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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고령화 사회 뇌질환 정복 프로젝트 본격 시동

최근 고령화가 급속도로 진행되면서 치매와 같은 각종 퇴행성 뇌질환의 발병률이 급증하고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전 세계적으로 다양한 연구가 진행 중에는 있지만 아직까지 뚜렷한 해결책은 나와 있지 않은 상태다.

때문에 치료제 개발에 성공한다면 그 파괴력은 상당할 것으로 예견된다. 최근 이 같은 막대한 블루오션 시장을 선도하기 위한 국내 연구팀들의 노력이 가속화되고 있다.


뇌는 인체 내의 소우주라 불릴 만큼 복잡하고 미묘한 존재다. 약 1,000억개의 신경세포들이 복잡다단하게 연결되면서 신경세포 1개당 평균 1,000 개의 시냅스(synapse)를 형성, 100조 가지의 서로 다른 명령을 수행한다.

이 시냅스 또한 경험 등에 의해 계속 변화해 뇌의 작동기전을 파악하는 것은 우주를 이해하는 것과 비견될 만큼 어렵고 난해한 작업이다. 성인 기준 1.4㎏에 불과한 뇌를 인체 내의 소우주라 칭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만일 인간이 뇌를 완벽히 이해하는 데 성공한다면 우울증, 공포, 스트레스, 통증 등 온갖 정신적·육체적 고통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다. 특히 뇌졸중, 자폐증 등의 뇌 관련 질환과 고령화 사회를 맞아 급격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알츠하이머병, 파킨슨병 등 퇴행성 뇌질환의 완전한 정복도 가능하다.

인간 뇌단백질체 지도 제작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질량분석연구부 박영목 박사는 바로 이러한 꿈의 시대를 열기 위해 '인간 뇌단백질체 지도(Human Brain Proteome Atlas)' 제작 연구에 주력하고 있다.

인간 뇌단백질체 지도의 제작은 세계인간프로테옴학회(HUPO)가 주도하는 인간뇌프로테움프로젝트 (HBPP)의 일환으로서 치매나 뇌의 노화와 같은 퇴행성 뇌질환에 관여하는 바이오마커의 4차원 지도를 제작, 퇴행성 뇌질환의 발병 기작을 분자 수준에서 규명하는 것이 목표다.

HBPP 국제위원장이기도 한 박 박사는 최근 기초원 오창캠퍼스에서 개최된 국제 워크숍에서 인간 뇌단백질체 지도 제작을 위한 기본 틀을 마련했다. 이번 회의에서는 뇌 연구의 표준운용 규정을 바탕으로 뇌단백질체 지도 작성의 목적과 타당성에 대한 논의가 진행됐으며 인간 뇌 표준시료의 종류와 확보 방법, 각 시료에서 얻어지는 단백질의 분석법, 프로젝트 참여인원 등에 대한 논의가 진행됐다.

그 결과 박 박사를 위시한 HBPP 연구팀은 향후 2년간 사람의 대뇌 기저핵을 중심으로 파킨슨병 및 헌팅턴병 환자와 정상인의 뇌를 비교하고 발병 원인을 규명하는 연구를 수행키로 합의했다. 또한 이와 동시에 뇌단백질체 지도도 작성해 나갈 방침이다.

연구에 필요한 인간 뇌조직을 브라질 인간뇌조직은행의 수장인 레아 그린버그 교수가 공급키로 함에 따라 연구팀은 브라질의 50~70세 백인 남녀의 좌뇌를 중심으로 연구를 수행해나갈 계획이다. 특히 뇌 단백질 시료 분석에는 기초연이 보유한 최첨단 질량 분석기를 활용한 비교정량분석법이 사용될 예정이다.

이번 국제공동연구에는 5~6개 이상의 연구팀이 참여하게 되는데 오는 9월 호주 시드니에서 열리는 HUPO 국제학회를 통해 프로젝트의 출범을 공식 천명한 뒤 본격적인 연구에 돌입하게 된다.

