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골프 시뮬레이터 하나로 연매출 1,000억 달성

벤처기업 성공학

기술과 아이디어가 있어도 이를 성공적인 사업모델로 이끌어내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기술이나 아이디어는 물론 이를 마케팅이나 문화 콘텐츠 같은 여타 사업요소와 버무려내는 능력이 중요하다는 것.

영상장비와 각종 IT기술을 결합, 실내에서도 필드에 나선 것 같은 라운딩 환경을 제공하는 골프 시뮬레이터 제조업체 골프존이 대표적 사례다.

골프존은 기술과 아이디어에 마케팅과 문화 콘텐츠를 적절히 버무려 대덕특구 내 벤처기업 중 처음으로 연매출 1,000억 원을 달성한 기업이 됐다.


골프존(대표 김영찬)은 지난해 1,004억 원의 연매출을 올려 대덕특구 내 벤처기업 중 가장 먼저 1,000억 원 고지를 돌파 했다. 현재 골프용품 기업들의 연매출은 대략 700억~800억 원 수준.

이 같은 상황에서 골프 시뮬레이터 한 가지 아이템으로 연간 1,000억 원의 매출을 달성한 것은 큰 의미를 갖는다. 초고속 성장도 눈에 띄는 대목. 지난 2000년 설립된 골프존은 2002년 10억 원, 2006년 120억 원의 연매출을 올리는데 그쳤지만 다시 2년 만에 1,000억 원 고지를 넘어 섰다.

특히 골프존은 올해부터 해외수출을 본격화해 2011년 3,500억 원, 그리고 2015년에는 1조원 수준의 연매출을 올린다는 목표를 세운 상태다. 골프존의 이 같은 급성장 비결은 무엇일 까.

김영찬 사장은 “골프 인구 증가라는 시대 적 흐름과 함께 운도 작용한 것 같다”고 겸손 해 한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기술적 경쟁우위와 아이디어를 사업으로 연결하는 마케팅 능력, 그리고 시장흐름을 읽어내는 혜안이 자리 잡고 있다.

첨단 IT기술의 산물

골프 시뮬레이터는 빔 프로젝터를 이용해 스크린에 골프코스 영상을 보여주며 실내에서 골프연습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일종의 오락 기계다. 하지만 골프 시뮬레이터에는 무려 6 가지 첨단 IT기술이 담겨있다. 3D그래픽 기술이 대표적이다.

영상을 통 해 보여 지는 골프코스는 실제 골프장의 설계도면, 그리고 실사로 촬영한 사진에 3D 그래픽을 첨가한 것이다. 이 때문에 실제 필드에 나선 것과 같은 환경을 만들어낸다. 또한 골프 시뮬레이터는 일종의 가상현실게임이기 때문에 3D 게임엔진의 개발능력도 필요하다.

골프존은 당초 외부에서 게임 엔진 소프트웨어(SW)를 구매하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골프 특성에 맞는 게임엔진을 구하기 어려워 직접 개발하는 방식을 택했다. 골프 시뮬레이터의 게임엔진은 중력가속도를 비롯해 필드와 러프 등의 지면환경에 따른 마찰계수, 그리고 바람에 의해 영향을 받는 공의 움직임을 실제와 같이 구현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골퍼가 샷을 할 때 클럽의 움직임과 각도, 스크린 화면까지 날아가는 공의 궤적 등을 정확히 읽어내는 센싱 기술도 필요하다. 골프존은 현재 적외선을 이용한 센싱 기술을 적용하고 있지만 레이저와 레이더 등을 이용한 센싱 기술도 확보하고 있다.

새로운 센싱 기술은 인식 오류를 최소화하고, 시스템 설계 역시 간소화 할 수 있는 핵심 요인이다. 골프존은 올 10월 카메라가 촬영하는 영상을 이용해 동작인식이 이뤄지는 기술도 추가할 예정이다.

하지만 골프존이 보유한 기술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무빙 플레이트다. 이 기술은 골퍼가 샷을 하기 위해 올라선 플레이트를 8개 방향으로 기울어지도록 한 것으로 실제 필드에서 있는 것 같은 느낌을 준다.

