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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하라 사막에 세워지는 사상 최대 규모의 태양열 발전소

일반적으로 태양에너지를 이용하는 발전에는 태양광 발전과 태양열 발전이 있다. 태양광 발전은 광전효과, 즉 물질이 태양빛을 흡수하면 물질의 표면에서 전자가 생겨 전기를 발생시키는 효과를 이용하는 것이다.

태양빛→전기의 프로세스를 통해 직접적으로 전력을 생산하는 것. 반면 태양열 발전은 태양빛의 열로 물을 끓여 증기를 발생시키고, 이를 이용해 터빈을 돌려 전력을 생산하는 것이다. 태양빛→기계에너지→전기의 프로세스가 이루어지는 것.

지금 사하라 사막에서는 인류 역사상 최대 규모의 태양열 발전소를 짓는 야심찬 계획이 추진되고 있다. 이 같은 계획이 실현되면 북아프리카와 중동은 물론 유럽까지 에너지와 환경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게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불모의 땅으로만 알려져 왔던 사하라 사막에 사상 최대 규모의 태양열 발전소를 짓는 야심찬 계획이 추진되고 있다. 데저텍 프로젝트(Desertec Project)가 바로 그것. 사하라 사막에 무진장으로 쏟아지는 태양빛을 전기로 바꿔 해당지역은 물론 유럽에도 보낸다는 게 핵심 골자며, 송전망은 북아프리카-중동-유럽을 잇는 유럽 슈퍼그리드로 통합된다. 한마디로 데저텍 프로젝트는 에너지 문제도 해결하고 지구온난화 등 환경 문제도 잡겠다는 일석이조의 도전인 셈이다.

사막을 태양에너지 보고로 전환

사하라 사막은 지구상에서 제일 넓은 사막이자 가장 가혹한 곳이다. 면적이 860만㎢를 넘는 이 사막은 북아프리카 대부분을 뒤덮고 있으며, 미국이나 유럽 대륙 전체의 면적과도 필적하는 크기다. 사하라라는 지명 자체가 아랍어로 '가장 큰 사막'을 의미한다.

사하라 사막은 1만년 전 마지막 빙하기가 끝났을 때는 현재보다 훨씬 습도가 높은 고온 다습 기후였다고 한다. 빙하기가 끝났을 때 사하라 북부는 건조한 기후가 됐지만 남부는 몬순의 영향으로 고온다습한 상태를 유지했다는 것. 하지만 BC 3400년경 몬순이 현재의 사하라 이남으로 물러나면서 사막화가 진행, 대략 5,000년 전부터는 현재의 사막 모습을 갖추게 됐다.

사하라 사막의 생활환경은 대단히 척박하다. 이곳의 연평균 강수량은 20mm도 채 안 된다. 연평균 기온 역시 27℃에 달한다. 낮에는 보통 50℃가 넘어가고, 밤에는 20℃ 이하로 떨어진다. 따라서 이 드넓은 땅에 살고 있는 인구는 250만 명에 불과하다.

하지만 이처럼 가혹한 환경의 사막에도 풍부한 자원이 존재한다. 그것은 바로 끊임없이 내려쬐는 태양빛. 지표면에 2주일 동안 내려쬐는 태양빛의 총량은 인류가 1년 동안 소비하는 모든 에너지의 총량과 맞먹는다. 다만 인류는 이 거대한, 그리고 무한정에 가까운 태양에너지를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하지만 이 같은 상황도 바뀔 가능성이 있다. 독일을 축으로 한 유럽 기업들이 컨소시엄을 구성, 사하라 사막에 인류 역사상 최대 규모의 태양열 발전소를 지으려는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데저텍으로 명명된 이 프로젝트가 실현된다면 사하라 사막에 쏟아지는 태양빛을 이용해 공해 없는 청정한 전력을 만들 수 있다. 그리고 이 전력은 북아프리카와 중동은 물론 유럽의 일반 가정과 기업에도 보낼 수 있게 된다.

