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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렉시트 후폭풍] 충격에 빠진 증시...'실탄 14조' 국민연금 구원투수로 나설까

지수 폭락 땐 주식투자금 확대

안전판 역할·수익률 방어 위해

내부적으로 컨틴전시플랜 마련

"시장상황 따라 대응수위 조절"

1,800선 붕괴때 적극 개입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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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이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Brexit) 현실화로 충격을 받은 증시에 구원투수로 등장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민연금은 현재 상황이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지나치게 확대돼 국내 주식투자 비중을 조절하는 ‘컨틴전시 플랜’을 가동할 시기는 아니라고 보고 있지만 시장 흐름을 면밀히 관찰하면서 대응 수위를 결정할 방침이다.

국민연금은 브렉시트 이후 지난주 말에도 시장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긴박하게 움직였다. 강면욱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CIO)은 미국 현지 투자 점검을 마치고 귀국한 26일 새벽 곧바로 서울 신사동 기금본부 사옥으로 출근해 브렉시트 이후 국내 증시 상황과 투자 포트폴리오 영향 등에 대해 보고를 받고 대응책을 논의했다. 국민연금은 장기투자를 주로 하기 때문에 일회성 이벤트로 인해 투자 포트폴리오를 급격하게 조정할 가능성은 낮지만 증시가 비이성적으로 폭락할 경우에는 연초에 세워둔 비상 대응 계획에 따라 자금을 투입할 수도 있다. 국민연금 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국내 주식시장이 붕괴되면 국민 노후자금의 최후의 보루인 국민연금도 같이 망가질 수 있기 때문에 매년 말 다음 연도 기금연금 운용 계획을 세울 때 최악의 시나리오를 가정해 가용 자금도 준비한다”고 말했다.

금융투자(IB)업계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기준 국민연금이 연말까지 국내 주식에 추가로 투자할 수 있는 매수 여력은 14조원을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

국민연금의 중기 자산배분 계획(2016~2020년)에 따르면 올해 국내 주식에 투자할 수 있는 금액은 전체 기금의 20%인 112조1,455억원이다. 3월 말까지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투자 금액은 97조5,016억원(18.6%)으로 연말까지 14조6,439억원어치의 주식을 살 수 있는 여력이 있다. 기금운용 실적에 따라 추가로 발생하는 여유 자금까지 감안하면 국민연금의 매수 여력은 더욱 커진다.



이와 관련해 국민연금을 비롯한 연기금은 24일 ‘검은 금요일’에 증시 안전판 역할을 톡톡히 했다. 브렉시트 여파로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200개 종목 중 194개 종목이 하락하며 하루 동안 37조원의 시가총액이 증발한 이날 연기금은 1,068억원을 순매수했다. 연기금은 이날 삼성전자(543억원), SK하이닉스(190억원), 현대모비스(91억원), 현대차(66억원) 등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을 두루 사들였다. 만약 연기금이 이날 증시 안전판 역할을 하지 않았다면 코스피지수는 1,900선이 속절없이 무너졌을 수도 있다.

국민연금은 투자 전략 노출을 막기 위해 컨틴전시 플랜 가동 조건을 공개하지 않지만 시장에서는 코스피지수 1,800선이 붕괴될 때 국민연금이 시장에 적극 개입할 것으로 보고 있다. 국민연금 입장에서도 코스피 폭락은 피하고 싶은 시나리오다. 국내 증시에서 국민연금의 주식투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7% 안팎으로 매우 높기 때문이다. 국민연금이 최근 공시한 올 1·4분기 국내 주식 대량 보유 내역을 살펴보면 국민연금이 지분 5% 이상을 보유한 상장사는 122곳에 달하며 10% 이상 보유한 곳도 33개사다. 국내 주식시장 폭락은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종목을 대부분 보유하고 있는 국민연금기금의 수익률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 국민연금이 지수 급락 시 국내 증시의 안전판 역할과 수익률 방어를 위한 컨틴전시 플랜을 내부적으로 마련해놓은 이유다.

국민연금은 브렉시트가 국내 증시에 중장기적으로 미칠 영향을 점검하며 대응 수위를 결정할 방침이다. 국민연금의 고위관계자는 “현재 코스피지수는 컨틴전시 플랜을 가동할 단계는 아니라고 본다”면서도 “국민연금은 장기투자 성격을 갖고 있는 만큼 브렉시트가 중장기적으로 국내 주식시장과 기금이 보유한 투자 포트폴리오에 미칠 영향을 면밀하게 검토하며 대응 수위를 정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서민우기자 ingagh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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