예를 들어 골퍼가 친 공이 앞쪽으로 경사진 곳에 떨어졌다면 다음번 샷을 할 때는 무빙 플레이트가 실제와 같이 앞쪽으로 기울어진 환경을 만들어준다. 이 기술은 현재 미국 특허까지 보유한 상태다.

온라인 네트워크의 활용



이 같은 기술적 경쟁우위와 함께 온라인 네트워크 활용도 성공의 밑받침이 됐다. 현재 골프존은 전국에 약 6,000대의 골프 시뮬레이터를 보급한 상태인데, 온라인 네트워크를 통해 이를 하나의 시스템으로 운용할 수 있다.

이로 인해 원격지간 골프 게임을 진행 하는 것이 가능하다. 즉 회원 등록이 이뤄진 골퍼는 다른 골프 존 체인점을 이용하더라도 자신의 기록 등 데이터를 불러올 수 있는 것. 또한 전국을 연결하기 때문에 PGA나 LPGA와 같은 온라인 골프대회를 개최하는 것도 가능하다.

실제 골프존은 매월 남자대회와 여자대회를 개최하고 있으며, 이를 홈페이지를 통해 중계까지 하고 있다. 한마디로 골프존은 스타크래프트 게임 등 e스포츠와 같은 버추얼 스포츠를 일구어낸 셈이다.

온라인 골프대회를 케이블TV나 IPTV로 중계하면 광고를 통한 매출도 확보할 수 있다. 실제 골프존은 전국 각지의 골프 시뮬레이터 화면에 골프용품 업체들의 광고를 유치한다. 특히 골퍼가 샷을 할 때 가장 부각되는 화면상의 골프공에도 다양한 광고를 담을 수 있다. 이 같은 점을 감안하면 연매출 1조원 달성 목표도 허상은 아닌 셈이다.

또 하나의 가능성, 문화

현재 골프존 체인점은 단순한 골프연습장 개념이 아닌 골프방 또는 골프카페 개념을 도입하고 있다. 고급스러운 인테리어에 간단한 음료와 함께 골프를 즐기는 공간, 즉 하나의 문화공간으로 발전하고 있는 것.

김 사장은 “골프와 관련된 통계를 보면 국내 골퍼의 50%는 1년에 단 한 번도 필드에 나가지 못하고 있다”며 “바로 이 같은 빈 공 간을 새로운 시장으로 만든 것”이라고 말한다. 김 사장이 골프 시뮬레이터라는 아이디어를 생각해낸 것은 지난 1998년. 골프연습장을 이용하는 골퍼 중 상당수는 필드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파악했기 때문.

한마디로 골프연습장과 필드를 이어주는 중간적인 요소가 바로 골프 시뮬레이터였던 셈이다. 체인점 운용을 손쉽게 한 것도 주요 아이디어 중 하나다. 처음 골프 시뮬레이터를 공급할 때는 15개 골프코스만이 내장돼 있었지만 이후 골프존이 개발한 80개 골프코스를 모두 온라인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이에 따라 체인점 업주는 80개 코스를 모두 구입할 필요 없이 사용한 골프코스만큼의 비용만 지불하면 된다.

해외시장 공략 본격화

현재 골프존은 세계 21개국에 골프 시뮬레이터를 수출하고 있다. 물론 물량은 미미하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세계 100대 도시에 직영점을 설치하는 등 해외시장 공략에 본격 나설 예정이다.

또한 이들을 네트워크로 묶어 세계 온라인 골프대회를 개최하는 구상도 진행 중이다. 김 사장은 “각 도시별로 100만 달러의 매출만 올린다고 해도 연 1억 달러 매출은 어려운 일이 아닐 것”이라고 말한다.

기존 오프라인 골프업체와의 경쟁심화 우려에 대해 김 사장은 “골프 시뮬레이터 1대 당 최상급 골프클럽과 대여용 골프화, 골프장갑 등이 함께 비치되기 때문에 오히려 골프용품 수요를 촉진시킬 것”이라고 말한다.

김 사장은 1946년생으로 올해 64세다. 홍익대학교 기계과를 졸업한 후 지난 1993년까지 삼성전자에서 근무했다.

대덕=강재윤기자 hama9806@sed.co.kr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