박 박사는 "HBPP에 의해 인간 뇌 프로테옴 지도가 완성되면 대다수 퇴행성 뇌질환 및 뇌기능 장애의 원인 규명이 가능해진다"며 "이는 새로운 진단법과 치료제의 개발을 유도, 인류의 뇌 질환 정복 속도가 한층 가속화 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는 또 포스트 게놈 시대의 핵심기술인 프로테오믹스의 원천기술의 확보로 이어져 국내 바이오 산업의 경쟁력 제고, 차세대 뇌 중심 융합연구에서의 참여 지분 확보 등 국가적으로 누리게 될 이점도 크다.

박 박사는 "뇌 과학은 뇌의 신경생물학적 구조와 기능을 규명, 인지·사고·언어·행동 등의 정신활동에 대한 포괄적 이해를 목적으로 한다"며 "뇌 연구 자체가 인간 본질을 규명하는 원천지식의 보고(寶庫)라는 점에서 21세기 중반 이후 뇌 중심 융합기술로의 연구 패러다임 전환이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차세대 뇌자도 검사장치 개발

뇌 질환이라는 블루오션 시장의 선도를 위한 국내 연구팀의 노력은 또 있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 뇌인지측정연구단 이용호 박사팀이 개발한 차세대 뇌자도 검사장치가 그것이다. 이 장치는 뇌 신경회로의 미세 전류에 의해 발생하는 자기장을 측정, 뇌 기능을 연구하고 간질 등의 기능성 질환을 진단하는 연구·의료기기다.

뇌의 자기장은 고감도 초전도자기 센서(SQUID, 스퀴드)로 실시간 측정되는데 이 장비를 활용하면 신경 전류의 공간적 정보를 매핑할 수 있어 뇌기능 진단에 직접적 메리트를 제공한다.

또한 뇌신경의 전기활동을 초당 1,000장까지 이미지화 해주기 때문에 순간적으로 일어나는 뇌신경전류의 변화를 포착, 뇌에서 나타나는 인지과정을 놓치지 않고 측정·이해할 수 있다.

특히 뇌자도 검사는 비접촉·비파괴 진단기술로서 인체에 전혀 해가 없어 간질 환자의 간질 유발 부위를 정확히 진단하거나 각 부위별 뇌 기능 분포조사, 수술 전후의 뇌기능 변화 진단 같은 용도에도 높은 활용성을 지닌다.

연구팀에 따르면 이번에 개발한 뇌자도 검사장치는 그 능력을 좌우하는 스퀴드 센서의 성능이 단연 세계 최고 수준이다. 무려 128개의 스퀴드 센서 로 128 채널을 구성, 뇌 전체의 전기활동 정보를 단 1회의 측정으로 파악해 낸다.

또한 각 스퀴드 센서는 현재 선진국들이 사용하고 있는 기존 뇌자도 검사 장치의 그것보다 10배 이상 큰 제2세대 방식이며 센서 자체가 환경자기잡음 소거 기능을 갖도록 개발돼 뇌 자기신호의 품질이 우수하다.

이 박사는 "뇌자도 신호를 측정하면 뇌기능 연구뿐만 아니라 지금까지 발병부위의 정확한 진단이 어려웠던 간질병, 노인성 치매 등 정신질환과 태아의 뇌기능 진단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이 박사는 또 "뇌자도를 이용한 뇌인지기능 측정의 핵심은 신호의 측정 감도를 높이는 것"이라며 "현재 개발된 뇌자도 측정시스템보다 신호 측정 감도를 더 높이기 위해 스퀴드 센서의 감도 향상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 연구팀은 2세대 스퀴드 센서 방식을 이용한 고감도 뇌자도 센서와 이를 활용한 뇌자도 및 심자도 측정시스템을 연세대 의대 세브란스병원과 국립대만대학병원 등 국내외 병원에 설치해 공동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대덕=구본혁기자 nbgkoo@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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