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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李 대통령 "韓기업 전동차 카이로 시민의 발…상생 협력모범”

이집트 공식 방문…현지 국영신문 기고

1995년 수교 이후 30년 동행 미래로

"한반도-중동 평화 지지… 평화협력확대"

이재명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이집트 카이로 국제공항에서 영접 인사들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집트를 공식 방문한 이재명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국영 신문 '알 아흐람(Al Ahram) 기고문을 통해 “한국 기업의 메트로 전동차는 카이로 시민들의 발이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 대통령은 이 같은 상생 협력을 통해 “양국이 함께한 30년 간의 동행이 이제 미래로 향한다”고 주창했다. 이 대통령은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아프리카·중동 4개국 순방 중에 아랍에미리트(UAE) 국빈방문을 마치고 19일(현지시간) 이집트 카이로에 도착했다.

이집트 방문을 계기로 이 대통령은 알 아흐람에 ‘함께 한 30년 함께 만들어 갈 미래’라는 제목의 기고문을 통해 “1995년 한국과 이집트의 수교 협력을 통해 함께 혁신하고 공동성장을 이룩할 결정적 계기였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한국국제협력단(KOICA)에서 설립한 한-이집트 기술대학(베니-수에프 기술대)에서 성장의 기회를 늘리고 있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이집트 베니수예프주의 삼성 공장, 샤르키아주의 LG 공장을 차례로 언급한 뒤 ‘메트로 전동차’를 대표적인 양국의 상생 협력 모범 사례로 꼽았다.

특히 이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 공존과 공동 성장을 강조한 뒤 ‘실용적, 단계적 해법’으로 ‘한반도 비핵화’를 추진 계획을 밝혔다. 그러면서 “중동 평화를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에 꾸준히 동참해 온 한국과 한반도 평화를 일관되게 지지해 온 이집트 간 ‘평화 협력’의 폭이 앞으로 더 넓어질 수 있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집트 ‘Al-Ahram’기고문 전문-한국과 이집트 : 함께 한 30년과 함께 만들어 갈 미래


한국과 이집트 사이에는 8천 킬로미터라는 거리가 놓여 있지만, 그간 양국이 쌓아온 마음의 거리는 물리적 거리가 무색할 정도로 가깝습니다. 지난 30년간 발전해 온 양국의 관계는 각자 오랜 역사 속에서 가꿔온 유대와 상호 존중의 정신에 기반하고 있기에 더욱 특별하다고 할 것입니다.

한국과 이집트는 모두 대륙, 문화, 교역의 가교라는 지정학적 운명 속에서 불굴의 의지로 찬란한 문명을 꽃 피워낸 자랑스러운 역사를 갖고 있습니다. 그 공통의 역사적 경험이 양국 국민의 마음을 단단히 이어줄 원동력입니다.

이집트인들은 나일강의 범람을 파피루스에 세밀하게 기록하며 인류 역사상 가장 위대한 문명을 일구었습니다. 한국인들은 세계 최초 금속활자인 직지심체요절로 대표되는 기록문화를 가지고 있고, 수도를 면면히 흐르는 한강을 중심으로 국가를 발전시켜 왔습니다. 양국 모두 강대국의 이해관계가 교차하는 전략적 요충지에 터를 잡고 살아왔기에, 고뇌하고 인내하며 평화를 만들어 가는 일이 얼마나 중요하고 험난한 일인지 잘 알고 있습니다.

지난 1995년 한국과 이집트의 수교는 협력을 통해 함께 혁신하고 공동 성장을 이룩할 결정적 계기였습니다. 이집트 베니수예프주의 삼성 공장과 샤르키아주의 LG 공장에서 이집트인들의 삶을 더욱 풍요롭게 만들 TV, 세탁기, 최신 스마트폰이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한국 기업의 메트로 전동차는 카이로 시민들의 발이 되어 이집트 시민들의 일상을 함께 하고 있습니다.

