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먼저 국내 나노분야의 대가로 알려져있는 김대만 고등과학원 계산과학부 교수를 만나, 나노기술의 발전방향과 우리나라 나노교육의 중요성에 관한 얘기를 들어봤다.
- 편집자 주
● 김 교수님이 나노분야를 전공하게된 동기와 그 배경을 설명해 주시죠.
나노 (nano)란 말은 난쟁이를 뜻하는 그리스어로 이미 잘 알려진 대로 10억 분의 1을 지칭한다. 1971년 일본의 타니구찌가 처음으로 정밀 처리작업 (precision machining)을 나노기술 (nanotechnology) 이라 부르면서 도입된 용어이다.
그러나 아직 나노과학 (NS) 이나 나노기술 (NT)에 대한 정확한 정의는 내려져 있지 않은 실정이다. 따라서 나노분야를 전공한다는 말은 조금 생소한 느낌을 자아낼 수 있다.
NT는 융합과학 융합기술
포괄적으로 말해 NT 는 물리, 화학, 생명 등의 기초과학과 전자, 재료 등의 공학이 밀착되어 이루어진 융합과학이고 융합기술이다.
NS는 나노 영역 (1 - 100 나노미터) 에서 표출되는 양자역학적 자연현상의 원리를 탐구하고 창출된 지식, 특히 원자나 분자의 결집현상을 제어하고 조절하여 활용하는 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NT는 무엇보다 활용을 강조한다. 심지어 NT를 자연현상을 유용하게 모방하는 설계과학 (design science) 이라고 정의할 정도이다.
나는 학부, 대학원 과정은 물론 연구원과정에 이르기까지 물리학을 전공하였고 전자공학 교수로 직장생활을 시작했다.
레이저 분야를 시작으로 반도체 물리 및 소자 분야로 전공분야를 이전하며 오늘에 이르렀다.
30년간의 해외 생활을 접고 1991년도에 귀국한 이후에는 불휘발성 기억소자인 플래쉬 메모리 소자 (flash EEPROM)를 주된 연구테마로 선정하여 삼성, LG 등 산업체와 산학협동으로 꾸준히 연구해오고 있다.
이미 알려진 대로 플래쉬 소자는 디램 (DRAM)에 이어 한국의 메모리 산업의 차세대 주류기술로 확고하게 정립된 실정이다. 또한 풍부한 양자효과를 표출하는 대표적 나노소자 이기도 하다.
따라서 본인은 극히 자연스럽게 나노분야와 연관을 맺게 되었다. 동시에 오랫동안 물리와 전자공학 간의 학제적 경험에 익숙해진 터라 융합기술로서의 나노기술에 자연스럽게 적응할 수 있었다.”
시대감각에 맞는 연구주제가 관건
● 나노기술·교육발전을 위해 준비하고 계신 앞으로의 계획을 들려주시지요.
앞에서 강조했듯이 나노기술의 특징은 지식의 활용이다. 특히 광범위한 분야를 포괄하는 NT의 경우 시대감각에 걸 맞는 연구주제를 찾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생각된다.
따라서 항상 활용의 가능성을 면밀히 점검한 후 연구분야를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요즘의 추세는 논문을 SCI학술지에 많이 게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보다 더 중요한 것이 어느 분야의 기술을 습득하느냐는 것이다. 다시 말해 ‘얼마만큼’ 보다는 ‘무엇’이 더 중요한 지수로 부각되었다.
본인은 앞으로도 플래쉬 소자를 계속하여 연구해 볼 계획이다. 삼성 반도체 차세대 소자팀에 1년간 안식년을 보내면서 많은 것을 배우고 느끼고 있는 중이다.
특히 대학에서 바라보는 연구에 관한 관점과 산업체에서 바라보는 관점이 다르다는 사실을 새삼 느낀다.
논문발표를 위한 연구보다는 양산에 도움을 주고 필요하고 유용한 지식을 창출할 수 있는 과제를 찾아 연구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실감한다.
그런 맥락에서 플래쉬 기억 소자의 신뢰성과 작동특징의 균일성에 초점을 맞추어 연구해볼 계획이다.
아울러 요즘 나노 기술의 기반플랫폼으로 급부상하는 카본 나노튜브 소자와 분자소자의 작동원리도 실리콘 소자연구로부터 얻은 경험을 토대로 본격적으로 연구하기 시작 했다.