데저텍 프로젝트의 전반적 윤곽

사하라 사막에 사상 최대 규모의 태양열 발전소를 건립한다는 프로젝트는 지난 7월 13일 독일 뮌헨에서 12개 유럽 회사가 데저텍 파운데이션을 창립함으로써 공식 출범했다. 지난 10월 30일에는 이 프로젝트를 담당할 컨소시엄 형태의 유한회사인 데저텍 인더스트리얼 이니시어티브가 설립됐다.

사하라 사막에 태양열 발전소를 짓는 데 들어가는 4,000억 유로의 비용을 부담할 컨소시엄에는 TREC, 독일은행, 지멘스, ABB, E.ON, RWE, 아벤고아 솔라, 세비탈, HSH 노르드방크, M&W 찬더 홀딩, MAN 솔라 밀레니엄, 쇼트 솔라 등의 회사가 참여하고 있다. 독일계 재보험 회사인 뮤니크리는 이 컨소시엄을 이끌어가게 된다. 이 외에 ENEL, 프랑스 전력, 스페인 레드전력과 모로코, 튀니지, 이집트 등의 기업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독일항공우주연구소(DLR)가 독일 정부에 제출한 TRANS-CSP 보고서에 따르면 데저텍 프로젝트를 통해 사하라 사막에 건설할 태양열 발전소는 최대 100GW(기가와트)의 전력을 생산하게 된다. 그리고 이 가운데 유럽으로 보내지는 전력은 유럽 수요의 15%를 담당하게 된다.

100GW는 석탄을 사용하는 화력발전소 100개가 생산하는 전력량과 맞먹는다. 면적이 1만7,000㎢나 되는 이 태양열 발전소 건설에 필요한 기술적, 경제적 사항은 오는 2012년 발표될 예정이다.

다만 전반적인 윤곽은 이렇다. 태양열 발전소에서 생산한 전력을 20개의 고전압 직류 송전선을 통해 유럽으로 보낸다. 이 과정에서의 전력 손실은 15% 정도. 경로는 모로코에서 지브롤터 해협을 거쳐 스페인, 알제리에서 발레아레스 제도를 거쳐 프랑스, 튀니지에서 이탈리아, 리비아에서 그리스, 그리고 이집트에서 키프로스를 경유해 터키로 가는 것이다.

데저텍은 북아프리카와 중동을 유럽과 하나로 묶는 초대형 단일 송전망인 유럽 슈퍼그리드에 통합된다. 북해에서는 풍력, 스칸디나비아에서는 수력, 아이슬란드에서는 지열, 그리고 동유럽에서는 바이오연료로 만든 전기가 모두 이 유럽 슈퍼그리드 안으로 흘러들어간다. 여기에 태양에너지까지 더해지면 모든 종류의 친환경 발전방식이 갖춰지게 되는 것이다.

데저텍 프로젝트를 지지하는 사람들은 이 프로젝트가 유럽을 지구온난화에 맞서는 최전선으로 만들어주고, 온실가스의 배출 없이 유럽·북아프리카·중동의 경제를 발전시켜 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이 프로젝트로 인해 독일에서만 24만개의 일자리가 창출될 것이며, 2050년이 되면 무려 2조 유로 상당의 전력이 생산될 것이라고 말한다.

3개 지역의 재생에너지원 통합

재생에너지 개발과 북아프리카-중동-유럽을 하나로 묶는 고전압 직류 송전망 연결은 이 지역의 생존에 필수적이다. 하지만 이 같은 송전망이 완비되려면 적어도 20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그런 만큼 이 같은 목표 실현에 필요한 정책적, 경제적 지원이 뒷받침돼야 한다. 특히 물이 귀한 북아프리카와 중동에서는 지속 가능한 에너지를 통해 해수를 담수화, 용수를 얻는 것도 중요한 일이다.

저렴하고, 환경친화적이며, 안정적으로 전기를 공급받을 수 있는 새로운 발전방식으로 전환하려면 엄격한 기준을 충족시켜 새로운 발전방식의 지속 가능성을 인정받아야 한다.

특히 중요한 것은 필요할 때 언제라도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화력과 원자력 발전방식이 대세인 것도 이 같은 기준을 충족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이들 발전 방식은 가장 쉬운 방법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 같은 에너지원은 언젠가 고갈될 것이며, 지구를 오염시킨다는 부작용도 있다.

