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인간의 도전 기다리는 심해

열수분출공 및 그 곳의 뜨거운 물속에서 살아가는 희귀 생명체, 암 치료에 쓰이는 해면체, 수천종의 새로운 해양생물 등 바다에서의 중요한 해양학적 발견은 수심 4,500m에서 이루어졌다.

이는 지난 50년 동안 인간이 탑승한 잠수정으로는 이 정도 깊이까지 밖에 들어갈 수 없었기 때문이다. 수심 6,000m 이상의 해저는 전체 해저 면적 중 2%에 불과하다. 이로 인해 1,500m만 더 잠수해 들어가도 과학자들은 전체 바다 속의 98%를 볼 수 있다.

광물자원, 새로운 에너지원, 기후변화에 따른 심해 생태계 연구 등 심해 탐사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것은 무궁무진하다.

특히 200년 내에 해저가 새로운 삶의 터전이 될 수도 있다. 이 때문에 엔지니어들은 더욱 깊이 잠수, 인간의 시선이 닿지 않았던 새로운 세계를 탐사하기 위해 신형 잠수정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아무리 후한 관점에서 보더라도 인간이 탐사한 바다는 전체의 5%에 불과 하다. 그리고 이 가운데 거의 대부분은 수심 300m 이내다. 햇빛이 들어와 파랗게 보이는 이곳은 인간들에게 친숙한 곳이며, 화려한 산호초와 인간이 알고 있는 거의 모든 물고기가 살고 있다.

하지만 바다의 깊이는 1만m가 넘는다. 실제 가장 깊은 바다인 마리아나 해구의 수심은 1만1,034m다. 그리고 열수분출공 및 그 곳의 뜨거운 물속에서 살아가는 희귀 생명체, 암 치료에 쓰이는 해면체, 수천종의 새로운 해양 생물, 침몰한 타이타닉호의 발견 등 중요한 해양학적 발견은 대부분 수심 4,500m 정도에서 이루어졌다.

이는 지난 50년 동안 인간이 타는 잠수정으로는 이 깊이까지밖에 들어갈 수 없었기 때문이다. 현재 엔지니어들은 새로운 유인 잠수정을 만들어 더 깊은 바다 속을 살펴보려고 하고 있다.

하지만 이 새로운 잠수정들도 바다의 가장 깊숙한 곳까지 들어갈 필요는 없을 것이다. 왜냐하면 수심 6,000m 정도의 진흙바닥 해저는 전체 해저 면적 중에 2%밖에 되지 않기 때문이다. 현재보다 1,500m만 더 깊이 잠수해 들어가도 과학자들은 바다 속의 98%를 볼 수 있는 셈이다.

이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이익은 엄청나다. 광산회사는 열수분출공에서 니켈 같은 광물 자원을 얻을 수 있다. 열수분출공이란 심해의 지각 밑에 있는 마그마로 데워진 바닷물이 분출하는 곳이다.

일반적으로 바닷물은 심해로 갈수록 차가워지는데, 열수분출공 주변은 20℃ 이상의 따뜻한 바닷물이 분출해 광물자원은 물론 많은 심해 생물이 살고 있다.

석유회사에서는 해저를 탐사해 새로운 에너지원을 찾을 수 있다. 그리고 해양생물학자들은 기후변화가 심해 생태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 수 있게 된다. 특히 심해 탐사는 인간과 자연의 대결이라는 측면도 무시할 수 없다. 인간은 세계에서 제일 높은 산과 극지를 점령했다. 이제 심해만이 인간의 도전을 기다리고 있다.

유인 잠수정 VS 무인 잠수정

하지만 6,000m 정도의 깊이에 들어갈 잠수정을 만들려면 엄청난 돈과 기술이 필요하다. 잠수정은 배터리의 힘만으로도 움직일 수 있을 만큼 작아야 하며, 또한 엄청난 수압을 견딜 만큼 강해야 한다. 수심 7,000m의 수압은 cm²당 727kg나 되기 때문이다. 이는 사람의 머리 위에 스쿨버스를 올려놓았을 때 받는 압력과도 같다.

