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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면 포장마차, 애슬리트

미 항공우주국(NASA)의 다음번 달 탐사선은 원하는 곳이면 어디든 데려다 줄 로봇 포장마차를 태우고 갈 것이다









미국의 위네바고(WINNEBAGO)사가 만들어 내는 레크리에이션 트레일러는 엄밀히 말해 첨단기술의 결정체가 아니다. 하지만 미 항공우주국(NASA)의 다음번 달 탐사선 승무원들은 레크리에이션 트레일러와 비슷한 6족 로봇 애슬리트(ATHLETE; All Terrain Hex Limbed Extra Terrestrial Explorer)를 사용해 생활 및 탐사작업을 하게 될 것이다.

캘리포니아 패서데나에 있는 제트추진연구소(JPL)에서 개발하고 있는 애슬리트는 달 유인 임무를 수행할 때 조립식 주거 공간 또는 화물을 싣고 달 표면을 이동하게 된다. 이 같은 점을 감안하면 현대의 레크리에이션 트레일러와 여러모로 비슷하다.
알루미늄으로 제작된 애슬리트 시제품은 폭 2.4m에 높이 2.1m다. 중량은 793㎏이며, 제작비용은 150만 달러다.

독립적으로 작동되는 6개의 다리에 매우 가벼운 바퀴가 달려있다. 하지만 매우 험한 지형에서는 바퀴가 돌지 않게 고정돼 발 역할을 한다. 따라서 애슬리트는 돌이 가득한 들판을 움직이거나 경사 높은 비탈도 올라갈 수 있다.

양산형 로봇은 시제품 크기의 두 배로서 철로 만들어질 예정이다. 최대 15톤의 조립식 주거 공간이나 화물을 싣고 최대 시속 5km로 어디라도 갈 수 있다. 애슬리트 프로젝트의 수석 연구원인 브라이언 윌콕스는 “중력이 낮으면 험지에서도 뒤집힐 걱정 없이 움직일 수 있다”고 말한다.
애슬리트의 장점은 간단하다. 지구에서라면 레크리에이션 트레일러를 캠프장에 주차시켜 놓고 나서 지프를 몰고 하루 동안 딴 곳으로 여행을 떠났다가 돌아온다.

달에서도 마찬가지다. 애슬리트는 우주비행사들의 레크리에이션 트레일러 구실을 한다. 우주비행사들은 애슬리트를 적당한 곳에 세워놓고 월면차를 사용해 하루 종일 주변을 돌아볼 수 있다. 마치 서부 개척자들이 포장마차를 세워놓은 후 말을 타고 주변을 둘러보는 것과 같은 것인데, 그 지역에서의 볼일이 끝나면 애슬리트를 다른 곳으로 이동시키는 것이다.

애슬리트의 조종은 달의 우주비행사도 가능하고, 지상의 엔지니어도 할 수 있다. 6각형 프레임의 각 면에 부착된 카메라는 주변 풍경을 파노라마식으로 찍어 보여준다.



1. 투박한 가동부위
애슬리트 프로젝트의 수석 연구원인 브라이언 윌콕스는 “달의 먼지는 정말 더럽고 골치 아프다”고 말한다. 경도 높은 먼지는 강철보다도 더 강하다는 것. 이 때문에 엔지니어들은 진공상태에서 돌가루를 애슬리트의 기어, 모터 등에 뿜어 달에서도 고장 나지 않는지 테스트한다.

2. 공기 없는 바퀴
미쉐린은 ‘T 휠’이라고 불리는 애슬리트의 바퀴를 만들었다. 이 바퀴는 섭씨 영하 156℃에 달하는 달의 밤 추위와 섭씨 93℃에 달하는 낮 더위를 이겨내야 한다. 바퀴는 또한 발의 역할도 하기 때문에 애슬리트는 거친 지형도 거미처럼 돌파할 수 있다.

3. 항법 카메라
애슬리트 프레임의 각 면에는 스테레오 카메라가 달려 있다. 로봇을 조작하는 사람은 이 카메라가 찍어오는 파노라마 영상을 보고 주변 지형을 알 수 있다.

또한 여러 대의 애슬리트가 함께 세워져 있으면 주거 공간 해치를 수천분의 1cm의 틈새도 나지 않게 단단히 결합시킬 수 있다. 따라서 우주비행사들은 셔츠 바람으로도 주거 공간에서 과학연구실로 출입할 수 있다.

과학연구실에서는 낮에 나가서 채집했거나 애슬리트의 다리에 달린 드릴과 삽으로 채집한 샘플을 분석할 수 있다. 우주비행사들은 여러 가지 과학적 수수께끼를 풀 것이다. 예를 들면 ‘소행성 충돌로 공룡이 멸종했다면 그 일은 과연 언제 일어났는가’ 하는 것이다.

그 해답은 달에 있다. 윌콕스는 “지구에서 큰 충돌이 일어났다면 달에 얇은 먼지 막이 쌓이게 된다”고 말한다. 즉 달에는 판구조가 없기 때문에 지면에 생긴 먼지 막은 변함없이 그대로 있게 된다. 따라서 애슬리트의 삽을 이용해 이 같은 먼지 막을 채집할 수 있다면 마치 나무의 나이테를 보듯 명확한 소행성 충돌 연대를 알 수 있다는 것이다.

JPL의 과학자들은 이르면 2012년에 애슬리트를 달에 보내 무인 테스트를 해보길 원하고 있다. 그 이후의 일은 스페이스 셔틀을 캡슐 기반 시스템으로 대체하고, 2020년 달에 사람을 보내는 NASA의 유인 우주탐사계획의 성공 여부에 달려 있다. 그 때가 되면 애슬리트의 능력은 지금보다 더욱 향상될 것이다.

완전 자동으로 이 로봇을 움직이고 우주비행사의 음성 지령을 통해 반응하게 만드는 것이 최종 목표다. 또한 갈고리를 이용해 깎아지른 벼랑에서도 내려올 수 있어야 한다. 이 목표가 달성되면 애슬리트를 단순히 레크리에이션 트레일러에 비유하는 것도 사라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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