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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디 감귤주 마셔요" 버려지는 감귤의 변신

제주 전통주 기업 시트러스 방문

감귤농축액 없이 감귤 100% 응축

시트러스의 감귤주 5종. 왼쪽부터 마셔블랑, 혼디주, 미상, 신례명주, 신례명주 휴. 사진=김예솔 기자




“‘혼디’는 제주말로 ‘함께, 같이’라는 뜻입니다. 우리 농민들이 처음부터 함께 일궈낸 기업인 만큼 앞으로도 계속해서 함께 나아갈 것입니다.”

지난 24일 제주 서귀포시 남원읍 신례리에 위치한 감귤주 제조업체 시트러스를 찾았다. 회사 한쪽에 자리한 양조장 안에서는 은빛 증류기가 김을 뿜어내고 있었다. 발효를 거친 감귤 원액은 끓어올랐다 다시 식으면서 투명한 증류액이 떨어졌다.

감귤을 주로 생산하는 신례리의 140여 농가는 2014년 시트러스를 설립했다. 당시 마을 이장이던 김공률 대표는 주민들과 함께 상품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버려지는 귤을 활용할 방법을 연구했고, 그 해답으로 감귤주를 찾았다.

이용익 시트러스 공장장이 감귤주 제조하는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김예솔 기자


이용익 공장장의 합류는 주류에 대한 전문 지식이 없던 농민들에게 든든한 조력이 됐다. 이 공장장은 국내 대표 주류업체 진로에서 50년 간 주류 연구에 힘쓰며 ‘일품진로’ 등 다양한 주류 개발에 참여했다. 시트러스 설립과 함께 이곳에 합류한 그는 10년 넘게 감귤주 연구를 이어오며 새로운 감귤주를 개발하고 있다.

신례리 감귤농가와 이 공장장이 힘을 모아 만든 시트러스의 첫 제품은 ‘함께, 같이’라는 제주 방언을 이름으로 한 ‘혼디주’다. 누룩을 쓰지 않고 감귤만 발효시켜 만든 12도짜리 술로, 감귤 세 개의 과즙을 한 병에 담았다. 술을 잘 마시지 못하는 사람도 가볍게 즐길 수 있어 입소문을 탔다.



감귤 원액이 발효와 여과 과정을 지나 증류 과정을 거치고 있다. 사진=김예솔 기자


시트러스의 감귤주는 발효와 여과, 증류 과정을 거친 뒤 참나무통 숙성을 통해 완성된다. 모든 제품은 감귤농축액이나 인공감미료를 사용하지 않고 감귤 원액만으로 제조된다. 감귤 원액은 증류통에서 끓어오른 뒤 차갑게 식으며 응축되어 맑은 증류 원액으로 만들어진다. 이 공장장은 “귤로 만들었는데 왜 술이 투명하냐는 질문을 자주 받는다”며 “모든 술은 증류 과정을 거치면서 물처럼 맑아진다. 색이 무거운 입자이기 때문에 주황빛만 다소 남아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양조장 지하에 위치한 숙성실에서 신례명주 증류원액이 숙성되고 있다. 사진=김예솔 기자


양조장 지하 숙성실로 내려가자 차가운 공기와 함께 가득히 쌓인 오크통 향이 풍겼다. 이곳에서 증류원액은 최소 1년 이상 숙성되며 시트러스의 또다른 대표 제품인 ‘신례명주’로 다시 태어난다. 처음 시트러스를 시작했을 땐 20개에 불과했던 오크통 개수는 현재 125개로 늘었다. 알코올 도수 50도의 ‘신례명주’보다 한층 강한 58도 ‘신례명주 휴’는 인천공항 면세점에서만 판매된다.

이 외에도 시트러스에는 다양한 라인업이 준비되어 있다. 술을 마시지 못하는 고객들을 위해 스파클링 와인 느낌이 나는 ‘마셔블랑’, 증류주를 원하는 고객들을 위한 ‘미상 25’ 등 각자의 기호에 따라 선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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