게다가 유인 잠수정의 경우 요구조건은 더욱 까다로워진다. 탑승자의 안전을 보장해야 하기 때문이다. 선례는 단 한번뿐이다. 지난 1960년 미 해군 대위 돈 월시와 스위스의 공학자 자크 피카르가 세계에서 가장 깊은 바다를 탐험하기 위해 길이 15m의 유인 잠수정 바티스카프 트리에스테를 타고 마리아나 해구로 들어간 것이 바로 그것.

그들은 세상에서 가장 깊은 바다 속에 30분을 머물다가 좌현 창문이 수압으로 금이 가자 부상했다. 그 이후 아무도 유인 잠수정을 타고 그 깊이에 들어가 본 적은 없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할까. 해양학자들은 차세대 해저 탐사를 로봇에게 시켜야 할지, 인간에게 시켜야 할지, 아니면 로봇과 인간 모두에게 시켜야 할지를 놓고 열띤 토론을 벌이고 있다.

현재 원격조종 무인 잠수정에 대한 논의를 주도하고 있는 사람은 유인 잠수정을 타고 최초로 열수분출공과 침몰한 타이타닉호의 잔해를 탐사해 명성을 얻은 해양학자 로버트 발라드다.

그의 주장은 간단하다. 에너지를 많이 잡아먹는 생명 유지 장치가 없는 원격조종 무인 잠수정은 해저에 더 오랜 시간 머무를 수 있으며, 따라서 유인 잠수정보다 더 많은 탐사 기회를 갖는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원격조종 무인 잠수정은 고화질 영상과 동영상을 광섬유 케이블을 통해 모선으로 보낸다. 그러면 모선에서는 고속 광섬유를 통해 이 자료를 지휘본부로 보내고, 지휘본부에서 해양학자들은 실시간으로 작업 결과를 분석할 수 있다.

발라드는 이렇게 말한다. “저는 해저를 더 오래 관찰하는 것에 관심이 있지 해저에 직접 들어가는 짜릿한 경험에는 별 흥미가 없습니다.” 하지만 해저 탐사를 할 때 유인 잠수정을 내려 보내는 것이 더 유용하다는 반론도 있다. 어떤 기계도 인간의 넓은 시야를 모방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해양학자 실비아 얼은 지난 2004년 플로리다 키스의 수심 420m에서 1.8m 크기의 개복치를 발견했다. 예전에는 이 물고기가 수면 근처에서만 산다고 여겨졌었다. 얼은 가장 열렬히 유인 잠수정 탐사를 지지하고 있으며, “로봇이 사람 대신 파리에 가서 포도주 맛을 봐줄 수 있느냐”는 말로 자신의 주장을 정당화하고 있다.




마리아나 해구 들어간 무인 잠수정 네레우스









지난 5월 31일 무인 잠수정 네레우스가 마리아나 해구의 가장 깊은 곳까지 내려갔다. 유인 잠수정으로는 1960년의 바티스카프 트리에스테가 처음이지만 무인 잠수정까지 모두 합칠 경우 이번이 3번째다.

우즈홀 해양연구소가 건조한 네레우스는 원격조종 무인 잠수정의 성격을 가미한 무인 잠수정이다. 일반적으로 원격조종 무인 잠수정은 유선으로 연결된 모선에서 조종해야 하며, 전력도 유선을 통해 공급받는다.

반면 무인 잠수정은 자체 입력된 프로그램에 따라 움직이기 때문에 조종사의 통제가 훨씬 덜 필요하며, 전원 역시 배터리의 형태로 내장하고 있다.

네레우스는 모선에 탄 연구자들이 머리카락 굵기의 광섬유 케이블을 통해 지시를 보내지만 자체 배터리 출력으로 움직인다.

네레우스의 광섬유 케이블 길이는 40km나 되지만 무게는 2.5kg에 불과하다. 과거 원격조종 무인 잠수정은 강철을 입힌 케이블을 거대한 얼레에 감아 사용했다.

우즈홀 해양연구소의 심해 잠수정 수석과학자인 크리스 저먼은 “배터리 동력 방식의 무인 잠수정을 광섬유 케이블 한 가닥으로 조종하는 것은 두 영역의 장점만을 끌어다 쓴 설계”라고 말한다.