양국이 함께한 30년간의 동행은 이제 미래로 향합니다. 한국국제협력단(KOICA)에서 설립한 한-이집트 기술대학, Beni-Suef Technological University에서 이집트 청년들은 기계, 전기, 자동차 등 핵심 산업의 기술을 스스로 익히며 성장의 기회를 늘리고, 꿈과 희망을 키우고 있습니다.

배움에 목말라 매일 초등학교까지 왕복 4시간을 걸어 다녔던 기억이 있기에, 교육의 힘이 무엇인지 잘 알고 있습니다. 양국의 교육 협력은 단지 지식의 이전이 아닌 어려운 현실을 바꿀 수 있다는 가능성을 부여하는 일입니다. 하나의 배움을 함께하는 양국의 청년들이 있기에, 양국 관계는 앞으로 더욱 찬란하게 빛날 것으로 믿습니다.

양국 관계의 또 다른 자양분은 바로 ‘문화’입니다. 이집트는 예로부터 아랍 문화의 중심지이며, 범람하는 나일강처럼 예술이 넘쳐흐르는 공간이었습니다. 한국인 중에도 막연하게나마 유구한 역사의 이집트 문화를 동경하는 이들이 많았을 것입니다. 그런 이집트에서 이제 한국의 음악과 드라마를 소재로 이야기꽃을 피운다고 합니다. K-뷰티, K-패션, K-푸드가 유구한 역사와 문화를 가진 이집트를 사로잡았다는 점에 더욱 감개가 무량합니다.

한국과 이집트 국민이 서로에 대해 갖는 호감과 친근함은 양국 관계의 자양분이자 모든 협력의 가장 튼튼한 기초입니다. 그렇기에 양국이 서로의 문화를 배워가고 있는 점은 양국이 나아갈 길이 더욱 견고해질 것이라는 뜻입니다.

한국과 이집트가 만들어 나갈 모든 미래의 기본적 토대는 ‘평화’입니다. 저는 이집트 국민이 많은 도전과 불확실성 속에서 중동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기여하고 있는 점을 높이 평가합니다. 지난 2년 간의 가자지구 사태 속에서 이집트는 중재국으로서 대화를 포기하지 않는 외교적 인내를 보여주었습니다. 대한민국의 길도 마찬가지입니다. 다시는 전쟁의 참화가 꿈과 희망을 앗아가는 일이 없도록, 70여 년의 시간 동안 동북아와 한반도 평화를 위한 여정을 지속해 왔습니다.

저는 남북 대화가 단절되고, 북핵 능력이 고도화되고 있는 현 상황을 방치해선 안 되며, 한반도 평화공존과 공동 성장의 새 시대를 열어야 한다는 굳은 믿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가능한 분야에서부터 남북 간 교류를 단계적으로 확대하고, 국제사회의 관계 정상화 노력도 적극 지원하며, 실용적, 단계적 해법으로 한반도 비핵화를 추진할 계획입니다.

한국과 이집트 모두 지역의 평화가 한 국가의 노력만으로 달성하기 어렵다는 점을 뼈저리게 알고 있습니다. 양국이 각각 중동과 동북아의 평화를 위해 상호 노력해 온 이유입니다. 중동 평화를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에 꾸준히 동참해 온 한국과 한반도 평화를 일관되게 지지해 온 이집트 간 ‘평화 협력’의 폭이 앞으로 더 넓어질 수 있길 바랍니다.

경제, 문화, 평화 등 각 분야에서 이뤄질 양국의 협력이 오늘보다 나은 내일을 만들 수 있으리라 확신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집트가 야심차게 추진하는 ‘비전2030’의 가장 신뢰할 만한 파트너 또한 대한민국이라 자신 있게 말씀드립니다 ‘한강의 기적’을 일궈낸 한국이 ‘나일강의 기적’을 일궈낸 이집트인들의 원대한 여정에 함께하겠습니다.

이집트의 근현대사가 오롯이 담긴 150년 역사의 알 아흐람지에 이집트 국민께 드리는 글을 실을 수 있어서 영광스럽게 생각합니다. 저의 메시지가 한-이집트 관계의 새로운 한 페이지를 장식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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