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근로자 중심으로 지난 20년간 임금과 근속 연수가 늘어나면서 대·중소기업의 근로 조건 격차가 더욱 벌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고령층 정규직이 많아진 대기업은 청년 고용마저 줄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7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우리나라 노동시장 이중구조 실태와 시사점’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임금 근로자 중 대기업 정규직은 264만 3000명으로 11.9%, 중소기업 또는 대기업의 비정규직인 여타 부문은 1950만 1000명으로 88.1%를 차지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직장인은 임금부터 큰 차이가 났다. 중기 및 대기업 비정규직 부문의 월 임금 총액은 대기업의 57.9%에 그쳤다. 대기업 직장인이 월 100만 원을 받으면 중기 및 여타 부문 직장인은 월 57만 9000원을 받는 셈이다. 아울러 평균 근속 연수도 대기업 대비 46.8%에 그쳐 대기업 직장인이 10년을 근무하면 중소기업 직장인은 근속 연수가 5년 미만이었다.
대기업 정규직들의 근속 연수가 늘면서 청년 채용은 줄었다. 지난 20년간 대기업 정규직 중 고령자(55~59세) 고용은 492.6%나 증가했다. 반면 청년(23~27세) 고용은 1.8% 감소했다. 이에 따라 대기업 정규직 내 고령자 비중은 20년간 2.9%에서 9.3%로 6.4%포인트 증가했으나 청년 비중은 오히려 6.4%포인트 감소(13.7%→7.3%)했다.
임영태 경총 고용·사회정책본부장은 “노동 법제와 사회 안전망으로 두텁게 보호받는 약 12%의 대기업 정규직과 보호 수준이 상대적으로 낮은 약 88%의 중소기업 또는 비정규직 근로자로 구분되는 국내 노동시장 이중구조는 청년에게 좌절감을 안기고 기업 활력을 떨어뜨리는 주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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