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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체불명의 괴 생명체와 신비동물학

스코틀랜드의 네스 호수에 산다는 네시, 백두산 천지의 호수 괴물, 북아메리카 북서부 산중에서 목격됐다는 빅풋, 그리고 히말라야 산맥의 설인(雪人) 예티…. 이들은 모두 전설이나 신화에 등장하는 정체불명의 괴(怪) 생명체로 아직까지 목격담이 이어지고 있다. 현재 이들의 존재 여부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견해가 많다.

하지만 전설이나 신화 속의 존재로만 여겼던 마운틴고릴라, 코모도 드래건, 실러캔스, 대왕 오징어 등은 실존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같은 점을 감안하면 네시, 천지 괴물, 빅풋, 예티 등의 존재도 무조건 부정할 수만은 없는 상태다. 특히 최근에는 이들 괴 생명체의 존재를 규명하는 신비동물학까지 등장했다. 어쩌면 전설이나 신화에 등장하는 상당수의 괴 생명체가 지금도 사람의 손길이 미치지 않는 깊은 바다나 밀림 속에 숨어 있을지 모른다.

세계 각지의 괴 생명체

네시(Nessie)는 스코틀랜드 인버네스에 있는 네스 호수에 산다는 괴 생명체다. 지난 6세기경부터 이야기가 있어 왔지만 세계 언론의 주목을 받기 시작한 것은 1933년. 영국인 부부가 관광 도중 거대한 공룡 같은 검은 물체를 보았다고 주장한 이후부터다.

그러다가 지난 1975년 미국인 변호사가 네스 호수에서 찍었다며 목을 길게 내놓은 공룡 형태의 사진을 내놓아 신비감을 더했으며, 이후 네시를 보았다는 사람들이 이어졌다. 하지만 아직까지 정체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 신비동물학은 전설이나 신화 속에 등장하는 괴 생명체를 찾아내려는 학문이다. 지금은 증거가 없어 존재를 증명할 수는 없지만 존재 가능성을 찾아 끊임없이 연구한다

현재로서는 설화에 나오는 지옥의 요정이라는 설에서부터 추락한 군용기의 잔해라는 설, 그리고 공룡과 함께 멸종한 해양 파충류라는 설 등이 혼재돼 나돌고 있다. 천지 괴물은 백두산 천지에 살고 있다는 호수 괴물이다. 이 괴물은 인간과 비슷한 머리를 지녔고, 목 길이는 1.5m로 깊은 물밑에 산다고 전해진다.

최초의 기록은 지난 1903년에 이루어졌다. 이 기록에 따르면 모습이 거대한 물소와 비슷한 괴물을 3명의 사람들이 목격했다고 돼있다. 어떤 자료에는 20마리의 괴물을 보았다는 기록도 있다.

빅풋(Bigfoot)에 대한 목격담은 좀 더 구체적이다. 새스퀘치라고도 불리는 빅풋은 북아메리카 북서부 산중에 사는 사람과 비슷한 영장류라고 알려져 있다. 180~240cm의 키에 몸은 두껍고 허리는 거대한 원통처럼 생겼으며, 검은 털로 뒤덮여 있다고 한다.

대개 야행성이고 혼자서 다닌다는 빅풋은 발의 크기가 35~45cm나 되며, 사슴 등을 잡아먹는다고 한다. 1811년 캐나다의 무역상에 의해 처음 목격됐으며, 1884년에는 캐나다의 조그만 마을에서 어떤 사람이 빅풋과 정면에서 마주보았다는 기록도 있다.
1967년에는 아마추어 사진작가인 로저 패터슨이 숲속으로 걸어 들어가는 빅풋 암컷을 휴대용 영화 카메라로 촬영, 세상에 공개했다. 빅풋을 촬영한 16mm 컬러 필름은 진위 여부를 놓고 아직까지 공방전이 벌어지고 있는 상태다.