나노교육 애로점 교량교과로 해결
현시점에서 나노 교육문제는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광범위한 나노기술을 한정된 학부나 대학원 과정을 통하여 충분히 습득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따라서 이를 극복하기 위하여는 교재내용을 어떻게 개발하고 구성해야 할 것이냐가 중요한 연구과제로 등장하고 있다고 하여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내 개인적 입장에서는 양자역학의 내용을 재 편성해 나노교육의 플랫폼을 구축해 보고 싶은 심정이다.
양자역학은 나노의 핵심 기반 기초과학이다. 20 세기의 발명품이라 할 수 있는 레이저나 반도체 소자도 양자역학의 부산물이다.
지금까지의 양자역학의 교과내용은 저자가 소속된 학과 분야 내용에 너무 치중되어 있어 이를 그대로 나노 교재로 사용하기에는 많은 애로점을 수반하고 있다.
본인은 과거 수 십 년에 걸쳐 공학도를 위한 응용양자역학을 강의해 온 경험을 토대로 학제간 과목으로서의 양자역학의 내용을 편집하고 개발하여 소위 교량교과 (bridging course) 를 구성하여 융합교육을 활성화 하는데 일조할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
● 국내 나노교육환경의 개선점이 있다면.
30여개의 대학에서 이미 나노 학과를 학부나 대학원 차원에서 설치 운영하고 있다. 신설된 학과의 숫자만을 따져 볼 때 세계적 추세에 뒤떨어지지 않는 실정이다.
그러나 문제점이 없지 않다. 우선 각 대학마다 산발적인 운영을 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는 곧바로 표준화된 나노교과의 부재로 이어진다. 또한 인근대학간의 협조를 강조하는 외국의 사례와 대조를 이룬다.
나노 기술이 새로운 분야임을 감안할 때 전문 강사진과 공정 팹을 비롯한 고가의 측정·계측 장비를 공용하는 것은 합리적인 접근방법일 것이다.
연구위주 과학정책, 교육의 부작용
한국의 나노 학과에서 제공하는 교재 내용도 특수한 예외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기존 학과 과목들을 백화점 식으로 나열해 놓은 수준이라는 인상이 짙다.
이는 한 분야의 개념조차 잘 파악시키지 못한 채 여러 학과의 내용을 함께 학습시킴으로 혼돈과 부작용을 야기시킬 수 있는 위험부담 마저 안고 있다.
좀 더 근본적인 차원에서 열악한 교육환경을 지적하고 싶다. 교육에 필요한 기본 설비는 물론이고 교수진이 대체로 부족한 점도 지적되어야 할 사항이다.
연구 위주의 과학정책이 교육에 미치는 부작용도 함께 언급되어야 할 것이다. 이러한 사실은 비단 나노 교육에 국한되는 문제만은 아니다.
연구 위주의 정책은 매년 발표하는 SCI 논문 수로 교수의 승진과 보수를 결정하는 평가기준으로 삼는 제도를 유발시켰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막중한 시간을 할애하여 창의적 교과내용을 마련, 강의할 수 있는 인센티브를 찾을 수 없을 것이다.
창의적 강의의 결핍은 학부과정 학생들이 과학과 공학에 대한 흥미를 상실해 가고 있는 현 실정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또한 졸업 후 산업체가 필요로 하는 기반지식의 결여로 많은 시간을 재교육시켜야 하는 문제점과도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특히 대학원에 입학하는 학생들이 지도교수의 연구과제의 도제로 조기부터 발탁되어 지나치게 이용됨으로써 체계적인 기초과목을 이수 할 수 있는 기회를 박탈당하는 사례마저 없지 않다.
이와 같은 전반적인 교육환경의 문제점이 나노 교육에도 그대로 적용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나노 교육의 경우 졸업 후 취업전망이 아직 명확히 설정되어 있지 않은 부담감까지 가중되어 있는 실정이다.
나노교육 전담할 과학교육센터 설치
● 나노교육 환경개선의 필요성 및 개선방안을 제시하신다면.
과학정책의 세계적 추세는 연구와 시설에 대한 중점적 지원에서 인적자원 육성을 위한 투자로 전환되고 있다.
한국의 과학교육정책도 나노 교육을 시작으로 이러한 추세에 동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단된다.
현 시점에서 교육의 활성화를 구체적으로 장려하는 교육정책이 무엇보다 먼저 요구된다고 하겠다.
