국채 발행은 장기금리를 끌어올려 통화정책 효과를 희석시킬 수 있다.
대외 신인도 저하 가능성도 거론된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2029년께 비기축통화국 마지노선인 60%대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된다. 기축통화국은 자국 화폐 발행으로 부채 상환이 가능하지만 비기축통화국은 신인도 관리가 더욱 엄격히 요구된다.
최남진 원광대 경제금융학과 교수는 “정부의 재정 확장 효과는 국채 물량 소화가 전제돼야 하며 그렇지 않을 경우 장기금리 상승으로 이어져 투자 위축과 성장률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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