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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uel cell

차세대 자동차 동력원 ‘연료전지’
선진국은 차세대 에너지원 확보차원에서 연료전지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에너지원의 확보가 결국 국가의 흥망성쇠를 좌우하는 현실에서 석유 소비 세계 6위권인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다. 천연자원을 확보하지 못한 세계 각국은 모두 대체에너지로 태양열·풍력·조력 등 무공해 에너지 개발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으며 이러한 에너지원의 개발에 앞서 연료전지의 상용화를 위해 뜨거운 경쟁을 벌이고 있다. 연료전지는 어떻게 만들어지며 현재 상용화되고 있는 자동차와 모바일 분야의 사용범례를 소개한다.

연료전지차 상요화 일본이 가장 앞서
모터로 구동되는 연료전지차는 이제 더 이상 새롭게 이야기 되는 것이 아니다. 세계의 주요 자동차 회사들은 70년대 후반 오일 쇼크를 겪으며 연료전지차 개발에 대한 관심을 표명해 왔다. 얼마 전 방한한 일본의 도요타 자동차 사장은 질문도 안받은 상태에서 아예 “연료전지차에 미래를 걸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혼다는 이미 양산체제를 갖추고 관공서를 중심으로 연료전지차 보급에 나서고 있다.

그렇다면 자동차 회사들은 왜 이렇게 연료전지차 개발에 매달리는 것일까. 연료전지차를 알아보기 전에 연료전지차의 개발배경을 먼저 알아두는 것이 좋을 듯하다.
흔히 말하는 ‘석유는 20~30년 후면 고갈 된다’는 말이 있다. 하지만 이러한 말은 지난 80년대 초반부터 나오던 얘기다. 그때나 지금이나 석유는 늘 20~30년 후에 고갈된다는 같은 말만 나오고 있다. 하지만 탐사와 시추기술의 발달로 이전보다 석유를 더 많이 찾아내고 있고 생산량도 더 늘고 있다. 경제성 때문에 아직 개발하지 않은 유전까지 포함하면 지구상의 원유는 앞으로도 100~200년간은 더 쓸 수 있다. 하지만 20, 30년 후쯤부터 세계의 석유생산량은 감소 추세로 돌아서게 된다. 따라서 석유의 완전히 고갈은 아니지만 승용차나 항공기, 합성 섬유 등의 생필품 값이 천정부지로 뛰어오를 수가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세계 각국은 그 대안을 바로 연료전지에서 찾으려고 하는 것이다.

일반 자동차와 연료전지 자동차의 차이점은 무엇일까. 또 단점이 있다면 무엇일까. 연료로서의 석유고갈 이외에 연료전지 자동차는 내연기관 자동차와의 경제적 경쟁은 있는 것인지 알아보자.

에너지 효율 높은 장점 가져
연료전지차의 장점은 무엇보다 에너지의 효율이 무척 높다는 것이다. 열기관이 아니기 때문에 카르노 기관의 효율 한계도 없다. 화합물을 연소시켜 화학에너지를 바꾼 뒤 다시 운동에너지로 바꾸는 내연기관과는 달리 화학에너지를 바로 전기에너지로 바꾸며 4륜 또는 2륜에 독립적으로 부착된 브러시리스(brushless) 모터로 직결되기 때문에 트랜스미션도 필요 없다. 따라서 연료전지차는 애당초 에너지 효율에 있어서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내연기관차의 배기가스로 인한 환경문제가 끝없이 제기되고 있지만 연료전지차는 공해가 거의 없다는 점이 또 다른 장점이다. 순수한 수소를 고압 수소 봄베에 충전해 사용하는 경우 배기가스는 수증기뿐이다. 일반적으로 고압 수소의 불편함과 수소 공급 인프라의 문제가 있기 때문에 가솔린이나 메탄올을 개질해 수소를 얻는데 이 경우도 배기가스는 내연기관차에 비해 월등히 적다. 통계에 의하면 이산화탄소와 극소량의 탄화수소 정도로 일반 자동차의 50~100분의 1수준에 불과하다.

연료전지를 적용했을 때는 부수적으로 얻는 이점도 있다. 일반 내연기관차에 비해 엄청나게 조용한 정숙성, 운전 편의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이다. 전혀 소리가 나지 않기 때문에 “자동차 맛이 안 난다”는 사람도 있을 수 있지만 무엇보다 소음공해가 없어지는 장점이 있다. 또 연료전지 스택(stack)은 회수해 처리할 경우 재활용이 가능하다.

