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그러한 생각은 천연이라는 말을 오해한데서 비롯된 착각일 뿐이다. 실제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규정을 보면 천연 조미료는 천연의 소재(natural material)로 만들어야 한다. 하지만 천연 소재라는 말의 범위가 너무 방대하다는 것이 문제다. 이에 따라 조미료 제조업체들은 현재 식물이나 박테리아의 부산물, 또는 자연적으로 생기는 분자들을 화학처리해서 천연 조미료를 생산하고 있다.
게다가 한층 맛깔스러움을 더하기 위해 화학자들의 도움까지 받고 있다. 천연 조미료를 사용한 딸기 맛 아이스크림을 예로 들어보자. 그 달콤한 맛은 박테리아 단백질을 원료로 해 만들어졌을 것임에 틀림없다. 반면 인공 조미료는 우리가 생각하고 있는 그대로다.
혀의 미뢰를 자극하는 화학물질을 실험실에서 인공적으로 만들어낸 것. 물론 천연조미료가 실제 맛에 더 가깝고 다양한 풍미를 줄 수는 있다. 하지만 박테리아로 만든 이 천연 조미료는 값이 비싸고 품질도 고르지 않다.
오히려 모든 제조과정에 화학자의 손길이 묻어 있는 인공 조미료가 저렴한 비용으로 최적의 맛을 낼 수 있다. 단순히 미각을 넘어 후각의 자극도 가능하다. 미국 채프먼 대학의 식품공학과 교수이자 미국 식품기술자협회(IFT) 대변인이기도 한 아누라다 프라카쉬 박사는 “향기는 우리가 음식에서 느끼는 풍미를 높여주는 핵심 요소”라며 “조미료 제조업체들은 맛은 비슷하지만 향이 다른 다양한 물질로 혼합물을 만들어 조미료의 효과를 극대화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그는 또 “건강에 좋을 것 같은 천연 조미료도 사실은 인공 조미료와 별반 다르지 않다”며 “인체가 이 두 물질을 전혀 구분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그렇다면 최초의 질문으로 돌아가 바비큐 맛 감자 칩을 골라보자. 아마도 인공 조미료가 첨가된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값싸고 맛있는 갑자 칩을 먹을 수 있는 방법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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