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경제 파퓰러사이언스] 올해 들어 게임업계가 기지개를 켜고 있다. 아틀란티카, 워로드, 풍림화산 등 신작 게임이 잇따라 성공하면서 업계의 기대를 키우고 있는데다 게이머 역시 신작 게임의 참신함에 높은 점수를 주고 있다.
실제 아틀란티카는 레벨이 올라가면서 하나씩 보따리를 풀어내는 다른 게임에 비해 처음부터 최고 등급을 즐길 수 있다는 점이 인기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또한 워로드는 아이템까지 활용하는 RPG적 요소를 보강해 주목받고 있으며, 풍림화산은 많은 게이머들이 같은 공간에 머무르면서도 복잡함을 느끼지 않도록 만든 채널 시스템으로 주가를 높이고 있다.
신작 게임 기대 이상 선전
‘이보다 더 나쁠 수는 없다’는 2007년을 보낸 게임업계가 연초부터 활짝 웃고 있다. 지난 해 말부터 서비스를 시작한 엠게임의 풍림화산을 비롯해 엔도어즈의 아틀란티카, 네오위즈의 워로드 등 신작 게임이 기대 이상의 선전을 보이는 등 지난해의 악몽을 떨쳐주었기 때문이다. 여기에 한빛소프트의 헬게이트:런던도 초반 흥행몰이에 성공하고 있다.
게임업계에서는 엔씨소프트의 아이온과 웹젠의 헉슬리로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진다면 올 한 해 국내 게임시장은 과거의 영광을 되찾기 충분하다는 기대감에 차있다. 많은 게이머들 역시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게임들에 대해 참신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게임시장은 리니지, 와우, 스타크래프트 등 기존에 인기 있던 게임들이 유독 맹위를 떨친 한 해였다. 1인칭슈팅게임 시장에서 CJ인터넷의 서든어택이 네오위즈가 서비스하는 스페셜포스를 제친 것을 제외하면 이렇다할 순위 변동은 일어나지 않았다.
이처럼 과거의 게임들이 인기가 높은 이유는 게이머들이 새로운 것을 해야 할 동기를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큰 차별성이 없는데 처음부터 캐릭터를 다시 키우고 새로운 사람들을 사귀어야 하는 번거로움을 겪기 싫다는 것.
방학에 일시적으로 신작 게임들에 대해 관심이 쏠리긴 했지만 어느새 다시 과거의 게임들로 돌아가는 현상이 강했던 것도 지난해 게임시장의 특징 중 하나. 그래서인지 아틀란티카, 워로드, 풍림화산 등 신작 게임들은 참신함을 앞세워 게이머들의 마음을 사고 있다.
처음부터 최고 등급 즐길 수 있어
MBC의 무한도전에 ‘김태호 PD’가 있다면 아틀란티카에는 ‘김태곤 PD’가 있다. 아틀란티카를 제작한 김 PD는 과거 임진록 등 턴 방식의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을 제작한 실력자다.
실제 아틀란티카에는 그의 과거 전력이 그대로 드러나 있다. 전략 RPG를 표방한 게임답게 일반적인 RPG와는 달리 머리를 써야할 구석이 많다. 게다가 턴 방식으로 진행되는 게임은 어린 세대에게는 참신함으로, 90년대 패키지게임을 즐겼던 사람들에게는 과거의 추억을 되살려준다.
세계관 측면에서도 역사물에 강했던 김 PD의 개성이 드러난다. 잊혀진 대륙이라는 아틀란티카를 주제로 판타지를 덧입혀 독특하고 새로운 대륙을 창조해낸 점이 게이머들에게 높은 호응을 받고 있다.
아틀란티카가 인기 행진을 거듭하는 또 다른 이유는 서비스 초기에 나타나는 잦은 서버 다운이나 각종 버그로 인한 임시 점검 등이 거의 나타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게이머들의 레벨이 올라가면서 하나씩 보따리를 풀어내는 다른 게임에 비해 아틀란티카는 처음부터 최고 등급인 100 레벨의 게이머가 즐길 수 있는 내용까지 모두 공개했다. 그만큼 콘텐츠가 풍부하다는 반증이다. 여기에 각종 아이템을 직접 만들거나 용병 고용, 무술대회 참석 등 100 레벨 이후에도 즐길 거리가 많다는 점 역시 아틀란티카의 흥행 요인으로 꼽힌다.