연료전지차에 대한 엄청난 ‘집착’을 가진 국가는 일본. 도요타와 혼다는 이미 연료전지 양산차의 개발을 완료한 상태다. 도요타는 올해 말 시판을 목표로 이미 양산차의 시험주행과 공로주행에 들어갔으며 혼다는 자사의 연료전지차인 FCX를 기업체에 임대형식으로 판매하기 시작했다. 일본 정부도 관공서를 중심으로 우선적으로 연료전지차를 구입해 적극적으로 보급에 나설 계획이다. 현재로서는 가격이나 유지비 등이 맞지 않지만 이번 실차 운용을 계기로 산업화를 준비하는 업계의 관련 기술개발에는 엄청난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하지만 연료전지차의 성공여부는 미지수다. 연료전지차를 양산하고 실용화되기까지는 수많은 난관이 존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기아차 그룹만이 개발연구
첫 번째 난관은 수소공급의 인프라. 끊는 점이 영하 260도인 수소는 저장이 쉽지 않고 LPG처럼 액화시켜 보관하는 데에는 엄청난 비용과 위험이 따른다. 거기다가 폭발의 위험까지 있다. 따라서 도시가스처럼 파이프라인을 이용해 수소를 공급해야 하며 수소를 공급하는 곳은 공급받은 수소를 컴프레서로 압축해 지하탱크에 보관하다가 자동차의 내장된 고압수소통에 주입해야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현대-기아차 그룹만이 연료전지차의 개발에 적극적이다. 현대-기아차 그룹은 연료전지를 탑재한 산타페를 개발해 시험운행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연료전지 탑재 산타페는 애초 캐나다 발라드사의 스택을 탑재했었는데 얼마전 미국 IFC와 공식제휴관계를 맺은 바 있다. 하지만 국내 연료전지차는 기술과 가격 면에서 경쟁이 안 된다는 것이 일반적인 시각이다. 자동차 선진국인 미국과 일본, 독일은 자국내에서 연료전지 부분까지 모두 소화해 내고 있는 반면 우리나라는 핵심기술도 보유하고 있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박세훈기자 isurf@sedaily.com

연료전지가 이끄는 모바일 혁명
DMFC는 묽은 메탄올 수용액을 사용하기 때문에 연료의 재주입이 간단하고, 안전성도 매우 높다. 보급이 활발히 이루어질 경우 편의점이나 가판대에서 1회용 라이터나 알카라인 전지를 구입하듯이 메탄올 용액을 살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현재까지 개발된 기술 중에서는 휴대용 연료전지에 가장 적합하다고 할 수 있다.

잘 나가는 금융 컨설턴트인 김 과장은 이번 미국 출장길에도 노트북 컴퓨터를 챙겼다. 11시간의 비행이 시작되자마자 스튜어디스를 불러 묻는 말은 항상 똑같다. “노트북 배터리를 충전해야하는데. 도와주시겠어요?” 센트리노 기술을 앞세운 인텔을 필두로, 전자회사들이 저전력 설계에 매진한 결과, 소용량 리튬이온 배터리로도 5시간에 이르는 사용시간을 제공한다지만 이는 이론상의 수치이고, 몇 가지 작업을 하거나 DVD영화라도 한편 보면 금새 저전압 경고가 들어오곤 했다.

비행기가 북태평양 상공을 한참 날고 있을 때 쯤, 김 과장 옆자리에 탄 남자의 노트북 화면에도 저전압 경고가 떴다. 승무원에게 보조 배터리 충전을 부탁해 놓은 김 과장은 회심의 미소를 띠었다. 앗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옆자리의 남자는 서류가방에서 안약병처럼 생긴 것을 꺼내더니, 뚜껑을 열고 노트북에 무언가를 짜 넣는 것이 아닌가? 잠시 후, 옆자리 남자의 노트북 화면의 정보를 보고 김 과장은 소스라치게 놀랐다. ‘남은 사용 시간 9시간 30분’!



2005년 봄쯤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을 상상해 보았다. 김 과장 옆자리의 남자가 사용한 전지는 직접메탄올형연료전지(DMFC:Direct methanol fuel cell)이고, 짜 넣은 액체는 묽은 메탄올 수용액이다. 연료전지는 충전이 필요 없이 연료의 보충만으로 에너지를 회복한다. 에너지 밀도가 무척 높아 리튬이온 전지와 같은 부피의 연료전지 셀로 며칠간 노트북 컴퓨터를 구동할 수 있다. 연료전지 작동에 필요한 몇 가지 부속-마이크로펌프, 제어장치, 배기 및 냉각장치등-을 포함하느라 셀이 작아지더라도 기존의 2차전지에 비해 두 배 이상 오래 작동한다.

여러 가지 종류의 연료전지 중에서, 휴대용 전자기기에 적합한 것은 고분자전해질형연료전지(PEMFC:polymer electrolyte fuel cell)과 직접메탄올형연료전지이다. 고분자전해질형연료전지는 수소를 연료로 사용하고, 공기 중의 산소를 이용한다. 자동차같이 넉넉한 탑재공간이 있다면 수소의 저장은 큰 문제가 되지 않지만, 노트북 컴퓨터나 PDA를 위해 고압 수소 봄베를 지고 다닐 수는 없기 때문에, 휴대용으로 사용하기 위해선 간편한 수소 저장의 문제가 가장 큰 걸림돌이다.

