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개인선수권대회에서 값진 성과를 거둔 한국 배드민턴 대표팀이 금의환향했다.
박주봉 감독이 이끄는 배드민턴 대표팀은 프랑스 파리의 아디다스 아레나에서 열린 2025 세계개인선수권 일정을 마치고 2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한국으로 돌아왔다. 한국 대표팀은 1일 끝난 세계선수권에서 금메달, 동메달을 각각 1개씩 수확했다. 서승재와 김원호가 남자복식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안세영(이하 삼성생명)이 여자단식에서 동메달을 획득했다.
올 1월, 7년 만에 복식 조로 재회한 서승재와 김원호는 환상적인 호흡을 자랑하며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까지 거머쥐었다. 둘은 이 대회 전까지 올해 열린 말레이시아오픈, 전영오픈, 인도네시아오픈 등 메이저 대회를 제패했고 조 결성 불과 7개월 만에 세계 랭킹 1위까지 올랐다.
서승재는 2023 덴마크에서 열린 직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강민혁(국군체육부대)과 함께 우승을 합작한 데 이어 이번 대회에서는 김원호와 함께 금메달을 목에 걸며 대회 2연패를 달성했다. 올해 대회 참가자 중 세계선수권 타이틀을 지켜낸 선수는 서승재가 유일하다.
서승재는 “2연패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어지지 않았는데 막상 하고 나니까 너무 기분이 좋다”며 “(김)원호랑 처음 출전한 세계선수권에서 이렇게 좋은 성적을 얻게 돼서 너무 기분이 좋다. 앞으로 목표로 삼는 대회에서도 잘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이 생긴 것 같다”고 말했다.
2023년 세계선수권에서 혼합복식, 남자복식 금메달을 획득해 2관왕에 오르고 올해도 금메달을 추가한 서승재는 배드민턴 대표팀 감독이자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금메달 5개를 수집한 박주봉 감독을 따라잡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그는 “저는 앞으로도 선수 생활을 오래 할 생각이고 충분히 기회가 올 거라고 본다”며 “대회를 차근차근 준비하며 도전하다 보면 언젠가 그 기록을 뛰어넘을 때가 올 것 같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번 금메달로 김원호는 모친인 길영아 삼성생명 감독과 모자(母子) 세계선수권 금메달리스트가 됐다. 김원호는 길영아 감독이 1995년 로잔 세계선수권에서 여자복식 금메달을 차지한 지 30년 만에 자신의 첫 세계선수권 금메달을 획득했다. 그는 “(30년만인지) 몰랐는데 그렇다고 얘기를 들으니 감격스럽다. 앞으로도 차근차근 어머니의 발자취를 따라가려고 한다”고 각오를 다졌다.
서승재와 김원호의 최종 목표는 2028년 로스앤젤레스(LA) 올림픽 금메달이다. 만약 올림픽 무대까지 제패하며 한국은 2004년 아테네 올림픽 김동문-하태권 이후 24년 만에 남자 복식 금메달을 다시 안게 된다.
김원호는 “저희의 목표는 LA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는 것이고, 내년에 있는 아시안게임에도 초점을 두고 준비를 할 것”이라며 “당장 눈앞에 있는 중국 마스터즈 등 국제 대회도 차근차근 잘해 나가면서 나아가겠다”고 했다. 서승재도 “당장 2주 뒤에 중국으로 출국하기 때문에 이제 다시 어떻게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을지 준비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한국 선수 최초로 세계선수권 단식 종목 정상에 섰던 안세영의 대회 2연패 도전은 아쉽게 무산됐다. 그는 이번 대회 64강부터 8강까지 상대에게 단 한 세트도 내주지 않고 모두 2대0 완승하는 등 최상의 경기력을 펼쳤다. 그러나 준결승전에서 천적 천위페이(중국·4위)를 넘지 못하며 동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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