네레우스의 광섬유 케이블은 사진과 동영상을 실시간으로 보내오며, 잠수정을 조작하는 사람들은 이 광섬유 케이블을 통해 로봇 팔, 생명체 표본수집기와 센서도 조종한다.

과거의 원격조종 무인 잠수정보다는 기동성이 뛰어나기 때문에 연구자들은 얼음이 덮인 바다 등 접근하기 힘든 곳에서도 사용할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 광섬유 케이블은 앞으로 유인 잠수정의 행동반경을 넓히면서 모선에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보내는 데 쓸 수 있을 것이다.

◆ 바다 속의 이정표

해수면에서부터 1만1,034m의 해저에 이르기까지 심도에 따른 바다의 특성

해수면: 공기 압력은 사람이 느낄 수 없는 1.03kgf/ cm²로 전 방향에서 가해진다. kgf/cm²는 중력이 작용하는 전제하의 압력을 말한다.

10m: 수압은 해수면의 2배가 된다. 이 정도의 수심에서는 수면 밖으로 스노클을 뻗어 봐야 압력으로 인해 숨을 쉴 수가 없다.

150m: 이 깊이에서는 스쿠버 장비를 착용해도 대부분의 다이버가 두통, 떨림, 근육경련 등을 일으키는 고압신경증후군을 겪게 된다. 이는 신경이 높아진 수압을 견디지 못하고 기능 이상을 일으키면서 일어나는 증상이다.

214m: 오스트리아의 다이버인 허버트 니치가 스쿠버 장비 없이 지난 2007년 잠수한 최대 수심이다. 이 깊이에서 그의 폐는 95%가 찌그러지고 그 자리를 혈장이 채웠다.

318m: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다이버인 누노 곰즈가 지난 2005년에 스쿠버 장비를 착용하고 세운 기록이다. 산소호흡기가 입에서 떨어져 나가려고 하는 바람에 다이버가 심하게 경련을 일으켰다.

450m: 자세한 것은 기밀이지만 원자력 잠수함의 대략적인 작전 심도가 이 정도다.

1,981m: 호크스 해양기술회사의 창립자인 그래함 호크스가 건조하려는 딥 플라이트 II의 3가지 버전 중 하나의 목표 심도다. 그는 6,700m까지 잠수할 수 있는 잠수정은 물론 마리아나 해구도 정복할 수 있는 잠수정을 만들 계획이다.

3,810m: 1912년 침몰한 타이타닉호가 잠들어 있는 심도.

6,400m: 개량을 거쳐 오는 2015년 새로 선보일 잠수정 앨빈의 최대 잠수 심도.

11,034m: 이 심도의 수압은 해수면의 1,100배에 달하는 1,054kgf/cm²다. 이 깊이까지 가 본 사람은 1960년 잠수정 바티스카프 트리에스테에 탑승해 잠수한 두 사람뿐이다. 잠수정의 유리창에 금이 가는 바람에 이 기록적인 잠수는 불과 30분 만에 끝나 버렸다.


리튬이온 배터리 장착한 잠수정

현재 수심 4,500m까지 갈 수 있는 유인 잠수정은 5척뿐이다. 프랑스의 노틸호, 러시아의 미르 1호와 2호, 발라드가 타이타닉의 잔해를 탐사했던 우즈홀 해양연구소의 앨빈호, 그리고 일본의 신카이 6500호 등이 그것.

신카이 6500은 현재 운용되고 있는 유인 잠수정 가운데 가장 깊은 곳, 즉 6,500m까지 잠수할 수 있다. 보도에 따르면 중국도 현재 수심 7,000m까지 잠수할 수 있는 유인 잠수정을 만들고 있다고 한다. 이 같은 잠수정들의 기능이나 성능은 거의 비슷하다.

일반적으로 잠수함은 선체 내에 물을 채워 잠수한다. 하지만 심해 탐사용 잠수정은 훨씬 깊은 심도로 잠수하고, 임무를 완료하기 이전에는 부상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아예 잠수정 내부에 무거운 중량물을 넣는다. 즉 무거운 중량물이 잠수정 자체의 부력을 상쇄시켜 가라앉도록 하는 것.

