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한 외국인 관광객 사이에서 약국 쇼핑이 새로운 필수 코스로 떠오르고 있다.
18일 인바운드 여행 플랫폼 크리에이트립에 따르면 지난 8월 중순 선보인 'K약국' 카테고리 상품의 판매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실제로 9월 1주차 대비 2주차 약국 관련 예약 건수는 무려 44% 증가했다. 국가별로는 싱가포르 관광객이 121%로 가장 많이 늘었고 홍콩(96%), 대만(9%) 순이었다. 미국인 관광객 예약도 잡히며 수요가 다변화되는 모습이다.
이 상품은 서울과 부산 주요 상권 내 약국에서 약사 상담과 제품 구매를 동시에 체험하도록 기획됐다. 현재 강남·홍대·명동 등 9개 약국과 연계 운영 중이며 내년 1월까지 20곳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현장에는 영어·중국어·일본어 등 외국어를 지원하는 직원도 배치돼 외국인들이 편리하게 쇼핑할 수 있도록 돕는다.
관광객들이 가장 많이 찾는 제품은 피부 재생 크림과 트러블 케어 연고 같은 기능성 제품이다. 특히 화장품과 의약품의 경계를 허문 '코스메슈티컬' 제품군이 강세다. 제휴 약국에서 판매되는 '리쥬올 크림'(일명 연어 크림)은 대표 인기 상품으로 꼽힌다.
임혜민 크리에이트립 대표는 "SNS와 숏폼 플랫폼에서는 '약국 브이로그', '약국 필수템' 같은 콘텐츠가 꾸준히 주목받고 있다"며 "약국 투어라는 말까지 생겨날 정도로 약국은 이제 새로운 관광 코스가 됐다"고 강조했다.
한편, 한국관광공사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외국인 의료소비 중 약국 비중은 53%였는데 올해는 58%까지 상승했다. 결제 금액도 600억 원을 넘어섰다. 유튜브에서도 '한국 약국 필수템'을 다룬 영상이 쉽게 찾아볼 수 있고 외국인 대량 구매 현상이 이어지면서 약국 포맷 자체가 바뀌는 추세다. 병·의원과 협업한 전문 브랜드도 잇따라 등장하는 상황이다.
특히 명동·홍대 일대에서는 편의점형 대형 약국이 속속 생겨나고 있다. 약사가 카운터에서 직접 약을 건네는 전통적인 방식 대신 소비자가 자유롭게 돌아다니며 상품을 담을 수 있는 구조로 바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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