1899년 히말라야 산맥의 6,000m 고지 눈 속에서 발자국이 발견된 예티(Yeti)는 일반적으로 눈 사나이로 알려져 있다. 1922년과 1936년, 그리고 최근에도 계속 발자국이 발견돼 사진을 찍어 놓았는데, 발자국의 크기는 코끼리의 발자국만 하다.

전체적으로는 하얀 털로 뒤덮인 초대형 유인원의 모습을 하고 있다는데, 발자국 이상의 실증은 파악하지 못한 상태다. 이들 괴 생명체는 실제로 존재하는 것일까. 그리고 이들을 보았다는 목격담은 어디까지 믿어야 할까. 이들 괴 생명체에 대한 이야기는 잊을 만하면 목격담이나 새로운 증거가 발견됐다며 전 세계 외신을 장식한다.

신비동물학의 태동

이들 괴 생명체의 존재는 한 순간의 이야기 거리, 또는 영원히 풀 수 없는 미스터리에 불과한 것일까. 해답을 찾기 어려운 미스터리인 것은 분명하지만 해답을 찾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도 있다.

최근에는 하나의 학문으로 연구되고 있기도 하다. 바로 신비동물학(Cryptozoology)이다.신비동물학은 전설이나 신화 속에 등장하는 괴 생명체를 찾아내려는 학문이다. 물론 정규 교육과정으로 인정받지는 못하지만 생물학이나 동물학, 심지어는 고생물학의 영역을 넘나든다.

사실 신비동물학은 전설이나 신화 속의 괴 생명체만을 찾는, 그래서 미스터리 추적자들의 관심만 받는 학문은 아니다. 지금은 증거가 없어 존재를 증명할 수 없지만 존재 가능성을 찾아 끊임없이 연구한다. 그리고 상당한 실적을 올리기도 했다.

한 예로 수십m 크기의 대왕 오징어, 그리고 이미 멸종돼 화석으로만 존재한다고 알려졌던 6,500만 년 전의 고대 물고기 실러캔스(Coelacanth)의 발견은 신비동물학이 학문으로서 연구될 가치를 충분히 입증한 것이다. 신비동물학은 벨기에의 베르나르 외벨망이 1955년 ‘미지의 동물을 찾아서’라는 책을 출간한 이후 학문의 기초가 다져졌다. 이후 미지의 생명체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면서 1959년 신비동물학이라는 용어가 공식적으로 사용됐으며, 1982년에는 국제신비동물학회(ISC)가 발족됐다. 국제신비동물학회의 마스코트로 사용되는 오카피(Okapi)는 얼룩말과 기린의 중간 형태인데, 1901년 콩고 지역에서 발견되기 전까지는 전설 속의 동물에 불과했다.

또한 1869년 발견된 자이언트 팬더(Giant panda), 1902년 발견된 마운틴고릴라(Mountain gorilla), 그리고 1912년 발견된 코모도 도마뱀(Komodo dragon)도 한 때는 전설 속의 동물이었다.

이밖에 얼룩무늬를 가진 사자 마로지(Marozi), 키가 1.5m에 불과한 피그미 코끼리(Pygmy elephant), 기존의 어떤 사슴과도 다른 사올라(Saola), 다른 고양이 과(課) 동물보다 두 세배나 긴 귀를 가진 온자(Onza) 등도 20세기 들어 새로 발견된 신비동물들이다.

존재 밝혀진 전설 속의 괴 생명체

판타지 영화 ‘캐리비안의 해적’에서는 범선을 휘감아 침몰시키는 크라켄(Kraken)이라는 거대 문어 형태의 괴 생명체가 등장한다. 영화에서는 거대 문어 형태로 표현됐지만 크라켄은 사실 거대 오징어에서 유래된 말이다.

노르웨이의 박물학자 에리크 폰 토피단 주교는 1755년 ’노르웨이의 자연사’라는 저서에서 노르웨이 앞바다에 크라켄이라고 불리는 거대한 오징어가 나타난다고 기록했다. 이 저서에는 크라켄의 몸 둘레가 2.4km에 달한다고 돼 있어 상상력의 결과인 것처럼 여겨졌다.