연구와 분리된 교육활동을 지원하고 학습내용을 현실화시키며 맞춤형 교과개발을 적극 지원해야 할 것이다.
또한 창의적 교육활성화를 유도하는 인센티브를 도입하고 표준화 된 교재를 개발하고 과학기술 경영과목도 외국사례를 벤치마킹해 도입해야 할 것이다.
지식기반 사회에서 국가경쟁력의 지수는 정예인력이다. 따라서 양 위주에서 질 위주의 교육정책으로의 전환이 요구된다.
이러한 구체적 목적을 구현하는 방안으로 과학기술교육센터를 정략적으로 선발한 대학 내에 설치하여 운영할 것을 제안하고자 한다.
이러한 교육전용 센터는 국내외의 나노학과와 교육네트워크를 구축해 교과내용을 간단없이 개선해야 할 것이다.”
● 나노 전문인력 및 교사양성과 관련 정부지원방안에 대한 견해는.
전문인력의 양성은 연구과정을 통하여 이루어져 왔다. 곧 젊은 인력을 가급적 조속히 연구과제에 참여시켜 연구활동을 통하여 전문지식을 터득하도록 유도하였다.
이러한 접근방식은 나름대로 많은 합리성과 장점을 지닌다. 반면 급변하는 기술의 시대에 전문지식의 수명과 활용의 시한도 단축되고 있는 것도 부인할 수 없다.
이를 감안할 때 빠른 기술의 변환에 신속히 적응할 능력을 키워 주는 기초기반지식의 체계적 전수도 다시 강조되어야 할 것이다.
정예 학부교육으로 기초마련
집중적 교육으로부터 얻을 수 있는 효과도 연구성과 못지 않다는 사실을 여러 사례를 통하여 감지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 오늘의 인도와 인도공대 (Indian Institute of Technology)를 살펴보자.
인도는 미국, 소련, 영국, 독일, 불란서, 등 선진 열강의 원조를 학부교육 위주의 공과대학 설립의 형식으로 받아들여 1950년도 초반부터 오늘에 이르기 까지 7개의 IIT를 전국적으로 설립 운영하고 있다.
IIT는 인재를 엄선하여 최첨단 학부 교육을 집약적으로 실시하였고 배출된 졸업생들은 세계적인 명문 대학원에 진학하여 인도과학의 브랜드를 정립시키며 정예 급 엔지니어로 성장 발전하였다.
이렇게 축적된 저력은 오늘날 인도가 IT 강국으로 도약하는 원동력을 제공하였고 Bangalore에 세계적 소프트웨어 산업단지를 조성한 초석을 마련하였다.
인도의 밝은 미래가 정예 학부교육으로 그 기초가 마련된 것이다.
최근 한국에서도 유사한 사례를 찾아 볼 수 있게 된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홍익대학의 산업디자인학과가 좋은 본보기를 이룬다.
홍대는 디자인의 중요성을 일찍이 간파하여 창의성 있는 정예인력 육성에 역점을 두어왔다. 졸업생들은 모토로라, 혼다, 푸조, 닛산 등 유수한 기업에 다수 진출하여 대학에서 배양한 능력을 유감없이 발휘하였다.
마침내 미국의 자동차 회사들이 공동 운영하는 PACE의 국제산학협력 지원대학으로 선정되어 2300 억 원에 이르는 지원금을 받게 되었다. 아직까지 한국의 어느 대학에서도 연구활동을 통하여 이루지 못한 규모의 국제 지원금이다.
전문 교사양성 시대적 과제
능력 있는 교사양성이야 말로 시급한 시대적 과제이다. 그 보다 더 시급히 해결해야할 문제는 기존하는 교사들의 재 훈련이다.
이와 같은 중요한 과제는 앞에서 언급한 과학기술 교육센터를 통하여 효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을 것이다.”
● 국내 나노과학의 현주소와 발전방향을 얘기 한다면.
중, 단기적인 관점에서 국내 나노 과학의 현주소는 밝은 편이다. 나노 과학은 무어의 법칙 (Moore’s law)으로 표현되는 반도체 기술의 간단없는 혁신, 곧 소자의 축소지향적 발전으로 촉발되었다고 해도 무리가 없을 것이다.
빠른 속도로 이루어지는 소자크기의 축소는 식각방식에 의한 위에서 밑으로 (top-down)로 이루어 질 수 있는 축소의 궁극적 한계에 대한 질문을 야기시켰다.
