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10명 중 1명 이상은 재직 중인 직장이 성범죄로부터 안전하지 않다고 여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7일 직장갑질119가 최근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12.8%가 현재 일하고 있거나 최근까지 일했던 직장이 직장 내 성범죄로부터 안전하지 않다고 응답했다. 직장갑질119는 여론조사 전문기관 글로벌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7월 1~7일 만 19세 이상 직장인 1000명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시행했다.
안전하지 않다고 응답한 비율은 여성이거나 비정규직일수록 높았다. 여성(16.3%)이 남성(9.7%)보다, 비정규직(15.8%)이 정규직(10.8%)보다 높아 이들이 더욱 취약한 환경에 놓인 것으로 분석됐다.
직장 내 성범죄 예방과 대응도 미비한 경우가 많았다. 직장 내 성범죄 예방 활동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응답은 19.1%, 성범죄 관련 사규 내용을 잘 모른다는 응답은 17.4%였다. 응답자 15.7%는 직장 내 성범죄 피해를 신고기관에 자유롭게 신고하기 어렵다고 밝혔고, 18.0%는 신고 이후에도 직장 내 성범죄가 줄어들지 않을 것이라고 응답했다.
직장 내 성범죄 피해자가 신고를 포기하거나 신고 효과를 불신하는 이유로는 ‘신고자 신원이 노출될 것 같다’(25.9%), ‘신고 후 정상적 생활이 어려울 것 같다’(23.1%), ‘합당한 처벌이 이뤄지지 않을 것 같다’(21.3%), ‘가해자로부터 보복을 당할 것 같다’(20.7%) 등 순이었다. 피해자가 오히려 불이익을 받을 상황을 염려하는 목소리가 높았던 셈이다.
김세정 노무사는 “최근 조국혁신당의 성폭력·괴롭힘 사건은 조직 내에서 피해를 호소했을 때 어떤 잘못된 일이 발생할 수 있는지 여실히 보여준다”며 “형식적 예방, 보여주기식 조사로는 직장 내 성범죄를 해결할 수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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