무엇보다 아틀란티카는 게이머들과 지속적으로 교감을 나누며 발전하고 있다. 공식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는 김 PD를 비롯한 개발자들과 운영자들이 함께 참여해 활성화되고 있으며, 유저들 사이에서는 ‘자게(자유게시판) 온라인’이라는 새로운 커뮤니티 문화가 만들어지고 있다.
다양한 스킬로 즐기는 짜릿한 액션
네오위즈에서 서비스하고 있는 액션게임 워로드는 다양한 스킬을 이용한 전형적인 액션 게임이다. 하지만 게임을 진행하면서 캐릭터가 성장하고 다양한 스킬을 익힐 수 있을 뿐 아니라 아이템까지 활용하는 RPG적 요소를 대폭 보강시켰다. 액션을 강조한 RPG 게임이라기 보다는 RPG적 요소를 가미한 액션 게임인 셈이다.
전사, 닌자, 마법기사 등 다양한 캐릭터들이 존재하며 캐릭터의 성격에 따라 다양한 스킬이 있다. 게다가 몬스터들의 인공지능도 강화돼 보스급 몬스터들은 혼자서 해결하기보다는 다른 플레이어들과 전략을 짜고 협업을 해야만 전투가 가능할 정도다.
플레이의 난이도 역시 조절할수 있어 캐릭터의 레벨이 낮거나 실력이 조금 부족하더라도 게임을 즐기는데 무리가 없다.
여기에 고구려의 국내성, 일본의 가이, 중국 형주성, 영국의 카멜롯 등 동서양을 넘나드는 방대한 지형과 광개토대왕, 연개소문 등 역사적 인물들도 등장해 게임의 흥미를 높이고 있다.
만화풍 캐릭터로 무거움 탈피
연초 가장 주목을 받은 작품은 아틀란티카와 워로드지만 지난해 말 선보인 풍림화산과 한빛소프트의 헬게이트:런던도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영웅, 열혈강호 등 무협 RPG 게임을 잇따라 히트시켰던 엠게임이 2008년 상장을 목표로 선보인 게임도 무협 액션 게임인 풍림화산이었다. 풍림화산은 만화풍의 캐릭터들을 등장시켜 무협이 주는 무거움을 탈피하는데 성공했다.
애니메이션을 활용해 게이머들은 진짜 게임의 주인공이라는 느낌을 가질 수 있게 됐다. 게임의 제목처럼 바람, 숲, 불, 산을 연상시키는 캐릭터들이 독특한 무공을 펼칠 수 있다.
한때 4만명에 육박하는 게이머들이 몰릴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몰려들었지만 더 많은 게이머들이 같은 공간에 머무르면서도 복잡함을 느끼지 않도록 만든 ‘채널 시스템’ 역시 게임의 인기를 높이는 요인이 됐다.
한빛소프트의 헬게이트:런던은 게이머들 사이에서 반응이 엇갈리고는 있지만 출시 이전 100만 다운로드를 기록할 만큼 기대감이 높은 작품이다. 디아블로와 스타크래프트를 제작한 빌 로퍼가 만든 작품인데다 디아블로를 쏙 빼닮은 시스템으로 과거의 향수를 불러일으키기에는 충분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폐허가 된 미래의 런던을 잘 묘사한 세밀한 그래픽은 이전 게임들에서 보기 힘든 한 편의 SF영화를 보는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1인칭슈팅게임(FPS)의 재미를 적절히 배합시키면서도 RPG 고유의 재미를 느낄 수 있게 했다는 점이 인기 요인이다. 하지만 헬게이트:런던이 본격적인 흥행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플레이어간 대전이 활성화될 필요가 있다.
이 밖에도 한게임의 울프팀이나 CJ인터넷의 오즈크로니클 등도 연초 인기 게임 대열에 합류한 상태다. 울프팀은 FPS 게임에서는 보기 힘든 변신 시스템으로, 오즈크로니클은 게이머간의 커뮤니티 기능을 활성화시켜 개성 있는 게임 만들기에 성공했다.
최광 서울경제 기자 chk0112@sed.co.kr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