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등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에 밀려 성장 정체를 겪는 인터넷(IP)TV가 인공지능(AI) 신기술을 앞세워 반등을 꾀한다. 이동통신사들은 특히 마이크로소프트(MS)나 유망 스타트업과 적극 협력하며 모바일에 이어 IPTV 사업에서도 AI 협력을 늘리는 생태계 경쟁에 돌입했다.
18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KT(030200)는 이달 초 자사 IPTV 서비스 ‘지니TV’에 MS와 공동 개발한 대규모언어모델(LLM) ‘소타(SOTA) K’를 적용했다. 소타K는 KT가 MS와 추진 중인 2조 4000억 원 규모 파트너십의 일환으로 국내 시장을 겨냥해 오픈AI ‘GPT4o’ 모델에 한국어를 특화 학습시킨 모델이다. 한국 문화·역사·지리 등에 대한 이해도가 경쟁 모델들보다 높은 만큼 ‘지니TV AI 에이전트(비서)’ 성능도 한층 높일 수 있다는 게 KT 설명이다.
KT는 올 7월 자체 LLM 기반으로 업그레이드한 지니TV AI 에이전트를 선뵀다. 챗GPT처럼 뉴스 시청 도중 음성으로 시사 관련 질문에 답하고 간단한 묘사만 듣고도 콘텐츠를 찾아 추천해주는 대화형 서비스다. 자체 LLM에 이어 소타K 같은 고성능 모델을 추가해 에이전트의 답변 정확도를 높여나간다는 게 KT 계획이다. 이미지·영상까지 학습한 멀티모달(다중모델)도 이르면 연내 추가된다.
LG유플러스(032640)는 이달 AI 최적화 솔루션 스타트업 에너자이와 IPTV 전용 온디바이스(내장형) AI 모델을 공동 개발해 신형 셋톱박스에 탑재했다. 온디바이스 AI는 LLM보다 규모가 작은 대신 데이터센터 연결 없이 기기 내부에서 연산을 수행해 보안을 높일 수 있는 기술이다. 특히 IPTV는 시청 기록 같은 개인정보를 다루는 만큼 외부 유출 우려가 없는 온디바이스 AI가 필수적이라는 게 LG유플러스 설명이다. 에너자이는 이를 위해 AI 성능을 유지하면서도 연산량을 줄일 수 있는 최적화 기술을 보유했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 7월 자체 모델 ‘익시젠’을 온디바이스 모델로 셋톱박스에 탑재해 유튜브처럼 시청 기록을 바탕으로 개인 맞춤 콘텐츠 추천을 해주는 ‘초개인화’ 기능을 출시했다. 이어 에너자이 협력을 통해 음성 제어까지 온디바이스 AI 기능을 확대한 것이다. 이용자가 콘텐츠 시청 도중 음성만으로 재생 시각, 속도, 자막 등 설정을 조절할 수 있는 ‘말로 하는 설정’ 기능이다.
SK브로드밴드도 코난테크놀로지와 협력해 AI로 전체 영상 중 주요 장면만 추출한 하일라이트 영상을 자동 생성하는 기술을 IPTV ‘Btv’에 적용 중이다. 회사는 그밖에 지난달 셋톱박스에서 매일 데이터 22억 건을 분석해 Btv 품질 이상을 실시간 모니터링하는 기술 ‘아쿠아’를 도입하는 등 지속적으로 AI 기능을 고도화하고 있다.
3사는 AI 서비스 고도화로 실적 부진에 맞설 방침이다. 올해 3분기 3사 합산 IPTV 사업 매출은 1조 3466억 원, 가입자 수는 2196만 8000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0%대 성장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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