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뷰티가 유통업계 ‘효자템’으로 부상하면서 대형마트와 편의점이 잇따라 가성비 화장품 출시에 나서고 있다. 다이소의 초저가 화장품이 높은 인기를 끌자 유통업계 전반으로 '초저가 뷰티 전쟁'이 확산되는 모습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올해 4월 초저가 가성비 화장품 라인을 처음 출시해 현재까지 19만 개 이상 판매했다. 초저가 화장품 라인 1탄은 피부 탄력, 광채 개선에 도움을 주는 '글로우:업 바이 비욘드'로 LG생활건강과 협업해 선보였다. 이어 2탄은 수분 진정, 3탄은 영양장벽 라인을 순차적으로 출시했다. 모든 제품의 가격이 4950원이다.
롯데마트도 올해 6월 그랑그로서리 구리점에 특화 매대 가성비 뷰티존을 신규 도입해 4950원 화장품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가성비 뷰티존을 도입한 점포는 80개다. 9~10월 판매된 화장품 매출은 운영 초기(7~8월)과 비교해 3배 이상 증가했다.
편의점들도 초저가 화장품 판매에 열을 올리면서 CU와 GS25, 세븐일레븐 모두 올 들어 화장품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0%대 증가했다. GS25는 3000원에 판매하는 기초·색초 화장품 매출이 484.8%나 뛰었다.
유통 업계가 가성비 화장품에 주목하는 건 다이소 때문이다. 다이소가 주요 화장품 제조사들과 손잡고 용기, 용량 등을 바꿔 저가의 다이소 전용 상품을 출시해 시장성을 입증했기 때문이다. 경기 불황, 고물가에서 소비자들이 저렴한 화장품을 찾는 수요가 높아진 점도 영향을 미쳤다.
다만 업태 별로 주요 고객이 다른 만큼 가성비 화장품의 면면도 차이를 보인다. 대형마트는 주 고객인 40~50대 중장년층 여성이 고민하는 수분 부족, 보습 등에 초점을 맞춘 화장품을 주로 판매하고 있다. 이마트에서 현재까지 가장 많이 팔린 초저가 화장품은 '글로우 탄력광채' 시리즈의 아이앰플로, 2만 개 넘게 판매됐다. 롯데마트의 1위 가성비 화장품은 뛰어난 보습 효과로 입소문이 난 '지아자 산양유 나이트 크림'이다. 두 마트 모두 4950원 화장품 라인업에 색조 제품은 아예 없다.
반면 편의점은 10~20대를 겨냥한 제품들이 인기가 많다. CU는 화장품 매출의 74%가량이 10~20대에서 나왔다. GS25는 10~20대의 비중이 약 40%를 차지했다. 두 편의점의 인기 화장품으로는 립케어, 틴트, 블로셔 등이 손꼽혔다.
업계에서는 차별화된 가성비 화장품을 내세워 고객을 대형마트와 편의점으로 유인하려는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마트는 최근 '글루타치온' 성분을 활용한 화장품과 남성 전용 화장품을 개발하고 있다. 롯데마트는 기초·클렌징·마스크 등 기본 제품군과 기미·미백, 탄력·주름 개선 등 기능성 라인에 주력해 상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GS25는 10~20대 고객들이 매장에서 제품을 체험하도록 거울, 테스터 제품의 비치를 확대하고 있다. 세븐일레븐도 립밤, 핸드크림 등 동절기 시즌에 맞춘 뷰티 상품을 출시해 판매 중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업체들이 주요 고객 연령층에서 인기가 많은 화장품 회사들을 선별해 협업 제안을 하고 있다"며 "차별화된 가성비 화장품이 매출로 이어지고 있어 화장품 라인업은 더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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