현재 수력발전을 제외하면 재생 가능한 에너지는 발전 분야에 그리 널리 쓰이지 못하고 있다. 화석연료나 원자력에 비해 개발은 물론 필요할 때 바로 사용하는 것이 용이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일부 재생 가능한 에너지는 제한된 기간 동안 만큼은 보존이 가능하지만 대부분은 있을 때 써야 한다. 이 때문에 여러 가지 기술을 혼합해 재생 가능한 에너지도 인간이 필요할 때 언제나 사용할 수 있도록 하며, 지속 가능성을 유지하는 것이 미래 전력공급의 과제이기도 하다.

일반적인 관측에 따르면 21세기 중반이 되면 인류는 지구에 있던 화석연료 대부분을 발전 및 교통 용도에 써버릴 것이라고 한다. 그리고 전 세계 화석연료의 수요도 줄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화석연료의 대량 사용은 자원고갈뿐 아니라 지구온난화라는 문제 또한 야기시킨다.

사실 화석연료 소비를 줄이기만 하는 것은 연료 고갈의 날을 미루는 효과 말고는 없다. 따라서 에너지 고갈과 환경 문제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면 재생에너지로 에너지원의 주류를 전환해야 한다. 이것이 해법이다.

하지만 유럽의 상황은 복잡하다. 유럽은 풍력, 수력, 지열 등 다양한 재생에너지를 가지고 있지만 워낙 인구밀도가 높기 때문에 이 같은 재생에너지로도 수요를 다 충족시키지 못한다. 이 같은 상황에서 유럽, 북아프리카, 중동의 재생에너지원을 하나로 통합한다면 이 세 지역은 깨끗하고 안정적인 에너지를 가장 빠르고 경제적으로 조달받을 수 있게 된다.







비전 실현 위한 선제적 해결 요소

데저텍의 비전을 실현하려면 몇 가지 요소를 선결해야 한다. 우선 유럽 내의 단일 전력시장을 북아프리카와 중동지역으로까지 확대, 공급자와 수요자를 연결해주는 대륙 간 송전망을 만들어야 한다. 유럽 슈퍼그리드 사업은 바로 이를 위한 것이다.

또한 전력 공급량이 증가하는 데도 기존의 송전망을 늘리지 않으면 병목현상이 일어난다. 이 때문에 기존의 고전압 교류 송전선을 고전압 직류 송전선으로 바꿔줘야 한다. 고전압 직류 송전선을 사용하면 송전 과정 중 전력 손실이 1,000km당 3%에 불과하다.

물론 북아프리카-중동지역에서 유럽으로 전력을 보내기 위해서는 거리상 15%의 전력 손실이 불가피하다. 하지만 북아프리카 지역의 태양에너지가 유럽의 2배에 달한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이 같은 결점은 충분히 상쇄된다. 더구나 북아프리카-중동지역의 계절별 태양에너지 변동은 유럽보다 덜한 편이다.

독일항공우주연구소의 보고서에 따르면 북아프리카-중동-유럽을 연결하는 100GW 규모의 송전망을 만들려면 450억 유로가 들어간다. 물론 이 비용은 30여개 이상의 참가국이 10년 이상 나누어 내는 것이기 때문에 한 나라가 연간 부담해야 할 비용은 1억5,000만 유로에 지나지 않는다.

하지만 현재 태양열 발전과 풍력발전 쪽에는 투자가 별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아직은 기존 자원들이 경제적으로 우월한 상황이며, 지구 대기에 이산화탄소를 배출해도 금전적 부담이 없기 때문이다.

이 같은 상황이 해소될 때까지는 재생에너지에 고정가격 구매제도와 같은 지원책이 필요하다. 고정가격 구매제도란 재생에너지로부터 얻은 전력을 일정기간 동안 전력시설에 고정가격으로 판매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참여기업의 금융기관 대출이 용이해져 안전한 투자환경을 만들 수 있다. 고정가격 구매제도는 현재 독일과 스페인에서 성공리에 운용되고 있다.

