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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의 힘> 아무 생각 말고…당신은 쉬어야 한다

■울리히 슈나벨 지음, 가나출판사 펴냄





“아무것도 안 하고 싶다. 이미 아무것도 안 하고 있지만, 더 격렬하게 아무것도 안 하고 싶다.”

지난해 국내 한 카드사의 광고 문구는 수많은 패러디를 만들어 내며 인기를 끌었다. 바쁜 일상에 지쳐 이른바 번아웃 증후군에 시달리는 현대인에게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은 누구나 소망(?)하지만, 결코 누릴 수 없는 모습이다. 수많은 정보와 자극이 쏟아지는 온라인 시대, 그 속에서 정신적으로나 정서적으로 오프라인 상태를 만들어낼 수 없는 것이 오늘을 사는 많은 이들의 현실이다.

독일의 과학 전문 기자인 저자는 바쁘게만 몰아붙이는 ‘가속화 사회’를 진단하고 뭐든 하지 않으면 뒤처지는 것 같은 불안감을 느끼는 사람들에게 숨 돌릴 여유를 되찾을 방법을 제시한다. 책이 행복한 삶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휴식의 기술을 알려주는, ‘정신을 위한 다이어트 지침서’를 자처하는 이유다.

책에 묘사된 현대인의 삶은 절로 고개를 끄덕이게 한다. “끊임없이 일을 벌이지 않으면 안 될 것만 같은 망상에 사로잡혀 그저 앞만 보고 채찍질을 해대다가 망가질 대로 망가져 버린, 결코 차분히 앉아 의미를 반추하는 일이 없는, 그래서 극도의 피로감을 호소하며 불면증에 시달리고 불안에 떠는 피곤한 인생, 이게 우리 모두의 자화상이다.”(16쪽)

최신 기술의 발달 속에 인간은 더 많은 정보와 자극에 노출된다. 끊임없이 인터넷에 매달리며 언제든 연락 가능한 상황이어야만 한다는 통신 강박관념은 기억력을 지나치게 자극해 정작 결정을 내려야 할 순간에 꼭 필요한 인간의 의지를 취약하게 만든다. 최신 두뇌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저자는 ‘잠시 머리를 비워내고 아무런 생각도 하지 않아야 정신 건강이 안정을 회복한다’고 주장한다. ‘멍 때리는 시간’이야말로 끊임없이 자극에 반응하느라 사라진 인간의 집중력을 되찾게 만들어준다는 이야기다.



책에서는 과부하 상태에서 벗어나는 요령과 일상에서 휴식의 기회를 발견해 누리는 방법을 구체적으로 소개한다. 예컨대 정보중독에서 벗어나기 위한 ‘이메일 다루는 요령’으로 직업상 필요한 커뮤니케이션과 사적인 것을 나눠 서로 다른 컴퓨터와 메일 주소를 이용하고, 곧바로 처리할 수 있을 때에만 이메일을 열어보는 방법을 제시한다. 특히 도착하는 이메일을 딱 한 번씩만 다룬 뒤 폴더에 저장하거나 삭제해 이메일 함은 늘 비어 있는 상태를 유지하라고 조언한다. 눈에 띄는 것은 ‘나를 위한 추모사 쓰기’다. 내 묘 앞에서 목사나 친구가 뭐라 말할지, 어떤 칭찬을 하고, 무슨 공로를 추켜세울까. 이런 식으로 자신의 인생 항로를 근본적으로 고민하면 목표를 어찌 이뤄내야 최선일까 하는 물음이 자연스레 고개를 든다고 저자는 말한다. 멀리 넓게 보며 목표에 이르는 길을 설계하면 시간과 인내를 가지고 접근해야 한다는 마음가짐을 갖게 되고, 이것이야말로 이미 휴식의 일부라는 것이다.

또한 번아웃 증후군·정보 중독 자가진단 테스트, 습관 바꾸기 성공 가능성 테스트 등을 담아 독자가 자신의 상태를 점검할 수 있도록 했다.



책의 후반부엔 총 6장인 이 책의 내용을 정리한 에필로그가 있다. 바쁜 사람을 위한 짤막한 요약이다. 책의 서두에서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바쁘게만 돌아가는 인생은 쉬이 타버리는 법이다. 속도를 높인다고 해서 더 멀리 나아간다는 보장은 없다.” 뒷장부터 읽을 것인가, 첫 장부터 읽을 것인가. 선택은 당신의 몫이다. 2011년 출간된 ‘휴식’의 개정판이다. 1만 5,000원.

/송주희기자 sso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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