처음에는 수소저장합금이 시도되었는데, 그 부피와 무게가 만만치 않고 수소의 재충전도 문제라 지금은 거의 이용되지 않는다. 초소형 수소 봄베도 시도되었으나 휴대용인지라 안전성에 문제가 있다. 그래서 요즘 시도되는 휴대용 PEMFC에는 메탄올에서 수소를 필요할 때마다 뽑아내는 소형 개질기(reformer)를 장착하거나, 화학물질(주로 금속수소화물)을 이용해서 수소를 발생시키는 방식으로 개발되고 있다.

PEMFC는 기술적으로 안정기에 접어들었으며, 수소를 이용하기 때문에 DMFC에 비해 높은 기전력과 전력을 쉽게 얻어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DMFC가 충분히 발전하기 전까지, 방송용 ENG카메라등 전력 소모가 큰 기기를 중심으로 먼저 상용화될 것이라 전망된다.

DMFC는 묽은 메탄올 수용액을 사용하기 때문에 연료의 재주입이 간단하고, 안전성도 매우 높다. 보급이 활발히 이루어질 경우 편의점이나 가판대에서 1회용 라이터나 알카라인 전지를 구입하듯이 메탄올 용액을 살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현재까지 개발된 기술 중에서는 휴대용 연료전지에 가장 적합하다고 할 수 있다. 문제는 아직 기술적 완성도가 그리 높지 않아 단위부피당, 단위질량당 에너지밀도도 부족하고, 장시간 작동 시 성능 안정도등 난점이 많다. 그래서 휴대전화, PDA등 전력 소모가 적은 모바일 기기를 위한 것부터 개발되고 있다. 2004년 출시를 목표로 여러 업체가 개발 중이나 리튬이온전지에 비해 가격과 크기에서 경쟁력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연료전지가 모바일 기기용으로 사용될 때의 가장 큰 장점은 역시 충전이 불필요하다는 것이다. 전원을 켜 놓은 상태에서, 충전 대신 연료 주입만으로 지속적인 사용이 가능하다. 배터리 교환을 위해 전원을 꺼야 하고, 보조 배터리를 가지고 다녀야 하며, 보조 배터리가 없다면 충전할 동안은 꼼짝할 수 없는 2차전지와 비교할 수 없는 특장점인 것이다.

그러나 연료전지의 미래가 마냥 장미빛인 것은 아니다. 첫째로, 세계적으로 수많은 과학기술자들이 매달려 있는 것도 무색하게 기술 발전이 너무 더디다. 연료전지의 개념은 이미 19세기말 등장했으며 1960년대 제미니 계획, 아폴로 계획에서 이미 적용되었다. 연료전지 자동차와 전자제품의 시제품이 등장한지는 20년 가까이 되었다. 그런데도 일반인이 구입할 수 있는 시장 제품은 아직 없는 게 현실이다. 그사이 리튬이온전지와 리튬폴리머전지는 눈부시게 발전했고 고용량 소형 제품이 대량 생산되어 가격 경쟁력까지 갖추었다.

전자제품 메이커들의 저전력 설계기술도 발전하여 같은 전지로도 예전보다 두세 배의 사용시간을 확보하고 있다. 모바일용 연료전지를 개발하던 회사들은, 리튬이온전지로도 일주일을 버티는 휴대전화용으로는 이미 경쟁력을 상실했음을 깨닫고, 좀 더 전력 소모가 높은 PDA, 노트북 컴퓨터, 캠코더, 군용 제품 쪽으로 방향을 선회했다.

백금 촉매를 사용할 수밖에 없고 대량생산이 어렵다는 점도 연료전지가 시장에서 성공할지 낙관할 수 없는 이유다. 원가 절감을 통해 리튬이온전지를 따라잡더라도, 마켓 셰어와 수익률에 있어선 뒤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초기 연료전지 제품이 다소 덩치가 크고 가격이 비싸더라도, 충전 없이 장시간 휴대기기를 사용하고자 하는 사용자는 분명히 존재할 것이고, 시장 진입의 성공은 기술 발전을 가속화할 것이다.

70년대 1차전지를 사용하던 휴대용 기기들이 80년대 니켈카드뮴 전지를 거쳐 90년대 리튬이온전지로 대부분 대체된 것과 같이, 2010년대엔 연료전지가 그 자리를 차지할 것이다. DMFC 이후의 기술로 여러 가지 형태의 연료전지가 연구되고 있으며, 미생물이나 효소를 이용하는 것도 있고, 에탄올을 연료로 쓸 수 있는 것도 있다. “어, 연료전지의 연료가 떨어졌네. 어떻게 하지?” 하다가 마시던 소주를 부어넣는다는 얘기도 우스개 소리만으로 들리지는 않을 날이 올 것이다.
박상욱 사이엔지 뉴스레터 운영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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