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생명(082640)이 서울 종로 사옥을 포함해 9개 자산 매각에 본격 나선다. 우리금융그룹에 편입 이후 재무건전성 개선을 위해 실시하는 고강도 구조조정의 일환이다.
1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동양생명은 서울 종로 사옥을 포함한 9개 자산을 매각하기 위한 주관사로 JLL을 선정했다. 동양생명은 조만간 원매자들을 중심으로 입찰을 진행하면서 사옥 매각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동양생명이 이번에 매각하는 수도권 자산으로는 서울 창신동 종로지점, 경기 성남 새분당지점, 고양 일산지점이다. 모두 연면적 7000~8000㎡ 규모의 중소형 빌딩으로 역세권 입지와 안정적 임차 구조를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지방 자산으로는 대구 남산동 대구지점(구분소유), 울산 달동 울산지점, 경남 창원 상남동 창원지점·여좌동 진해지점(구분소유), 전남 순천 저전동 순천지점이 포함됐다. 1991년 문을 연 고양 인재개발원도 매각 대상이다.
동양생명 측은 9개 자산의 가치 총액을 약 2000억 원으로 산정했다. 지방 자산 매각을 위해 수도권 자산과 묶어 매각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수도권 자산만 인수하는 것은 불가능한 구조로 수도권 자산을 인수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지방 자산을 함께 인수해야하는 것이 골자다. 대구지점과 진해지점은 구분소유(여러 투자자가 일부분을 소유)임을 고려해 우선협상자 선정 이후 매각 구조의 변경도 가능하다.
동양생명이 사옥 매각에 나서는 것은 재무 지표가 악화됐기 때문이다. 상반기 순이익은 868억 원으로 지난해 대비 47.1% 줄었다. 보험수익은 704억 원으로 48.5% 줄었고, 투자수익도 310억 원으로 57.3% 급락했다. 금융감독원 제재심의위원회가 최근 신용정보법 위반에 대해 약 1400억 원 과징금 부과를 의결한 점도 부담이다. 2022년 검사에서 고객 동의 없이 자회사 보험대리점(GA)에 개인 신용정보를 넘긴 사실이 적발되면서다. 금융위원회에서 최종 확정될 경우 상반기 순익의 두 배를 웃도는 과징금을 물어야한다.
우리금융그룹은 동양생명을 인수한 이후 최고재무책임자(CFO) 직속 재무진단 태스크포스(TF)를 출범시키고 자산·부채 전반에 대한 점검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부동산 매각은 그룹 차원의 ‘자본 효율화 전략’의 첫 사례다. 우리금융그룹은 동양생명이 보유한 파인크리크CC와 파인밸리CC 등 비영업용 자산도 매각 후보군에 올려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IB 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방 자산과 함께 인수해야 한다는 점은 매수자 측 입장에서는 부담이 될 수 있는 요인”이라며 “이 지점에서 매도자와 매수자 간 가격에 대한 이견이 상당 부분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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