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066570)가 중동의 전략적 요충지인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대규모 냉난방공조(HVAC) 솔루션 수주에 성공했다. 이번 성과는 조주완 전 CEO 재임 시절부터 전사적 역량을 쏟아온 B2B 사업 육성과 중동 현지화 전략이 본격적인 궤도에 올랐음을 보여준다는 평가다.
7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최근 사우디 제다의 대형 주상복합 단지인 ‘수무타워’에 시스템 에어컨(VRF) ‘멀티 브이’와 공기조화기(AHU) 등 HVAC 솔루션 공급을 시작했다. 건물 완공에 앞서 최적의 에너지 관리 체계를 제공하는 ‘턴키’ 전략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LG전자는 1995년부터 현지 파트너십을 시작해 2006년 합작법인을 설립하는 등 30년 넘게 사우디 기후에 최적화된 제품 개발과 서비스 생태계를 구축해 왔다.
LG전자는 지난해에도 사우디에 HVAC 솔루션을 연달아 공급했다. 대형 복합 상업용 건물 ‘알 카야트 플라자 타워’에 멀티 브이 5를 포함한 HVAC 솔루션을 공급하고 수도 리야드에서 초대형 복합시설 ‘디 에비뉴’ 프로젝트를 통해 2만 8000RT(냉동톤) 규모의 칠러 수주에 성공했다.
한편 이번 수주 랠리의 이면에는 지난해 12월 퇴임한 조주완 전 CEO 시절부터 본격화한 공격적인 중동 시장 공략과 미래 먹거리 선점이 자리 잡고 있다는 평가다. 조 전 CEO는 2023년 말 사우디에 중동·아프리카 지역 본부를 신설하며 네옴시티 관련 수주를 진두지휘해 왔다. 그는 최근 사우디를 직접 방문해 네옴시티 ‘옥사곤’ 프로젝트의 AI 데이터센터 냉각 솔루션 공급 MOU를 체결하는 등, 기존 공랭식을 넘어선 수랭식 액침냉각 기술을 미래 성장 동력으로 낙점하고 공을 들여왔다.
그는 마이크로소프트(MS)의 사티아 나델라 CEO와 직접 만나 AI 인프라 및 클라우드 분야의 협업을 논의하는 등 글로벌 비즈니스 네트워크를 꾸준히 확장해 왔다. MS는 현재 전 세계에 대규모 AI 데이터센터를 공격적으로 증설하고 있는 HVAC 시장의 가장 핵심적인 고객사다. 데이터센터의 서버 열을 식히는 냉각 솔루션이 AI 인프라 운영의 성패를 가르는 핵심 요소로 부상하면서, 이러한 빅테크 네트워크는 LG전자가 글로벌 AI 인프라 공급망의 중심부로 진입하는 발판으로 작용하고 있다.
LG전자는 향후 선진국의 수요 정체에 대응해 사우디와 인도 등 이른바 ‘글로벌 사우스’ 지역을 집중 공략할 방침이다. 사우디의 ‘비전 2030’ 등 정부 주도의 대규모 인프라 개발 사업이 활발한 만큼, 그간 구축해 온 현지 완결형 체제와 차세대 냉각 솔루션 기술력을 바탕으로 B2B 매출 성장을 가속화한다는 복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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