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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액·눈물 한 방울로 질병진단

바이오칩이란 용어는 생물의 효소, 단백질, DNA, 미생물 세포 및 기관 그리고 신경 세포와 같은 생체유기물 등 생물의 몸 안에 있는 다양한 성분을 이용해 만든 것으로 반도체칩이 실리콘 기판 위에 미세한 전자회로를 집적한 것처럼 바이오칩도 유리나 플라스틱 기판에 수많은 바이오 물질을 집적시켰기 때문에 만들어진 이름이다.

DNA칩으로 암 진단
최근 암세포에 들어있는 수많은 종양 유전자들의 활동성을 신속히 관찰할 수 있는 DNA 칩이 내장된 컴퓨터를 이용, 암을 보다 정확히 진단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다. 미국 스탠퍼드대학 생화학 교수 패트릭 브라운 박사가 개발한 이 방법은 세포 속에서 활동하는 유전자는 화학적 메시지를 방출한다는 데 착안한 것이다.

이 화학적 메시지는 그 메시지를 내보내는 유전자에 따라 특정 DNA칩에 내장되어 있는 1만8천개의 DNA분절과 결합해 DNA분절이 화학적 메시지와 결합하는지 그리고 각 DNA분절에 얼마나 많은 메시지가 결합되는지를 추적해 암세포가 얼마나 활동되고 있나를 컴퓨터 안에서 볼 수 있는 것이다. 이 방법을 사용하면 현미경 등으로 조직을 일일이 살펴보면서 변화를 관찰했던 예전의 방법보다 훨씬 정확하고 경제적인 방법이 될 수 있다.

여기서 사용한 DNA칩의 경우 바이오칩의 대표주자라 할 만큼 가장 많은 연구성과를 보이고 있다. DNA칩은 1994년 미국의 스티브 포터 박사가 생물체의 게놈에 빽빽이 들어있는 복잡한 정보를 한꺼번에 판독하기 위해 개발한 것으로 최근에는 특정질병을 일으키는 유전자를 파악한 후 이를 이용한 DNA칩을 만들어 질병 진단용으로 사용하고 있다. DNA칩에 검사대상자의 혈액이나 조직에서 추출한 DNA 샘플을 한꺼번에 반응시키면 질병감염 여부를 손쉽게 알 수 있다.

10억분의 1g 혈액으로도 단백질 칩 개발
바이오칩에는 위에서 소개한 서로다른 종류의 DNA 단편들이 배열돼 있는 DNA칩 이외에도 각기 다른 단백질과 결합하는 여러가지 항원이나 항체들이 배열해 있는 단백질칩 등이 있다. 이외에도 생화학적인 과정을 칩 위에 소형화시킨 랩온어칩, 생체물질이 배열돼 있는 생체센서칩 등도 바이오칩의 영역에 포함된다.

단백질칩은 혈액이나 눈물에 든 단백질을 이용해 DNA칩보다 좀더 간편하게 질병을 진단할 수 있다. 그 원리는 단백질 칩에 항체를 심고 혈액을 투여한 후 항체와 반응하는 항원이 있는지를 파악해 질병을 진단하는 것이다. 최근 국내에서도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김태송 박사팀이 피 한방울의(10억분의 1g) 미세한 양으로도 단백질을 측정할 수 있는 단백질칩 개발에 성공했다. 랩온어칩은 단어 그대로 칩 하나에 실험실을 올려놓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으로 손톱만한 크기의 칩으로 실험실에서 할 수 있는 연구를 수행할 수 있는 차세대 바이오칩으로 불린다.



기존 DNA칩과 달리 별도의 기기 없이도 DNA를 분리, 검증하는 과정을 칩 안에서 처리할 수 있다. 또한 랩온어칩은 각종 암을 진단하거나 혈액 내 혈구의 개수를 셀 수 있어 가까운 미래에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것으로 전망된다.생체센서칩은 사람의 몸 속에 이식해 혈압, 혈당, 체온 등 필요한 정보를 저장 원하는 곳에 전송할 수 있다. 이를 이용하면 환자가 갑자기 의식을 잃은 긴급상황에서도 의사는 칩에 저장된 정보를 통해 신속히 대응할 수 있는데, 실제로 이 생체센서칩(삽입용)은 작년 미국에서 한 가족에게 이식되기도 했다.

국내 바이오칩 기술취약
최근 세계 기술 선진국들은 의약학과 생물전자공학 등 유전체 연구에서 바이오 컴퓨터 등 차세대 전자소자 개발에 이르기까지 새로운 부가가치를 지닌 국가기반 산업의 창출이 가능한 바이오칩 개발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아울러 바이오칩은 약물전달용 로봇, 인공장기 같은 생체이식용 칩의 발전은 물론, 재택 원격의료에 사용되는 환자 모니터링 센서, 휴대용 원격의료기기 등의 발전에도 큰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바이오칩 시장은 DNA칩 선두업체인 애피메트릭스를 비롯한 BT기업들과 모토롤라, 애질런트 테크놀로지스 등의 IT 기업들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우리나라도 이런 세계적인 추세에 맞춰 바이오칩 기술을 미래의 세상을 바꿀 신기술의 하나로 육성하기 위해 많은 노력과 투자를 병행하고 있다. 현재 정부차원에서‘유전자 칩 및 단백질 칩 개발사업’(산자부)과‘유전체 연구사업’(과기부) 등의 국책사업이 진행중이다.

업계에서는 삼성종합기술원 등 대기업과 바이오 벤처기업이 연구와 소프트웨어 개발에 뛰어들고 있으며, 최근 이들 대기업과 바이오 벤처기업을 중심으로 단백질 칩 제작 및 시제품 개발이 활발하다. 그러나 지금으로선 몇몇 대학 실험실 및 연구소를 중심으로 개별적인 정보를 구축하는 정도에 지나지 않는 등 바이오칩 개발을 위한 조직 및 지원 기반이 취약한 실정이다. 따라서 기초분야보다 응용분야에 역점을 둬 바이오칩 진단시약개발, 질병관련 마커 발굴, 단백질 칩 개발, 한국인 특이 유전자 확보 및 이를 활용한 바이오 칩 개발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한편, DNA칩이 주종을 이루고 있는 지금의 바이오칩 시장이 2010년이면 단백질 칩과 랩온어칩으로 대체될 것이며, 현재 초기화 단계에 있는 진단용 바이오칩 시장이 5년 뒤에는 연구개발용 바이오칩 시장을 능가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예측하고 있다.
한수진기자 <popsc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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