이러한 한계상황의 긍정적 대안으로써 촉발된 것이 나노 과학의 시작이다. 분자와 원자를 제어 조절함으로써 밑에서 위로 (bottom -up)의 접근 방식을 내포하고 있는 것이 나노의 핵심 콘텐츠이기 때문이다.
물론 나노 과학이 지향하는 바는 이러한 한계적 상황을 초월하여 보다 광범위하고 포괄적 차원에서 나노 현상을 활용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는 데에는 부연의 여지가 없다.
한국의 첨단 반도체 기술은 이미 나노 영역에 진입하여 양산에 돌입한 실정이다. 앞서 잠시 언급한 플래쉬 기억소자가 구체적 예를 제공한다.
앞으로 당분간은 top-down 방식과 상호 보완적인 기술위주로 NT가 발전 될 가능성이 높은 편이다. 그럴 경우 새로운 NT 기술을 수용, 개선시켜 발전의 계기로 삼을 수 있는 가능성이 없지 않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와해적 원천기술 창출 가능성
장기적인 관점에서 한국의 현주소는 미지수에 속한다고 생각한다. 나노 과학이 성숙기에 접어들면서 현재의 주류기술을 무력화시키는 소위 와해적 (disruptive) 원천기술이 창출될 가능성을 간과할 수 없다.
이러한 원천기술의 창출은 기초과학으로부터 도출될 것이다. 원천기술의 창출은 한국 과학문화의 혁신을 전제로 한다.
아울러 기초과학의 재능이 산업현장에 적극 투입되어 기초과학의 근원적인 사고 방식이 문제 해결의 중심이 되는 것을 전제로 한다.
반도체 소자의 발명이 쇼클리 (Shockley) 같은 초일류 이론 물리학자가 임무지향적 (mission-oriented research) 연구를 수행하면서 산업현장에서 이룩한 업적임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이는 한국의 기초과학도 상아탑의 울타리 속에서 산업현장으로 나와 연구과제에 적극 동참해야 함을 시사한다.
결론적으로 나는 한국민족의 창의적 능력에 대한 확신을 갖고 있다. 과학문화가 바로 잡히고 교과내용이 현실화 될 때 한국의 기초인력이 나노기술의 원천기술을 기대보다 훨씬 빨리 앞당겨 창출할 수 있다는 확고한 믿음을 갖고 있다.
● 특히 나노로봇 및 의료분야에서의 현실화될 나노기술을 예측하신다면.
나는 의료분야와 로봇에 관해서는 문외한으로 구체적으로 말할 수가 없다. 단지 분자의 구조를 새롭게 창안하여 그 동작까지 제어하고 조절해보는 작업들이 이미 호기심의 수준에서나마 진행되고 있고 그와 같은 연구가 나노 기술의 정수를 이룬다는 사실을 상기시키고 싶다.
NT는 IT와 BT의 하드웨어
이러한 맥락에서 나노로봇이나 나노 자동차에 IT의 지능성을 첨부시킬 수 있을 경우 산업체 전반으로 깊이 침투되어 범용 될 것이다.
의료분야의 경우 정밀검진을 받으며 내시경의 부담을 경험해 보았다면 나노로봇을 활용한 검진기구의 중요성을 감지할 수 있을 것이다.
● 나노과학이 미래한국의 산업·경제·사회·문화 등에 미칠 영향은.
나노 과학이 미래 한국에 미칠 영향을 예측하는 것은 대단히 어려운 과제이다. 기술의 발전사에서 교훈을 얻는다면 기술활용에 대한 예측은 대체로 빗나갈 수 있다는 역사적 사실이다.
그러나 포괄적인 관점에서 NT, IT, BT가 혼합되어 FT (Fusion Tech)를 이루고 FT 가 21세기를 주도하리라는 데에는 큰 논란이 없을 것이다.
NT는 IT와 BT의 하드웨어이다. 한국은 하드웨어에 강한 국가임을 현대화 과정에서 이미 입증하였다.
구체적으로 반도체를 포함한 전자산업에서 한국은 이미 양산기술과 양산시스템의 조직 면에서 고지를 점하고 있는 실정이다.
여기에 설계기술, 곧 소프트 웨어 기술만 보완되면 NT가 한국을 명실공히 선진대열로 진입시키는 원동력이 될 수 있다고 믿고 싶다.
