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욱 감독이 제 82회 베니스 영화제에서 공개한 영화 '어쩔수가없다'(영어 제목 'No Other Choice')에 해외 평론가들의 찬사가 쏟아지고 있다.
31일(현지 시간) 미국의 영화 평점사이트 로튼토마토에 따르면 '어쩔수가없다'에 대해 17개 매체가 리뷰(평가)를 내놓은 가운데 이들의 평점이 100점 만점을 기록하고 있다.
영국 BBC는 "'황홀하게 재미있는' 한국의 걸작은 올해의 '기생충'"이라는 제목의 리뷰 기사에서 박 감독의 신작이 봉준호 감독의 아카데미 수상작 '기생충'만큼 뛰어난 작품성을 보여준다고 평가하며 별점 5점 만점을 줬다. BBC는 "'올드보이'와 '아가씨'의 박찬욱 감독이 베니스(베네치아)영화제에서 경제적 불안을 다룬 '암울하면서도 웃긴' 코미디를 공개했다"며 "이 작품은 세계적으로 큰 히트작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할리우드 매체 버라이어티도 "'올드보이', '아가씨', '헤어질 결심'을 만든 한국 감독이 해고의 광기를 풍자한 황홀할 만큼 재미있는 블랙 코미디로 베니스영화제 경쟁 부문을 빛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이 영화는 박찬욱 감독이 현존하는 가장 우아한 영화감독일 수 있다는 증거로 가득 찬 최신작"이라고 극찬했다.
로튼토마토에서 박 감독의 신작이 받은 비평가 평점 100점은 이전에 '기생충'이 받은 99점보다 높다. 다만 '기생충'의 점수는 485명의 점수를 집계한 것으로, '어쩔수가없다' 역시 추후 극장 개봉이 이뤄지고 더 많은 비평가 점수가 나오면 평점이 내려갈 수 있다.
미국에서는 박 감독의 이번 베니스 영화제 수상 가능성이 클 뿐 아니라 내년 오스카상(아카데미)의 유력한 후보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인디와이어는 영어 제목 '노 아더 초이스'라는 문구를 인용, "오스카 시상식은 마침내 박찬욱 감독을 후보에 올릴 수밖에 없을지도 모른다"(The Oscars May Have 'No Other Choice' but to Finally Nominate Director Park Chan-wook)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한국의 거장 감독이 아카데미상 후보에 지명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인디와이어는 "이 영화가 수상 잠재력을 지닌 데에는 큰 이유가 있다"며 "박 감독이 오스카 후보 지명을 받을 때가 지났다는 여론뿐 아니라, 이 블랙코미디 영화가 그의 도발적인 본질을 유지하면서도 과거 작품들처럼 지나치게 잔혹한 탓에 심사위원들을 외면하게 만들지 않는다는 점"이라고 짚었다.
‘어쩔수가없다’는 25년간 일한 제지회사에서 해고된 공장 관리자 만수(이병헌 분)가 가족을 위해 극단적 선택을 하게 되는 이야기다. 도널드 웨스트레이크의 소설 '도끼'를 각색한 작품으로, 자본주의 사회의 고용 불안과 계급 문제를 다룬다. 지난 29일 베니스영화제 본당인 '팔라초 델 치네마'의 제1극장 '살라 그란데'에서 '어쩔수가없다'가 상영된 후에는 9분간 기립 박수가 이어지며 좋은 호응을 이끌어냈다. 베니스영화제 수상 결과는 6일 저녁(한국 시간으로 7일 새벽)에 발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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