잠수정이 원하는 심도에 가까워지면 중량물을 적당량 외부로 버려 무게와 부력의 균형을 맞춘다. 이를 밸러스트 시스템이라고 한다. 잠수정이 부상할 경우에는 내부에 있는 중량물을 모두 버리면 된다.

그러면 잠수정이 가진 자체 부력을 통해 수면까지 떠오르게 된다. 이는 마치 엘리베이터와 비슷하다. 하지만 잠수정에는 사람, 압력을 견뎌내는 전자기기, 모터, 둥근 모양의 티타늄 선체 등이 포함돼 있기 때문에 매우 무겁다. 앨빈의 경우 무게가 16.3톤이나 나간다. 이 때문에 큰 모선이 필요하다.

또한 배터리 기술의 한계로 인해 현재 쓰이는 잠수정으로는 바다 속에서 오래 머물 수 없다. 실제 앨빈의 경우 해저에서 머물 수 있는 것은 최대 4시간뿐이다.

이 때문에 유인 심해 탐사는 극히 비효율적이라는 평가도 받고 있다. 이는 지프 5대로 아프리카 대륙 전체를 탐사하는 것과 비슷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신기술 덕택에 잠수정을 대하는 엔지니어들의 접근자세도 변하고 있다. 우즈홀 해양연구소는 지난해 2,100만 달러가 소요되는 앨빈의 개량 계획을 발표했다.

관측 구(球)와 표본채취 시스템이 개선되고, 기동성을 높이며, 잠항 심도 역시 6,400m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현재 앨빈의 잠항 심도는 4,500m다.



또한 더욱 강하면서도 훨씬 가벼운 신형 티타늄 합금도 사용된다. 하지만 뭐니 뭐니 해도 앨빈 개량의 핵심은 엄청나게 발전한 리튬이온 배터리의 채용이다.

우즈홀 해양연구소는 기존의 납산전지에 비해 2배의 전력을 내면서도 훨씬 가벼운 리튬이온 배터리를 만들었다. 이는 바닷물 속에서 추진시간 및 각종 기기에 대한 전원공급 시간이 늘어난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예산 부족 때문에 앨빈의 개량 프로젝트는 2단계로 나뉘어 진행될 예정이다. 1 단계에서는 배터리의 업그레이드가 실시되는데, 이는 2011년까지 마무리될 것이다. 하지만 앨빈의 잠항 심도를 늘리는 데 필요한 작업은 희망적으로 봐도 2015년에나 끝날 제2단계에서 실시된다.

이 같은 이유 때문인지 해양학자들은 올해 미 항공우주국(NASA)의 예산이 176억 달러지만 우즈홀 해양연구소에 돈을 주는 국립 과학재단의 해양연구 예산은 불과 3억3,000 만 달러인 점을 지적한다.

자가용 비행기 닮은 민간 잠수정

호크스 해양기술회사의 창립자인 그래함 호크스는 자신의 회사에서 자가용 비행기를 닮은 잠수정을 설계하고 있다. 호크스는 영국 출신의 공학자며, 유인 탐사를 열렬히 지지하고 있는 해양학자 실비아 얼의 전 남편이기도 하다. 그는 상황을 좀 더 대담하게 보고 있다.

“앞으로 200년 내에 인간은 지구가 사실상 바다의 별이라는 점을 깨닫고 해양 탐사에 본격적으로 나설 것입니다. 그러려면 멋진 잠수정을 만들어서 타고 내려가야겠죠. 하지만 어느 바다 속에 가도 ‘호크스가 먼저 다녀갔다’라고 적힌 명패가 있을 것입니다.”

호크스의 목표는 누구나 수백만 달러만 내면 자가용 잠수정을 사서 심해 여행을 즐길 수 있게 하는 것이다. 그의 사업적 및 기술적 모델은 자가용 비행기다. 그의 잠수정은 날씬하고 기다란 동체에 날개까지 달려 있어 자가용 비행기를 연상시킨다.