교육자의 입장에서 NT와 IT가 교육에 미칠 영향을 가끔 생각해 본다. 이제 머지않아 PC를 클릭하면 전세계의 도서실로 언제나 어디서나 접속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세계적 석학들의 명 강의를 3차원적 환경 속에서 접해 볼 수도 있을 것이다. 이와 같은 가능성은 기존하는 교육제도에 막강한 변혁을 촉발시킬 것이다.
또한 교육환경의 혁신적 개선의 지평을 열어 줄 것이다. 여기서 핵심 관건은 지식 콘텐츠의 창의적 관리능력이다.
교육의 핵심도 칠판 앞에서 지식을 전수하는 활동에서 지식의 관리 활동으로 진화 발전 될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도 장기적이고 체계적인 교육에 대한 연구를 수행하는 것이 과학정책의 중요 사안일 것이다. 교육산업은 지식기반사회의 가장 중요한 요소인 지식근로자의 육성산업이다.
과학경영인 시대 도래
● 과학자를 꿈꾸는 파퓰러사이언스 독자들을 위해 하시고싶은 말씀은.
현 시점은 한국의 과학도와 공학도에게 역사적 황금기를 제공하고 있다. 한국의 위상도 이제는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므로 자기 실력만 충분히 연마하면 어디서나 존경 받을 수 있는 상황이다.
졸업 후 진로선택의 폭도 많이 넓어진 편이다. 심지어 이공계 분야가 적성에 맞지 않을 경우에도 경영, 법학, 의학 등의 분야로 전환할 기회도 열리고 있다. 이럴 경우에도 과학적 학습과정이 커다란 힘이 될 것이라 믿는다.
더욱 중요한 사실은 클린턴 대통령의 선거구호를 인용하여, ‘결국은 경제로 낙착된다 (It’s economy!).’ 그런데 경제를 지배하는 원동력이 기술이고 과학지식이다.
한국은 금년 말쯤에 년간 5000억 달러의 무역강국으로 부상될 전망이다. 1조달러의 고지도 넘어 설 수 있다는 자신감이 팽배해 있다.
이를 구현하고 성취하는 역군이 과학도이고 공학도이다. 이러한 도전적 기회를 저버리고 이공계를 기피하고 있는 현 실정은 아이러니 중 아이러니이다.
과학자와 공학자가 되는 것은 가르치고 연구하는 봉급자로 그치는 것이 아님을 강조하고 싶다. 앞으로는 과학경영인 시대가 열릴 것이다.
미국 반도체 산업의 버팀목으로서의 인텔사는 MIT의 물리학 박사인 노이스 (Noyce)가 초대회장으로 설립한 기술위주의 회사이다.
2차 대전의 폐허 위에 일본을 경제강국으로 부상시킨 주인공들은 소니를 비롯한 기술집약적 회사들을 설립하고 성장시킨 과학자와 공학자이다.
이들의 진로와 업적이 과학자와 공학자의 미래상을 여실하게 보여주고 있다. 물론 그런 성공사례를 반복하는 일은 결코 쉽지 않을 것이다.
무한한 인내와 소신과 순발력을 요구한다. 그러나 한번 도전해 볼 만한 가치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도전은 기술의 철저한 연마에서 비롯될 것이다.
박훈 기자 hpark@sed.co.kr
김대만 교수 프로필
학력 서울대학교 물리학 학사 (1960) / Yale 대학교 물리학 석사 (1965) / Yale 대학교 물리학 박사 (1967)
경력 MIT 물리학과 연구원 (1967-1970) / Rice 대학교 전자공학과 조교수 (70-74), 부교수 (74-80), 교수 (80-84) / Oregon Graduate Center 전자 및 응용물리학과 교수 (1984-1988) / Tektronix 사 Principal Scientist (1988-1991) / 포항공과대학교 전자전기공학과 교수 (1991-2001): 학과주임 (1991-1995) 대학원 원장 (1996-1998) / 고등과학원 계산과학부 교수 (2001 - 현재) / IBM 중앙연구소, Oak Ridge 국립연구소, 독일 Max Planck 연구소 초빙교수
학회한국 과학기술 한림원 종신회원 / 미국 물리학회, 한국 물리 및 전자공학회 회원
연구업적 100 여편의 논문을 국제 학술지에 게재 / LG 그룹 산학협동 공로상
연구분야 반도체 소자; Nano-CMOS, flash EEPROM / Molecular & Carbon Nanotube Transistors / 나노교육 (NT Educ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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