또한 유럽 내 탄소배출권 판매로 얻은 돈, 현재까지 이루어진 기후보존 투자 프로그램의 수익, 정치적으로 불안한 지역에 직접 투자할 예정이었던 돈을 재생에너지 사업에 투자하는 지원책도 있다. 이 같은 지원만 있다면 유럽연합의 '20-20-20' 목표, 즉 2020년까지 20년 전의 20%에 해당하는 이산화탄소를 감축한다는 목표를 달성하는 것도 가능하다.





태양열 발전이 갖고 있는 메리트

데저텍은 태양열 발전으로 전력을 생산하게 될 예정이다. 태양열 발전소는 태양열 발전을 안정적으로 수행하기에 가장 이상적이다. 태양빛을 바로 전기로 바꾸는 태양광 발전과는 달리 태양에너지를 열의 형태로 모은다. 그리고 일반적인 화력발전소와 마찬가지로 이 열을 이용해 발전을 하는 것이다.

태양열 발전에도 여러 가지 형태가 있다. 첫 번째는 반사경을 이용해 모은 태양열로 오일과 물 등 여러 가지 용액을 가열하고, 이 열로 수증기를 만들어 터빈을 돌리는 방식이 있다. 이 같은 방식에는 2가지가 있다. 파라볼라 형태의 반사경으로 태양빛을 모아 오일을 가열, 이 열로 증기를 생산하는 태양열 집열관 방식과 반사경으로 물을 직접 가열해 증기를 생산하는 선형 프레넬 집광기 방식이 있다.

두 번째는 넓은 면적에 놓인 반사경으로 발전소 중앙 탑의 세라믹 열 흡수기에 태양빛을 모아 이 열로 증기를 생산하는 솔라 타워 방식이 있다. 스페인에 세워진 이 방식의 시제 발전소는 총 면적 2만1,000㎡의 반사경을 가지고 있으며, 열 흡수기를 1,000℃ 이상으로 가열해 1㎿의 전력을 생산한다.

세 번째 접시형태의 반사경을 통해 반사경 중앙의 스털링 엔진에 열을 모아 발전하는 디시엔진 방식도 있다. 스털링 엔진에 모인 열로 밀폐된 피스톤 챔버 내의 가스를 가열 및 팽창함으로써 전력을 생산하는 것.

이 같은 태양열 발전은 태양광 발전에 비해 많은 이점을 가지고 있다. 우선 발전소 규모에 걸맞는 전력 생산이 가능하며, 구조도 비교적 간단한 편이다.

태양열 발전을 이용하면 야간에도 전력을 생산할 수 있다. 낮에 가열한 용액을 보온이 되는 컨테이너에 보관했다가 전기가 필요할 경우 그 열을 이용해 전력을 생산하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구름이 낀 날이나 악천후 때는 석유, 천연가스, 바이오연료 등의 보조연료를 사용해 터빈을 돌린다. 이렇게 하면 언제라도 전력을 생산할 수 있다.



태양열 발전의 결정적인 이점은 가격이다. 태양열 발전소는 같은 출력의 태양광 발전소보다 발전비용이 몇 분의 1밖에 되지 않는다. 또한 쓰고 남은 폐열로는 해수를 담수화하는 등의 방식으로 지역 주민들에게 이득을 제공할 수 있다. 그 결과 미국, 중국, 오스트레일리아, 이스라엘 등에서는 여러 개의 태양열 발전소 설립 계획을 추진 중이다.

반면 태양광 발전은 태양열 발전보다 발전 비용도 비쌀 뿐 아니라 전력을 저장하려면 양수발전장치와 같은 비싼 시스템을 써야 한다. 양수발전이란 야간이나 전력이 풍부할 때 펌프를 가동, 아래쪽 저수지의 물을 위쪽 저수지로 퍼 올렸다가 전력이 필요할 때 방수해 발전하는 것을 말한다.

유럽의 양수발전장치에 북아프리카 및 중동에서 얻은 대량의 전력을 저장하려면 지금보다 더욱 강력한 송전선이 필요하며, 그 송전선도 하루에 몇 시간 동안만 최고 효율로 가동될 뿐 나머지 시간은 놀게 된다.