조타수는 작은 내압 선체에 탑승한다. 그 밖에 모터, 전자장비, 부력을 생성하는 가벼운 발포소재 등은 모두 동체와 선체 사이에 있어 무게를 줄인다. 이 잠수정은 부력이 있어 물보다 가볍다.

하지만 날개에서 역(逆)양력을 생성하고 전기추진기가 달려있어 뜨지 못하게 막는다. 항공기가 상승하려면 양력이 필요하듯이 호크스의 잠수정도 잠수하려면 별도의 추진력이 필요하다.

호크스는 현재 비교적 얕은 수심까지 잠항하는 1,816kg급 잠수정 슈퍼 팔콘을 완성했다. 150만 달러에 달하는 이 잠수정은 300m까지 잠수 가능한 항공기형 디자인을 갖고 있다.

하지만 경량 심해 잠수정을 만드는 것은 더욱 큰 과제다. 호크스는 강한 세라믹-금속 복합 소재와 내압 리튬이온 배터리 시스템을 만들어 이 과제를 해결했다고 밝히고 있다. 4년 전 그는 탐험가 스티브 포셋을 위해 심해 잠수정인 3,600kg급 챌린저호를 건조하기 시작했다. 포셋은 이것을 타고 마리아나 해구 바닥까지 여행할 생각이었다.

하지만 펜실베이니아 주립대학의 응용연구 실험실에서 실시된 내압 실험에서 이 잠수정의 관측 창(窓)에 금이 갔다. 호크스는 관측 구(球)에 붙이는 티타늄 부속의 생산 불량으로 일어난 문제라고 해명했다.

지난 2007년 포셋이 자가용 비행기 사고로 사망하자 호크스는 챌린저 건조를 중지, 이를 포셋 미망인에게 넘기는 한편 슈퍼 팔콘 건조에 신경을 쓰기 시작했다.

현재 슈퍼 팔콘은 출시돼 있는 상태며, 호크스의 목표는 챌린저 건조 과정에서 배운 기술을 새로운 상용 잠수정 딥 플라이트 II에 접목시키는 것이다.

딥 플라이트 II는 어떤 깊이에서든지 자유 롭게 돌아다닐 수 있다. 챌린저는 앨빈이 잠수 속도를 조절할 때 쓰는 밸러스트 시스템을 사용한다.

하지만 딥 플라이트 II는 이 같은 밸러스트 시스템의 역할을 강력한 리튬폴리머 배터리로 대체할 계획이다. 즉 리튬폴리머 배터리를 통해 추진기가 추력을 발생, 잠수정을 가라앉게 함으로써 물속에서 더욱 민첩하게 움직이게 한다는 것이다.

앞으로 2년간 호크스는 새로운 잠수정을 만들겠지만 이것들은 너무 작아 과학 장비를 싣기 어렵다. 앨빈은 투박하지만 관측 구(球) 내에 여러 대의 비디오카메라와 모니터를 실을 수 있다.

호크스의 잠수정에 수납공간이 적다는 사실 때문에 일부 과학 서클에서는 호크스가 스턴트용 잠수정을 만드는 게 아닌가 하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

하지만 호크스는 그런 비판이야말로 시대에 뒤진 것이라고 말한다. 카메라 같은 장비는 갈수록 작아지고 효율도 높아지는데다 딥 플라이트 II는 로봇팔도 갖추고 있다는 것이다.

사람들이 뭐라고 비판하건 간에 호크스의 잠수정은 해양생물학자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이들이 과거에 쓰던 앨빈 같은 잠수정은 거의 이동이 불가능했지만 딥 플라이트 II는 훨씬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기 때문이다.

캘리포니아 몬테레이만 수족관연구소의 해양생물학자 브루스 로빈슨은 이렇게 말한다. “앨빈은 심해 탐사에 최적의 잠수정입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해양생물이 사는 중간 수심에서는 비효율적입니다. 기존에는 그 수심에서 효율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잠수정이 별로 없었습니다.”

궁극적으로는 정부의 후원을 받는 연구용 잠수정과 호크스의 잠수정 같은 민간 잠수정이 모두 다 해저를 탐사하게 될 것이다. 이들이 가야 할 곳은 엄청나게 넓기 때문이다. 호크스는 이렇게 말한다. “지구 표면의 3분의 2가 바다입니다. 그리고 바다는 아직도 미개척지입니다. 알지 못하는 것을 알아내고자 하는 것이 바로 인간입니다.”




