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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산업부 장관도 집에서 에어컨 3시간 반만 틀어야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가 9일 “에어컨을 합리적으로 사용하면 전기요금 폭탄을 맞지 않는다”고 밝혔다. 최근 불볕더위로 힘들어하면서도 전기요금이 무서워 에어컨을 켜지 못하는 가정이 많다는 지적에 대한 반박이다. 이 관계자는 “도시에 사는 4인 가구가 벽걸이형 에어컨을 하루 3시간30분 켜면 전기요금이 한 달 5만3,000원에서 8만원으로 늘어 큰 부담이 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 발언은 열대야로 연일 밤잠을 설치는 많은 국민에게 할 소리가 아니다. 전기요금 정책을 담당하는 공무원이라면 현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전기요금 누진제의 문제가 무엇인지 면밀히 분석해 최선의 대안을 내놓아야지 에어컨을 적게 켜면 된다는 식으로 대처해서야 되겠는가. 주형환 산업부 장관은 집무실에서 에어컨을 하루 몇 시간 켜고 집에 가면 몇 시간 켜나. 요즘 같은 폭염에 하루 3시간30분만 가동하면서 일이 손에 잡히고 잠이 잘 오는지 묻고 싶다.

문제를 이렇게 풀려 해서는 안 된다. 우리나라는 이제 1년이면 한 달 가까이 30도를 넘는 상태가 계속되는 아열대날씨를 보이고 있다. 선풍기도 사치품으로 여겨지던 시대에서 에어컨이 필수품으로 바뀐 세상에 살고 있다. 환경이 변했으면 그에 걸맞게 비합리적인 전기요금누진제를 개선하는 게 맞다. 지금 누진제는 더욱이 40년도 더 전에 만들어져 우리 몸에 전혀 맞지 않는다. 당장 전기 사용량에 따라 전기요금이 최대 11배까지 차이 나는 것은 누진제의 취지가 아무리 좋아도 받아들이기 힘들다.



마침 조경태 국회 기획재정위원장이 누진율을 1.4배로 완화하는 내용의 전기사업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조 위원장은 “주택용 전기요금에 10배가 넘는 징벌적 누진제를 실시하는 국가는 우리나라가 유일하다”고 지적했다. 백번 맞는 말이다. 이번 기회에 누진제를 포함해 전기요금 제도 전반을 개선하는 게 바람직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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