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일라이릴리가 에이비엘바이오와 기술이전 계약을 맺은 데 이어 전략적투자자(SI)로 나서면서 양 사 협력이 일반 파트너십과 다른 차원으로 올라섰다. 일라이릴리가 에이비엘바이오의 주요 주주로서 신약 개발 성과를 공유하게 되는 만큼 자원을 투입할 가능성 또한 높아지기 때문이다.
에이비엘바이오는 일라이릴리와 220억 원 규모의 전략적 지분 투자 계약을 체결했다고 14일 밝혔다. 앞서 12일 일라이릴리와 총 26억 200만 달러(약 3조 8000억 원) 규모의 ‘그랩바디-B’ 플랫폼 기술이전 및 공동 연구개발(R&D) 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전략적 지분 투자 계약을 추가로 맺게 됐다. 해당 자금은 미국 정부의 반독점개선법 승인을 받은 뒤 관련 행정절차 완료 이후 납입된다. 이번에 발행되는 보통주는 한국예탁결제원을 통해 1년간 보호예수된다.
국내 신약 개발 기업이 글로벌 빅파마로부터 지분 투자를 받은 것은 에이비엘바이오가 처음이다. 이는 일라이릴리가 에이비엘바이오의 신약 R&D 성과를 공유하게 된다는 의미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빅파마가 지분 투자까지 나선 것은 에이비엘바이오의 성장 잠재력에 대한 높은 신뢰를 보여준다”며 “에이비엘바이오의 주가가 올라야 일라이릴리에도 이익이 되는 만큼 전략적 자원을 투입해 반드시 성과를 내게 만들 것이라는 의미도 있다”고 해석했다.
에이비엘바이오는 이번 투자금을 그랩바디-B 플랫폼 기술 확장에 투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랩바디-B는 기존에 뇌혈관장벽(BBB)을 투과하는 기술로 개발됐으나 근육·지방세포 등으로도 약물을 전달할 수 있다는 사실이 최근 연구로 확인되고 있기 때문이다. 일라이릴리는 ‘마운자로’로 대표되는 비만약 시장의 대표 주자로서 비만에 영향을 미치는 근손실 완화 등에도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 리보핵산(RNA) 기반 유전자 치료제의 수요가 커지는 가운데 그랩바디-B는 RNA 치료제를 근육 등 특정 타깃에 전달할 수 있는 기술로 떠오르고 있다. 이상훈 에이비엘바이오 대표는 “그랩바디 플랫폼의 적응증을 비만과 근육 질환 등 미충족 의료 수요가 큰 분야로 확장해나갈 계획”이라며 “이번 지분 투자는 일라이릴리에도 의미 있는 협력 모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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