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의 얼음이 생체에 필요한 산소, 로켓 연료로 필요한 수소를 충당할 만한 양이 되는가? 또한 달의 암반에는 연료로 사용될 만한 물질이 매장돼있는가?
이러한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해 NASA에서는 오는 2008년 예정으로 단순하면서도 기발한 탐사계획을 수립했다. 계획이란 다름 아닌 두 개의 강철 덩어리를 달의 남극 부근 분화구에 떨어뜨림으로써 거기에서 날아오르는 물질들의 성분을 조사한다는 것이다.
그 중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는 것은 지금까지의 탐사과정 중 달의 지면 밑에서 발견된 바 있는 수소다.
NASA 연구원인 앤서니 콜러프릿에 의하면 이로써 어떻게 수소가 달의 토양 속 자유양자 형태로 존재하거나 얼음, 광물 속에 매장되게 됐는지 규명할 수 있을 것이라고 한다.
1. 탐사 사전단계
‘달 분화구 관측탐지 위성(Lunar Crater Observation and Sensing Satellite; LCROSS)’은 각종 카메라가 탑재된 우주선(무게 700kg)과 선체를 우주로 끌고 갈 로켓 상단(무게 2톤)으로 구성된다.
우주선과 로켓 상단은 2008년 10월 발사될 예정이며 이후 3개월간 지구와 달 주위를 돌게 된다. 1차 충돌 발생 후 20시간이 경과하고 나면 우주선과 로켓 상단이 분리된다. 로켓 상단은 달의 분화구 속으로 자유낙하하게 된다.
2. T-마이너스 0: 충돌
로켓 상단이 달 지면에 충돌하면서 998톤 상당의 달 흙먼지(얼음도 가능)가 우주 공간으로 비산(飛散)될 것이다. (아마추어 관측자들도 25 cm짜리 망원경만 있으면 손쉽게 거대한 먼지구름을 확인해볼 수 있을 것이다.)
이 과정에서 달 표면에는 깊이 5미터, 너비 30m의 구덩이가 파일 것으로 보인다. 우주공간으로 진입하는 동안 로켓 상단의 연료는 모두 연소될 것이므로 문제의 먼지구름을 오염시킬 우려는 없을 것이다.
3. 가미가제식 과학
선체에 탑재된 적외선, 가시광선 카메라가 먼지구름의 화학성분을 측정한다. 이 데이터는 초당 1.5메가비트의 속도로 NASA의 달 정찰 궤도선
(Lunar Reconnaissance Orbiter; LRO) 측에 전송된다.
해당 정보는 달에 얼음이 존재함을 확인시켜줌으로써 수소가 분포돼있는 장소를 찾아내는 데에 이바지하게 된다. 그러나 NASA의 연구원 콜러프릿에 따르면 이 과정에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고 한다. “만의 하나 달에서 떨어져 나온 물체와 부딪히기라도 한다면 탐사계획이 모두 수포로 돌아갈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4. 지구로의 귀환
먼지가 가라앉고 나면 LRO가 충돌 후 전개되는 상황의 연구를 위해 달 주변을 돌게 된다. 이 때 고도계를 이용해 여러 분화구의 모습을 세밀히 살피게 되며 각종 카메라로 잔존해있을 얼음을 탐색하게 된다.
계획대로라면 2020년 경 LCROSS 및 후속 탐사활동을 통해 수집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달에 매장돼있을 산소, 수소를 이용할 여러 기술이 개발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산소, 수소는 달 기지에서의 생활에 사용될 뿐 아니라 지구로의 귀환 비행 시 연료로 활용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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