또한 태양광 발전에서 얻은 에너지를 보관하려면 고효율 차세대 배터리도 필요하다. 하지만 대규모 발전소에 걸맞는 배터리 연구는 아직도 걸음마 단계다. 물론 태양광 발전에도 장점은 있다. 태양열 발전은 직사광선을 받아야 하고, 구름이 낀 날이면 발전 효율이 떨어진다. 이에 비하면 태양광 발전은 밤이 될 때까지는 어떻게든 발전이 이루어진다.

하지만 사하라 사막의 태양빛은 워낙 강렬하기 때문에 태양열 발전의 단점은 충분히 상쇄되고도 남는다. 1㎡의 사하라 사막이 받는 연간 태양에너지는 원유 2배럴의 열량보다도 높다. 데저텍 프로젝트에서는 가로 세로 250km의 땅만 있으면 전 유럽, 그리고 가로 세로 600km 정도의 땅만 있으면 전 세계의 전력수요를 충당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데저텍 프로젝트 실현 위한 기술

이번 달 7일부터 열리는 코펜하겐 기후협약에서는 2050년까지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현재의 몇 %로 줄일 것인지 논의하게 되며, 이에 필요한 기술도 언급될 것이다.

하지만 목표가 얼마가 됐든 태양광 발전은 이 같은 목표를 이루기에는 역부족일 것으로 보인다. 태양광 발전은 작은 규모로도 발전이 가능하며, 구름 낀 날에도 전력을 생산할 수 있지만 태양광 패널의 비용이 너무 비싸다. 이 때문에 태양광 발전 지지자들은 주로 집 지붕에 태양광 패널을 달아 자가발전을 하는 용도로 이 방식을 권하고 있다.

데저텍 프로젝트를 실현하기 위한 기술들은 이미 개발 중이거나 이미 실용화된 지 수십 년이 된 것도 있다. 실제 3GW의 전력을 장거리로 보낼 수 있는 고전압 직류 송전선은 수 년 전부터 ABB와 지멘스에 의해 개발돼 오고 있다.

지난 2006년 하노버에서 열린 세계 에너지 회담에서 ABB 및 지멘스 대표들은 유럽 슈퍼그리드 건설이 기술적으로 충분히 가능하다고 밝힌 바 있다. 그리고 지난 2007년 7월 지멘스는 중국에 5GW급 고전압 직류 송전선 가설 계약을 따냈다.

현재 태양열 발전소는 최대 출력 2,000㎿ 급이 건설 중이거나 가동 중에 있다. 캘리포니아의 모하비 사막에서는 반사경을 이용한 태양열 발전소 9개를 연결, 지난 1985년부터 현재까지 20년 이상 최대 300㎿의 전력을 생산하고 있다.

또한 스페인 정부는 앞으로 25년간 ㎾/h 당 26 유로 센트의 고정가격 구매제도를 적용할 것을 보증, 스페인 내에서 태양열 발전을 하기에 이상적인 조건을 제공하고 있다. 아프리카, 아메리카, 중국, 인도, 오스트리아, 중동, 북아프리카 등 스페인보다 태양빛이 더욱 강한 곳이라면 고정가격을 더욱 낮출 수 있다.

독일항공우주연구소는 앞으로 수십 년간에 걸쳐 대규모 태양열 발전이 이루어진다면 예상 비용은 ㎾/h 당 4~5 유로 센트로 인하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한 태양열 발전에 드는 원자재의 비용은 화석연료보다 인상률이 낮기 때문에 가까운 장래에 충분한 가격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2050년까지 북아프리카와 중동지역에서 100GW의 전력을 생산, 자국 내 수요 충당은 물론 수출까지 하려면 발전소 건설 및 송전선 설치에 상당한 자금이 투입돼야 한다. 이 때문에 이 프로젝트는 민간 투자자에게도 상당히 매력적인 투자대상으로 비춰지고 있다.