타이타닉 선체 내부 탐사한 앨빈







지난 1985년 미국의 우즈홀 해양연구소는 심해 탐사용 잠수정을 이용, 얼음으로 뒤덮인 북대서양의 3,810m 해저에서 타이타닉의 잔해와 두 동강난 선체를 발견했다. 선체 발견은 잠수정 아르고가 이용됐다. 이후 우주홀 해양연구소는 잠수정 앨빈을 이용해 타이타닉의 선체 내부로 들어가 선실 안의 모습을 촬영했다. 앨빈은 이미 45년간이나 심해 탐사에 사용돼 왔고, 2,100만 달러를 들여 오는 2015년까지 대대적인 개량에 들어갈 계획이다. 개량된 앨빈은 수심 6,400m까지 잠수하고, 물속에 더 오래 머무르며, 부상속도 역시 시간당 2,864m로 기존보다 50% 빨라지게 된다.

앨빈의 제원

길이: 7.31m 너비: 2.74m 높이: 3.66m 중량: 20톤
잠수시간: 10시간 30분 승무원: 조타수 1명, 연구자 2명
최대심도: 6,400m(2015년 기준) 수직속도: 분당 47.9m

1. 조명등: LED 라이트 10묶음으로 이뤄진 조명등은 기존 전구에 비해 해저를 비추는 효율이 5배나 우수하며 수명도 4배나 길어 5년 이상 간다. 각 조명등은 연구자와 고화질 카메라를 위해 정밀 제어된다.

2. 선체: 선체의 부력은 유리 기포 강화 플라스틱이라는 소재를 통해 얻는다. 이 소재는 공기가 든 아주 작은 유리구 수십억 개를 에폭시 레진 안에 가둬 놓은 것으로 마치 강화 스티로폼과도 같다. 이를 통해 유례없는 수준의 중량 대비 강도를 자랑한다.

3. 추진기: 6개의 전기 추진기를 사용해 원하는 방향으로 잠수정을 움직인다. 보통은 움직이는 범위가 수백m지만 다른 장비를 사용하지 않을 경우 3.2km도 갈 수 있다.

4. 로봇 팔: 개량된 앨빈은 더 강하고 민첩한 로봇 팔을 갖추게 된다. 이 팔에 부착될 바스켓은 181kg의 장비 또는 표본을 담아 수면까지 가져갈 수 있다.

5. 관측 구(球): 강하고 가벼운 티타늄 합금으로 만들어진 2.1m 직경의 관측 구는 극도로 정밀한 구 모양을 하고 있다. 만일 완전한 구에서 0.5mm만 벗어난 짱구가 돼도 심해의 엄청난 압력에 짓눌려 납작해질 수 있다.

6. 관측 창(窓): 현재보다 2개가 더 늘어난 개량 앨빈의 5개 관측 창은 직경 또한 몇cm 더 넓어져 연구자들이 바다 속을 더 잘 볼 수 있게 해준다. 관측 창을 이루는 플렉시 글라스의 두께는 10cm에 달한다. 관측 창 개선으로 인해 조타수는 일어서지 않고도 좌우를 살필 수 있다.

7. 밸러스트: 철제 중량물은 앨빈을 바다 속으로 가라앉힌다. 잠수정이 해저에 도달하면 중량물 일부를 방출하고, 유리섬유 탱크에서 공기를 배출해 잠수상태를 유지한다. 부상하려면 조타수는 나머지 중량물을 버리기만 하면 된다.

8. 배터리: 리튬이온 배터리야말로 가장 큰 개선점이다. 이 배터리는 기존 납산전지에 비해 무게는 절반이지만 출력은 2배에 달한다. 이 때문에 해저에 머무르는 시간은 현재의 5시간에서 10시간으로 늘어나고, 속도 역시 2노트에서 3노트로 빨라진다.