하지만 거대 오징어, 즉 대왕오징어(Architeuthis dux)에 대한 증거는 수없이 많았다. 1639년 아이슬란드 해변에서 대왕오징어로 보이는 사체가 발견됐으며, 촉수의 길이가 약 9m에 달했다. 또한 1880년 뉴질랜드 해안으로 떠밀려온 대왕오징어의 사체는 몸길이가 18m에 무게는 1톤에 달했다. 특히 눈의 지름은 40cm로 어지간한 사람의 머리보다 컸다.

1997년에는 오스트레일리아의 태즈메이니아 해역에서 15m짜리 대왕오징어가 그물에 걸린 채 올라온 적이 있으며, 2001년 12월 미국 국립자연사박물관은 해양생물학자들과 함께 몸길이가 7m에 달하는 대왕오징어를 목격했다고 발표했다.

영화 속에 나온 크라켄과 같은 모습은 아니지만 거대한 대왕오징어의 실체는 어느 정도 밝혀진 셈이다. 해양생물학자들은 최고 깊이가 17km에 달하는 심해저 어딘가에는 지금까지 발견된 것보다 더 거대한 대왕오징어가 생존해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사람만한 크기의 고대 어류인 실러캔스(Coelacanth)의 발견도 신비동물학의 존재 필요성을 더해주는 사례다. 실러캔스는 6,500만 년 전에 살았던 것으로 진화의 바퀴 속에서 이미 멸종한 것으로 알려져 왔다. 하지만 1938년 실러캔스가 살아있는 상태로 발견됐으며, 현재는 세계 여러 곳의 수족관에서 그 모습을 볼 수 있다.

공룡의 흔적을 찾는 연구

수억 년 전 지구를 지배했지만 현재는 화석으로만 남아있는 공룡의 흔적을 찾는 것도 신비동물학의 관심사다. 신비동물학자들은 아프리카 적도 지역의 늪지에서 목격됐다는 모켈레-므벰베(Mokele-mbembe)라는 동물이 용각류 공룡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아프리카 적도 지역의 늪지는 현재까지도 완전한 탐사가 이뤄지지 못한 곳이다. 1776년 프랑스의 프로야트는 자신의 책에서 중앙아프리카 지역을 탐험한 프랑스 선교사들의 증언을 통해 코끼리보다 큰 몸집에 발톱의 흔적이 있는 발자국을 발견했다고 기록했다.

수억 년 전 지구를 지배했지만 현재는 화석으로만 남아있는 공룡의 흔적을 찾는것도 신비동물학의 관심사다.

몸집이 큰 코끼리의 경우 이와 유사한 크기의 발자국을 만들 수 있지만 문제는 코끼리에게서는 발톱자국을 발견할 수 없다는 점이다.

1913년 독일의 카메룬 식민지 탐험대 대장인 폰 스타인은 콩고 강과 우반지(Ubangi) 강 하류 유역에 살고 있는 모켈레-므벰베라는 동물을 흑인들이 두려워한다는 보고서를 남겼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이 괴 생명체는 코끼리만한 몸집에 회갈색이며, 길고 유연한 목을 가지고 있다. 이 동물은 사람들이 카누를 타고 가까이 접근하면 카누를 단번에 공격해 파괴하지만 사람을 잡아먹지는 않는다고 한다.

1976년 미국 파충류 학자인 제임스 포웰은 열대림 악어를 연구하기 위해 가봉을 여행하면서 느야말라(N’yamala)라고 불리는 엄청난 크기의 강 괴물에 대한 기록을 남겼다.

이후 포웰은 1979년 시카고 대학의 생물학자인 로이 맥칼 박사와 함께 콩고 지역을 탐험하며 목격자와 접촉했다. 나중에 국제신비동물학회의 부회장을 맡은 맥칼 교수는 목격자들의 증언을 토대로 모켈레-므벰베가 화석으로 남아있는 공룡인 아파타사우루스(apatasaurus), 또는 디플로도쿠스(diplodocus)와 흡사하다고 밝혔다.