발전에 사용할 냉각수 확보 난제

데저텍 프로젝트에도 문제점은 있다. 우선 태양열 발전소의 건립 장소가 사하라 사막이어서 좋은 점도 있는 반면 나쁜 점도 있다. 석탄을 사용하는 화력발전소와 마찬가지로 태양열 발전은 발전기의 터빈을 통과한 증기를 식혀 응축시키는 데 대량의 냉각수가 필요하다. 모하비 사막에 있는 태양열 발전소도 1㎿/h의 전력을 생산할 때마다 약 3,000ℓ의 냉각수를 소모한다.

하지만 사막 한가운데에는 물이 없다. 앞으로 사하라 사막에 건설될 태양열 발전소가 ㎢ 당 연간 12만㎿/h의 전력을 생산한다고 보면 냉각수는 자그마치 3억5,000만ℓ나 필요하다. 이 정도의 물을 해당 면적 부에으면 무려 35cm의 수심이 형성될 정도다. 밀농사를 지을 수도 있는 양이다.

물론 사하라 사막에도 물은 있다. 사하라 사막 지하의 누비안 대수층은 무려 6만㎦의 물을 보유한 세계 최대의 대수층이다. 대수층이란 지하수를 함유한 지층으로 모래, 자갈, 실트, 점토 등 공극 양이 많은 것으로 구성된다. 공극은 토양의 물리적 성질 가운데 하나로 토양 입자 사이의 틈을 말한다.

하지만 누비안 대수층은 재사용 가능한 자원이 아니다. 이곳의 물은 강수로 보충되지 않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 물을 끌어다 쓰기 위해서는 엄청난 돈이 필요하다.

리비아는 이곳의 물을 해안농장의 농업용수로 사용하기 위해 무려 270억 달러나 되는 돈을 쏟아부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누비안 대수층에서 끌어다 쓰는 물은 불과 2㎦밖에 되지 않는다. 그것도 무려 4m 직경의 파이프 3,500km를 거쳐 간신히 지면으로 끌어와 '인간이 만든 가장 거대한 강'을 건설했음에도 말이다.

냉각수를 구하는 데 이렇게 많은 돈이 든다면 데저텍 프로젝트는 수지가 맞지 않는다. 게다가 이곳의 물은 재사용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친환경적이라는 장점도 얼마간 사라진다.

올 들어 지난 2월 미국 에너지부가 의회에 제출한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사막 지역에서 태양열 발전을 하는 데 가장 큰 걸림돌은 바로 냉각수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올 4월 미국 국립공원청도 모하비 사막에서의 태양열 발전이 지하수 자원을 고갈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태양열 발전기 냉각에 물 대신 공기를 쓰면 어떨까. 이 경우 물 사용량은 90% 정도 줄어든다. 하지만 이 같은 방식도 나름의 문제가 있다. 공랭식은 수랭식보다 효율이 떨어진다. 효율이 떨어지는 냉각기로도 냉각을 하려면 더 넓은 땅이 필요하다. 그러면 투입자본과 운영비가 올라간다.

독일항공우주연구소가 제출한 보고서에는 데저텍의 물 수요량에 대해서는 언급하고 있지 않다. 그 대신 이 보고서는 발전소가 출력의 일부를 사용해 해수를 담수화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데저텍 프로젝트 지지자들은 북아프리카의 여러 나라 정부들로 하여금 땅을 제공해 유럽에 수출할 전기를 만들게 하려는 데 이 점을 이용하고 있다. 태양빛으로 전력을 생산하면 이의 부산물로 농업용수와 음료수를 생산할 수 있다는 것. 이렇게 되면 늘어나는 인구를 먹일 식량과 식수를 제공받을 수 있게 된다는 논리다.

독일항공우주연구소의 보고서에 따르면 앞으로 40년 후에는 북아프리카의 용수 수요가 현재보다 3분의 2 량 늘어날 것으로 전 망되고 있다. 그리고 이 지역은 매년 지하수를 35조ℓ나 뽑아 쓰고 있다. 하지만 2050년이 되면 데저텍은 이곳의 담수 생산량을 2배로 늘여줄지도 모른다.