자가용 비행기 개념의 딥 플라이트Ⅱ







호크스 해양기술회사의 창립자 그래함 호크스는 요트 같은 선박을 모선으로 사용하며, 조종하기 쉽고 경제적인 심해 잠수정 딥 플라이트 II를 만들어 개인 탐험가들의 욕구를 충족시키려고 한다. 호크스의 사업 및 기술적 모델은 자가용 비행기다. 실제 그의 잠수정은 날씬하고 기다란 동체에 날개까지 있어 자가용 비행기를 연상시킨다. 딥 플라이트 II는 1명 또는 2명을 태우고 최대 1만1,000m까지 심해로 들어갈 수 있다. 또한 수영을 하는 것처럼 엎드린 자세로 조종하기 때문에 자연스럽고 편안하며, 조타수의 눈이 관측 창과 로봇 팔에 가장 가깝게 위치한다.

딥 플라이트 II의 제원

길이: 4.87m 너비: 1.37m 높이: 1.21m 중량: 2,270kg 잠수시간: 8시간 승무원: 1~2명
최대심도: 초기 버전은 1,981m. 향후 목표 1만1,000m 수직속도: 부상 때는 분당 150m, 잠수 때는 분당 120m

1. 배터리: 최신 리튬이온 배터리인 리튬 폴리머 배터리를 사용한다. 배터리 하우징은 여압처리가 돼 있어 부력을 높이는데 도움이 된다.

2. 외부 선체: 미 해군이 개발하고 호크스의 제작팀이 개량한 외부 선체의 합성 세라믹은 티타늄보다 중량 대비 강도가 우수하다. 외부 선체는 내부 선체와 배터리 등 기타 장비를 둘러싸고 있다.

3. 조종실: 조타수는 엎드린 채로 조이스틱을 이용해 날개를 조작, 잠수정을 조종하게 된다. 엎드린 자세로 조종하기 때문에 자연스럽고 편안하며, 조타수의 눈이 관측 창과 로봇 팔에 가장 가깝게 위치한다. 또한 여압실의 크기도 최소화할 수 있다. 때문에 이 잠수정의 무게는 2,270kg에 불과하다.

4. 추진기: 작업을 할 때는 5엽 프로펠러가 달린 4쌍의 전기 추진기를 사용해 해저 근처에서 정밀한 조종이 가능하다. 바다 속의 벼랑을 코앞에 두고 호버링하는 것도 가능하다. 외부 경치를 그냥 구경할 때는 두 개의 고속추진기를 사용해 분당 200m의 속도로 전진한다.

5. 날개: 이 잠수정은 2개의 짧은 날개를 사용해 물속에서 어느 방향으로든 갈 수 있다. 이 잠수정은 비행선처럼 느리게 상승 또는 하강하는 것이 아니라 날개 주변에 물을 빠르게 흐르게 해 항공기의 양력과는 반대 방향으로 작용하는 역(逆)양력을 만든다. 이 잠수정의 잠수 속도는 분당 120m로 현재 쓰이고 있는 잠수정의 4배다.

6. 조명등과 카메라: 날개와 선수에 장착된 LED 램프를 사용해 조종사는 선내의 고화질 카메라로 12m 앞의 어두운 심해 속 풍경을 촬영할 수 있다. 레이저로 전방의 장애물도 탐지한다. 또한 소나로 물속을 살펴 바다 생명체를 발견, 도망치기 전에 신속히 사진을 촬영할 수 있다.

7. 내부 선체: 원통형 객실은 구형 객실보다 2배는 더 강해야 한다. 수압이 가해지는 방식은 객실 모양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이다. 호크스는 항공우주 용도로 개발된 특수한 탄소복합 소재를 내부 선체로 사용했다.

이 소재는 표준 탄소섬유보다 압력에 견디는 힘이 강하며, 균열에 버티는 힘도 강하다. 보통 탄소섬유는 섞어 짠 형태로 돼 있는데, 약점은 섬유가 겹치는 부분이다. 하지만 이 잠수정에 쓰이는 탄소복합 소재는 직조를 할 때 컴퓨터를 사용, 섬유 옆에 또 다른 섬유를 위치시킨다. 탄소복합 소재는 티타늄보다 가벼우며 부력 발생에 도움이 된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