이후 다수의 과학자들이 살아있는 공룡일 것으로 추측되는 모켈레-므벰베를 찾기 위한 탐사를 여러 차례 진행했고, 새로운 목격자들도 나타났지만 아직까지 명확한 증거는 찾아내지 못하고 있다.

미스터리를 풀려는 노력

호주의 남쪽 섬인 태즈메이니아에 생존했던 주머니 늑대(tiger wolf)를 찾는 것도 신비동물학자들의 연구 영역중 하나다.

주머니 늑대는 호주 지역에서 발견되는 유대류로 캥거루나 주머니 쥐 등과 같이 배 부분에 있는 주머니에서 새끼를 기른다. 머리는 늑대를 닮았고, 몸집은 전체적으로 개와 비슷하다. 털은 밝은 갈색이며, 등을 가로질러 검은색의 줄무늬가 있다.주머니 늑대가 마지막으로 잡힌 것은 지난 1933년. 그 이후 주머니 늑대를 목격했다는 목격자들은 많지만 이를 입증할 만한 명확한 증거는 없는 상태다.

이처럼 신비동물학자들은 현재까지 생존하고 있지만 아직 발견되지 않은 미지의 생명체와 함께 개체수의 급감으로 발견하기 어려운 멸종 위기의 동물을 찾아내는 연구도 하고 있다.

1937년 향유고래의 뱃속에서 발견된 캐디(Caddy)와 1977년 뉴질랜드 해안에서 일본 어선에 의해 끌어 올려진 주이요-마루(Zuiyo-maru)는 미스터리를 현실화하는 증거 중의 하나다.

캐디는 캐나다 해안에서 목격되는 괴 생명체로 길이가 약 20m 정도며, 뱀과 같은 모습을 하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물갈퀴가 달린 사지가 있다고 목격자들은 증언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향유고래의 뱃속에서 발견된 정체불명의 사체가 바로 캐디라는 주장을 하고 이다.

일본 어선의 그물에 감겨 끌어 올려진 주이요-마루는 부패된 상태의 사체여서 곧바로 바다에 버려졌다. 하지만 사진촬영은 이뤄졌다. 사진 상으로는 약 10m 정도의 크기에 무게는 2톤가량인데, 전반적으로 수생 공룡과 비슷한 모습이다. 즉 공룡 몸체에 물개 등과 같은 지느러미 형태의 팔다리와 꼬리를 가지고 있다는 것.

일부에서는 주이요-마루가 중생대에 살던 수생 공룡 플레시오사우르스(Plesiosaurus)였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괴 생명체의 존재 부인 어려워

현재 세계 각지에서는 호수 괴물이나 빅풋, 예티 등은 물론 인어나 요정의 흔적도 발견됐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물론 진위를 가리기 어렵고 조작된 흔적도 있어 명확한 증거로 제시되지는 못하고 있다.

괴 생명체는 실제보다 과장됐을 수 있지만 괴 생명체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는 것도 어렵다. 존재한다는 사실을 입증하지 못했다고 해서 그것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단언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이처럼 괴 생명체는 실제보다 과장됐을 수 있지만 괴 생명체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는 것도 어렵다. 존재한다는 사실을 입증하지 못했다고 해서 그것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단언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실제 대왕오징어나 코모도 도마뱀, 실러캔스 등은 발견되기 전까지는 전설이나 신화 속에 존재하는 괴 생명체였을 뿐이다.

신비동물학자들이 살아있는 공룡이나 빅풋, 예티 등을 발견해 기존의 동물분류학을 뒤집을 것인지, 아니면 미스터리만을 쫓는 탐험자에 머물지는 좀 더 기다려 볼일이다.

강재윤 기자 hama9806@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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