그런데 이 같은 해수의 담수화를 위해서는 근처에 바닷가가 필요하다. 하지만 태양열 발전소를 바다 근처에 짓는 것은 현명한 판단이 못 된다. 구름이 많이 끼기 때문이다. 독일항 공우주연구소의 보고서에 따르면 대서양과 지중해 연안의 태양에너지는 상업용으로 적합한 수준, 즉 매년 ㎢ 당 2㎿/h의 전력을 생산할 만큼은 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나 있다.





투자비용과 정치적 상황도 문제

데저텍 프로젝트를 반대하는 사람들은 구태여 사하라 사막에 태양열 발전소를 짓지 않아도 된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유럽의 각 가정이 건물 옥상을 통해 태양광을 자가발전하는 것으로 족하다는 것.

대표적인 인물은 독일의 건물 지붕에 10만 개의 태양광 패널을 설치하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 독일 의원 헤르만 쉬어. 그는 데저텍 프로젝트에 투입되는 돈을 지붕의 태양광 발전에 돌리면 유럽의 각 가정은 훨씬 저렴한 가격으로 자가발전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데저텍 프로젝트의 투자비용 문제는 어떨까. 발전을 위한 비용 측면에서만 보면 데저텍과 같은 태양열 발전소가 월등히 싸다. 현재 스페인에 있는 태양열 발전소의 발전비용은 연간 ㎿/h당 1,670유로다. 같은 조건에서 태양광 발전소의 발전비용은 2배가 넘는 4,000 유로다.

하지만 무인운영이 가능한 태양광 발전소와는 달리 태양열 발전소는 직원을 상시적으로 붙여줘야 한다. 게다가 구조가 간단해 패널을 설치한 순간부터 전력을 생산해내는 태양광 발전소와는 달리 태양열 발전소는 모든 설비가 구비될 때까지는 전력을 생산해내지 못한다.

특히 데저텍의 경우 북아프리카에서 유럽으로 전력을 보내는 데도 만만찮은 비용이 든다. 오스트리아 국제응용시스템분석연구소의 안토니 파트가 분석한 바에 의하면 데저텍은 향후 20년간 200억~500억 유로의 발전비용이 필요한 만큼 이 기간 동안은 화력발전소에 비해 가격 우위를 확보하기 힘들 것이라고 한다. 이 비용은 같은 기간 동안 독일이 태양광 패널에 주는 정부 보조금과 맞먹는 액수다.

정치적인 문제도 골칫거리다. 데저텍 건설에 적합한 토지 가운데 3분의 2가 알제리, 리비아, 사우디아라비아에 있다. 유럽은 미국과 마찬가지로 정치적으로 불안정한 이들 나라에 장래의 에너지를 선뜻 맡기기 힘들다. 현재도 서구는 사우디아라비아, 이란, 이라크에 석유를 의존하고 있는 형편인데 태양에너지까지 의존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것.

아프리카도 상황은 마찬가지. 나이지리아의 재생에너지 기업인 누바도르프의 사장 이페아니 아마주오이는 일명 데저텍 아프리카라는 조직을 만들었다. 그는 이 조직을 통해 데저텍에서 생산된 전기는 아프리카가 확보해야 한다는 운동을 펼칠 계획이다.

만약 데저택이 들어설 나라의 정부가 까다로운 행정절차를 고집한다거나 발전소 시설을 무력으로 독점한다면 큰 문제가 발생한다. 여기에는 라이선스 계약 조항을 위반할 가능성도 포함된다.

또한 국경분쟁 중인 알제리와 모로코 등 서로 사이가 좋지 않은 북아프리카 각국 간에 협력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꽤나 난감한 사태가 생길 수 있다. 특히 태양열 발전소와 송전망은 그 자체로도 기가 막힌 테러의 표적이 될 수 있다.

이처럼 데저텍이 넘어야 할 장애는 많다. 하지만 성공한다면 재생에너지 역사에 한 획을 긋는 사건이 될 것이며, 재생에너지를 에너지원의 주류로 올려놓아 화석연료를 확실하게 대체할 수 있게 될 것이다.

글_이동훈 과학칼럼니스트 enitel@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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