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대표로 말하겠습니다. 일본 배우 출연료를 올렸으면 좋겠습니다.”
일본 유명 배우 야마다 타카유키가 이달 4일 열린 넷플릭스 10주년 기념 행사에서 참석 배우들을 대표해 출연료 인상을 요구했다.
그는 “다른 영화와 비교해 (넷플릭스) 출연료는 좋은 편이지만, 일본 배우들은 여전히 기업 광고에 의존하지 않으면 안 된다”며 “자신이 갈고닦은 연기력과 본업으로 충분히 돈을 벌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한국 주연급 배우들의 출연료가 회당 3억~5억 원에 달하는 등 폭등하자 일본 배우들도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것이다.
'일본 TV드라마 제작비 현황’에 따르면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주인공은 회당 1000만 엔(약 9300만 원) 이상을 받기도 하지만 한국과 비교하면 적게는 3~4배, 많게는 10배까지 격차가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콘텐츠 제작비는 수백억 원 규모다. 넷플릭스 한국 오리지널 '폭싹 속았수다'는 600억 원, '오징어게임3'는 1000억 원의 제작비가 투입됐다. 한국 드라마의 회당 제작비는 20억 원이 기본이 된 반면, 일본은 10억 원으로 충분한 수준이다.
넷플릭스가 한국 배우들에게 더 많은 출연료를 지급하는 이유는 그만큼 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한국 콘텐츠의 글로벌 인기가 넷플릭스 실적을 견인하면서 수억 원대 출연료도 아깝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올해 2분기 넷플릭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5.9% 증가한 110억7900만 달러(약 15조4400억 원), 영업이익은 45% 늘어난 37억7000만 달러(약 5조2489억 원)를 기록했다.
실제 넷플릭스가 공개한 ‘올해 상반기 글로벌 시청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콘텐츠가 상위권을 휩쓸었다. '오징어게임2'가 최다 시청 시리즈 2위, '오징어게임3'는 3위를 차지했으며 '폭싹 속았수다'는 상반기 3500만 회, '중증외상센터'는 3400만 회를 기록했다.
또 '약한영웅 시즌1'과 '약한영웅 시즌2'도 각각 2200만 회와 2000만 회로 총 4200만 회 시청수를 달성했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 역시 세계적으로 열풍을 일으켰다.
이처럼 한국 콘텐츠가 일본을 압도하면서 두 나라 배우 간 출연료 격차도 갈수록 벌어지고 있다. 다만 넷플릭스발 제작비 폭등으로 토종 OTT와 국내 제작사들은 드라마 제작 편수를 줄이고 있다. 2022년 141편에서 2023년 123편, 지난해 100여 편에 이어 올해는 80여 편에 그칠 전망이다.
한편 업계 관계자는 "톱배우의 출연료가 급등하면서 심각한 문제들이 야기되고 있다"며 "과거 일본 한류나 중국 한류에 비해 OTT 한류는 유명 배우들의 높은 출연료 때문에 실제작비가 적정 제작비를 큰 폭으로 상회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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