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조품 사업은 큰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국제 반위조활동 연합에 따르면 지난 해 전세계 소비자들은 모조품 구입에 약 5천억 달러를 쓴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인기 있는 모조품으로는 비아그라에서부터 휴대전화 배터리, 명품 구두, 이유식에 이르기까지 그 종류가 광범위했다. 그러나 이제 이와 같은 위조상품을 만들기란 훨씬 더 어려워지게 됐다. 바로 점착물 연구소(Adhesives Research 펜실배니아 주 글렌 록 소재)에서 개발해낸 신종 초소형 태그 때문이다.
직경이 약 50마이크론 즉 사람 머리카락 굵기의 절반 수준인 이 태그는 육안으로는 식별이 불가능하다. 이에 대해 점착물 연구소의 제프 로버트슨은 “눈으로 볼 수 없는 걸 위조할 수는 없다”고 설명한다.
일단 문제의 태그를 상품에 부착하고 나면 이를 찾기 위해서는 휴대용 스캐너가 필요하며 바로 이 점이 상품 위조를 가로막는 첫 번째 장애물이 된다. 로버트슨에 따르면 홀로그램이나 바코드, 기타 육안으로 식별 가능한 인증 태그와 달리 이 마커는 사실상 복제가 불가능하다고 한다. 각 마커가 업계별로 맞춤 설계되는데다 수십 개의 재료 중 어떤 것으로든 제작이 가능한 탓이다. 내열플라스틱 소재는 항공기 부품에 적합하며 특수 폴리에스터 마커는 의류제품 직조 시 짜 넣을 수 있는 반면 식용 셀룰로즈로 제작된 태그는 식품에 분사할 수 있으므로 예컨대 관리당국으로 하여금 오염된 쇠고기 적발 시 그 출처를 추적할 수 있게 한다.
이러한 마커를 제작하기위해 점착물 연구소에서는 마치 장난감용 찰흙 기계처럼 작동하는 복잡한 분출공정을 사용한다. 용해된 물질이 기기를 통해 주형 속으로 밀려들어가 각 상품마다 형태가 고유한 극세사로 만들어진다. 이때 극세사는 태그를 제작할 목적으로 마치 빵처럼 칼로 썰리게 된다. 제조업체가 판독기로 태그가 부착된 상품을 읽게 되면 순간 마커의 디지털 영상이 찍히고 소프트웨어는 그 형상을 데이터파일과 비교하게 된다.
이와 같은 마커는 올해 제약업계 및 전자업계에 조용하지만 커다란 파장을 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로버트슨은 마커 구입의사를 밝힌 고객들의 명단을 밝히지 않을 참이다. “만약 발설한다면 이는 더 이상 비밀이 아니니까”라는 이유를 들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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