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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르는 게 값” 1위 탈환 삼성·추격자 SK…역대급 ‘돈복사’ 터진다 [갭 월드]

■서종갑 기자의 갭 월드(Gap World)

삼성, 3분기 1위 탈환…SK와 0.4%P 차 접전

넘치는 수요에 양사 경쟁에도 수익성은 굳건

4분기부터 '부르는 게 값'인 슈퍼 사이클 진입

한 관람객이 삼성전자 HBM3E와 HBM4를 바라보고 있다. 뉴스1




삼성전자(005930)가 올 3분기 SK하이닉스(000660)를 제치고 메모리 반도체 왕좌를 되찾았다. 하지만 업계의 시선은 단순한 순위 변동보다 양사 실적에 미칠 막대한 ‘낙수 효과’에 쏠려 있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발 주문 폭주로 메모리 품귀 현상이 심화하며 4분기부터는 가격이 그야말로 ‘부르는 게 값’인 슈퍼 사이클에 진입하기 때문이다. 0.4%포인트 차 초박빙 승부를 벌이는 두 기업 모두 역대급 실적 잔치를 벌일 판이 깔렸다는 분석이다.

20일 시장조사기관 차이나플래시마켓(CFM)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3분기 D램 매출은 전 분기 대비 29.6% 늘어난 139억 4200만 달러(약 20조 4000억 원)로 집계됐다. 시장 점유율 34.8%를 기록하며 SK하이닉스(34.4%)를 0.4%포인트 차이로 따돌리고 1위에 복귀했다. 5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3E) 공급 본격화와 범용 제품 가격 상승이 맞물린 결과다. SK하이닉스 역시 137억 9000만 달러(약 20조 2000억 원) 매출을 기록하며 삼성의 턱밑까지 추격했다.

스타게이트 발 월 90만장 추가 주문도
생산 공급 못 따라간다 “즐거운 비명”


삼성의 1위 탈환과 시장 판도 변화의 핵심 동력은 AI 인프라 투자 광풍에 있다. CFM 리포트에 따르면 최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오픈AI와 ‘스타게이트’ 프로젝트를 위해 월 90만 장 규모의 D램 웨이퍼 생산 협력 의향서를 체결했다. 이는 현재 HBM 산업 전체 생산능력의 두 배가 넘는 규모다. 특정 프로젝트 하나가 전 세계 메모리 공장을 풀가동하게 만드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셈이다.

마이크로소프트와 메타 등 북미 클라우드서비스제공사(CSP)들도 내년 AI 인프라 예산을 대폭 증액하며 물량 확보전에 가세했다. 특히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자 대체재인 대용량 기업용 SSD(eSSD) 주문까지 폭주하며 서버 시장이 블랙홀처럼 메모리 반도체를 빨아들이고 있다. 이는 고스란히 메모리 기업들의 이익률 급증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없어서 못 파는 서버용 D램
4분기 가격 40% 급등 전망




수요는 넘치는데 공급은 제한적이니 가격 결정권은 완전히 공급자에게 넘어갔다. CFM은 보고서를 통해 “서버용 D램과 낸드 주문이 폭주하며 4분기 서버용 DDR5 가격 상승 폭이 40%를 넘어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낸드플래시 기반의 기업용 SSD 가격 역시 30~40% 급등할 것으로 내다봤다.

수익성 높은 서버용 제품에 생산 라인이 집중되면서 일반 소비자용 제품 가격까지 들썩이고 있다. 4분기 PC용 D램 가격은 30~40%, 모바일용 LPDDR 가격은 40% 이상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비보(Vivo)와 오포(OPPO) 등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이미 메모리 원가 부담에 신제품 출고가를 인상했다.

업계는 이 같은 ‘매도자 우위’ 장세가 내후년까지 이어지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 고공행진을 견인할 것으로 본다. CFM은 2026년 서버 D램 비트(bit) 수요가 전년 대비 40% 이상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공급 증가율은 15~20%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0.4%포인트 차이로 1위를 탈환한 삼성전자와 이를 맹추격하는 SK하이닉스의 경쟁은 이제 단순한 점유율 싸움을 넘어 수익성 극대화 전쟁으로 번지고 있다”며 “AI라는 거대한 파도가 만든 공급 부족의 틈새에서 두 기업이 거둬들일 실적은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을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갭 월드(Gap World)’는 서종‘갑’ 기자의 시선으로 기술 패권 경쟁 시대, 쏟아지는 뉴스의 틈(Gap)을 파고드는 코너입니다. 최첨단 기술·반도체 이슈의 핵심과 전망, ‘갭 월드’에서 확인하세요.

“부르는 게 값” 1위 탈환 삼성·추격자 SK···역대급 ‘돈복사’ 터진다 [갭 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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