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5000 공약을 내건 이재명 대통령의 취임 100일이 코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최근 코스피는 박스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부동산 자금을 주식시장으로 끌어오겠다는 기치하에 국내 증시가 다시 상승 동력을 되찾을 수 있을지에 대해 투자자들의 이목이 집중된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5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4.29포인트(0.13%) 오른 3205.12에 장을 마쳤다. 올 들어 이날까지 코스피의 상승률은 약 34%에 달한다. 이재명 정부의 출범 이후 두 달도 안 돼 3000, 3100, 3200포인트를 차례로 돌파하면서 전고점인 3305.21포인트를 돌파할 것이라는 기대감을 키웠다.
제21대 대통령 선거 전날인 6월 2일 코스피는 2698.97로 장을 마감했지만 이날까지 약 18.75% 올랐다. 같은 기간 미국 나스닥(12.81%),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9.54%)을 한참 웃도는 성적이다. 지난해 주요국 증시 중 수익률이 최하위권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전세가 역전됐다.
다만 지난달 1일 주식시장 활성화와 역행한다는 평을 받은 세제개편안의 충격으로 추가 상승에 제동이 걸렸다. 정부는 올 7월 31일 장이 마감된 후에 주식 양도소득세 과세 대상인 대주주 기준을 50억 원에서 10억 원으로 낮추고 최고 35% 세율의 배당소득 분리과세 등을 골자로 한 개편안을 공개했다. 다음날 코스피는 3.88% 급락하면서 '블랙 프라이데이'라는 평을 받았고 흐름이 전환됐다.
이후 코스피는 미국의 관세 위협, 기준금리 인하 여부 등 글로벌 변수가 맞물리면서 상승 모멘텀을 찾지 못하고 있다. 지난달 4일부터 현재까지 1% 이상 증감률을 보인 날이 닷새에 불과하는 등 큰 변화가 일어나지 않고 있다. 국내 기업의 전반적인 실적이 부진한 데 이어 통계적으로 9월 증시가 약세를 보일 때가 많아 당분간 부진이 지속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증권가에선 재반등 가능성이 남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현재 박스권 등락을 반복 중인 코스피는 가격 조정이 아닌 기간 조정으로 과열 해소 국면에 있다고 본다"며 "미국 금리 인하와 중국 경기 부양이 확인되면 상승 반전이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이어 "이 같은 경우가 현실화하면 9월 후반부에는 3300선 돌파 시도가 가시화되고 10월 초까지 역사적 고점 돌파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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