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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투자, 5대그룹 의존 심화... 힘 받는 '국내 주식 축소론'

연초 코스피 부진 불구

5대그룹 투자액 49조 육박

국내주식 투자 52.5% 차지

"노후자금 수익률 제고 중요

해외시장으로 눈 돌려야"





새해 들어 국민연금의 삼성·현대차(005380)·SK(034730)·LG(003550)·롯데 등 5대 그룹 상장사에 대한 투자 의존도가 더욱 심화된 것으로 드러났다. 코스피가 연초부터 중국 경기 둔화 우려로 1,900선이 붕괴되며 크게 흔들렸지만 기금운용계획 상 국내 주식에 약 100조원의 돈을 굴려야 하는 국민연금 입장에서는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이들 그룹에 대한 투자를 줄이지 못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따라 국민연금의 과도한 증시 지배력을 줄이고 수익률 방어를 위해서라도 국민연금의 투자 포트폴리오에서 국내 주식투자 비중을 점차 줄여나가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본지 4월9일자 1·10면 참조

국민연금이 지난 8일 제2차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에 보고한 ‘2016년 1월 말 국민연금기금운용현황’에 따르면 국민연금이 1월 말 현재 삼성·현대차(005380)·SK(034730)·LG(003550)·롯데 등 5대 그룹 주식에 투자한 금액은 48조8,548억원으로 전체 국내 주식 투자액(92조9,961억원)의 52.53%를 차지했다. 이는 지난해 말 5대 그룹의 투자 비중(50.16%)보다 2.37% 포인트 증가한 것이다. 국민연금의 5대 그룹 투자 비중은 2012년 말 58.68%로 정점을 찍은 뒤 2013년 말 54.53%, 2014년 말 54.78%, 2015년 말 50.16% 등 감소 추세를 보여왔지만 올 들어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같은 기간 5대 그룹의 투자액도 47조6,037억원에서 48조8,548억원으로 1조2,511억원(2.63%) 늘었다. 그룹별로 보면 삼성그룹의 투자액이 지난해 말 23조7,543억원에서 올해 1월 말 25조5,307억원으로 1조7,764억원(7.5%) 늘었고 현대차(005380)와 SK(034730)그룹도 각각 1,087억원(1.3%), 1,366억원(2.1%) 증가했다. 반면 LG(003550)그룹과 롯데그룹에 대한 투자액은 7,284억원(-10%), 422억원(-2.4%) 줄었다.



연초부터 증시 부진에도 불구하고 5대 그룹의 투자 의존도가 오히려 심화된 것은 어느 정도 예견됐던 일이다. 국민연금이 오는 2020년까지 투자 자산군별 목표 비중을 정한 중기자산배분 계획에 따라 국내 주식투자 비중을 20%로 맞춰야 하기 때문이다. 이 계획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올해 전체 기금 512조원 중 100조원에 가까운 돈을 국내 주식에만 투자해야 한다. 코스피 수익률이 떨어지더라도 투자 비중을 유지하려면 대형주 위주인 5대 그룹주의 투자를 줄일 수 없다는 결론이 나온다. 더욱이 정부의 국민연금 장기재정 추계에 따르면 국민연금기금은 2043년(2,561조원)까지 매년 눈덩이처럼 불어나게 돼 있어 국내 주식 시장이 크게 성장하지 않는다면 국내 주식투자 비중을 줄여야만 대기업 투자 의존도도 완화될 수 있다.

이 때문에 국민연금이 매년 5년 단위로 짜는 중기자산배분 계획에서 국내 주식투자 비중을 탄력적으로 조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실제 보건복지부와 국민연금은 5월 말 열리는 기금운용위원회에서 2017~2021년 중기자산배분계획상 국내 주식투자 비중을 20%에서 18% 이하로 줄이는 방안을 다룰 것으로 알려졌다. 이대로라면 2021년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투자 금액은 200조원으로 코스피 시가총액의 15%를 넘어서게 되기 때문이다. 금융투자업계의 고위 관계자는 “전 세계 투자자들의 벤치마크인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지수에서 한국 주식 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은 4%도 채 되지 않을 것”이라며 “국민의 노후자금으로 수익률을 높이는 것이 중요한 국민연금이 다른 선진시장을 놔두고 국내 증시 전체 자금의 20% 가까운 돈을 투자하는 것은 생각해볼 문제”라고 말했다.

/서민우기자 ingagh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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