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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의 밥상’ 최불암, 헤이룽장성 고향 밥상…더덕밥·추어탕·냉이소내장국

‘한국인의 밥상’ 최불암, 헤이룽장성 고향 밥상…더덕밥·추어탕·냉이소내장국




15일 방송된 KBS1 ‘한국인의 밥상’에서는 헤이룽장성 사람들의 희망이 피워낸 고향 밥상을 만났다.

겨울이면 영하 30℃ 까지 떨어지는 혹한의 땅 헤이룽장성! 그곳엔 허허벌판 황무지를 생명의 땅으로 일구어 낸 우리 민족이 있다. 얼음물에서 곡괭이질을 하느라 발이 퉁퉁 부어 하얗게 변하고 한 해 농사지은 곡식을 일제에 다 빼앗기고 좁쌀 한 줌으로 겨울을 보내도 절대 좌절하거나 포기하지 않았던 그들!

▲나무뿌리, 더덕밥으로 고난을 함께 이겨낸 사람들 - 헤이룽장성 월성촌

과거 인정이 넘치는 마을로 유명해 인정촌이었다는 헤이룽장성 월성촌! 이 마을에는 강제이주의 역사를 그대로 안고 살아가고 있는 김옥순씨가 있다. 끝이 없는 기나긴 이주 과정에도 경북 출신 어머니가 전수해 준 꿀과 메주가루가 들어가는 비법 고추장에 대한 전통은 여전히 지켜나가고 있다.

누군가 음식 맛이 좋다는 칭찬을 하면 꼭 어머니에게 배운 그대로 해서 맛이 좋다고 자랑스레 말하는 옥순씨에게서 고향의 맛에 대한 자부심이 엿보인다. 과거 일제의 수탈에 의해 좁쌀로 겨울을 날 때 마을 사람들의 굶주림을 채워주던 더덕은 여전히 월성촌 사람들의 밥상에 남아있다.

가마솥 가득 앉힌 더덕밥의 향기가 마을에 퍼져나가면 마을 사람들은 한데 모여 음식을 나눈다! 오랜 시간 푹 끓여 그 맛이 진한 양탕 한 그릇과 김옥순씨의 비법이 담긴 꿀고추장을 발라 구운 고추장 더덕구이 한 입 그리고 향기로운 더덕밥 한 숟갈을 마을 사람들끼리 함께 나누어 먹으면 고향에 대한 그리움도 조금은 덜어진다.

▲고추떡과 말린 미꾸라지 추어탕! 그리움이 낳은 밥상 - 헤이룽장성 대성촌

헤이룽장성 대성촌에는 자식들을 모두 한국에 보낸 김진화, 원순자씨 부부가 살고 있다. 명절이 가까워질수록 김진화씨 부부는 한 상 가득 명절 음식을 차려도 함께 먹을 자식들이 곁에 없다는 것에 대해 쓸쓸함을 느낀다. 10년 째 못 본 딸이 그리워 자식들 이야기를 하다가 눈시울을 붉히는 순자씨.

하지만 오늘도 부부는 ‘부모 사랑은 내리사랑’ 이라는 마음으로 자식들에게 쓸쓸함을 내색하지 않으려 노력한다. 그 대신 그 마음을 담아 자식들에게 보낼 고추 떡을 만든다. 부부가 사이좋게 나란히 앉아 고추를 반으로 자르고 전분을 묻혀 한 솥 쪄낸 고추를 햇볕에 잘 말리면 튀겨먹어도 볶아먹어도 맛이 좋은 고추 떡이 완성 된다.

조해룡씨와 마을 남자들은 민물고기를 잡기 위해 다 같이 마을 논두렁 옆 수로로 향한다. 몇 번 힘차게 수로를 첨벙첨벙 뛰어다니며 고기를 몰아가면 그물에는 어느새 미꾸라지며 메기가 한 가득이라는데! 잡은 미꾸라지는 잘 말려 방아에 찧어 가루를 낸 후 배추, 대파, 그리고 마지막으로 고수를 넣어서 푹 끓여주면 대성촌의 별미 ‘말린 미꾸라지 추어탕’이 된다. 그리움의 마음이 담긴 대성촌의 밥상에서 가족에 대한 사랑을 읽어 본다.



▲산에서 보물을 캐는 사람들 - 헤이룽장성 영산촌

헤이룽장성 영산촌 주민들은 가을 송이버섯 철이 되면 주머니에 도시락을 차고 삼삼오오 산을 오른다. 해가 채 뜨기도 전부터 시작한 채취 작업을 마무리하고, 나뭇가지에 불을 붙여 구워 먹는 갓 채취한 송이버섯의 맛은 그 어떤 맛과도 견줄 것이 못 된다는데 마당에 다 함께 둘러 앉아 반가운 손님을 환영하는 의미의 노루 회와 석쇠에 그대로 굽는 멧돼지 구이를 함께 나눠 먹으며 몇 마디 나누다 보면 어느새 모두가 한 식구가 된다.

과거 활발한 독립 운동이 전개되었던 만주 땅. 그 중 정찰병 임무를 했던 독립 운동가 ‘박영산’의 이름을 따 지금의 마을 이름을 지었다는 영산촌! 마을 사람들은 아직도 “곧 해방의 날이 올 것”이라 외쳤던 박영산의 기개를 잊지 않고 그의 용기를 본받으며 살아가고 있다. 독립운동가 박영산의 기개를 이어받은 마을 영산촌의 생명력 넘치는 밥상을 만나본다.

▲혹한기를 이겨내는 지혜를 담은 밥상, 냉이 소 내장국 - 헤이룽장성 신흥촌

4월까지도 두꺼운 외투를 입고 다녀야 하는 겨울이 긴 땅 헤이룽장성! 신흥촌 주민들은 길고 긴 추위를 이겨내기 위해 땅을 깊게 파 저장창고인 ‘움’을 지었다. 혹한기가 오기 전 움 가득 김칫독과 싱싱한 채소들을 채워 놓으면 기나긴 겨울도 거뜬하게 지나갈 수 있었다는데 경상도부터 충청도, 전라도, 그리고 함경도 까지! 여러 지역 출신의 사람들이 모여 이루어진 마을인 신흥촌은 그 구성원의 다양성만큼이나 음식 또한 다채롭다.

중국 강낭콩인 당콩을 콩깍지 채 바싹 말려 마른 호박과 볶아 먹기도 하고 건두부 사이에 잘 버무린 소를 채워 건두부 순대를 만들기도 한다. 마을에 경사가 있을 때 끓여 먹었다는 냉이를 듬뿍 넣어 끓인 향긋한 소내장냉이국 또한 신흥촌에서 자주 먹는 음식이다.

이 마을에 시집 온 오선자씨는 갓 시집 와 철없던 시절 전라도 출신 시어머니와 충청도 출신 시아버지의 사투리를 따라하다가 급살 맞다는 소리를 들었던 것을 여전히 재미난 추억으로 기억하고 있다. 과거 한족들의 업신여김에도 “우리끼리는 행복하게 살아야 한다.” 라는 말을 주문처럼 외우며 땅을 일구고 혹한의 추위를 버텨냈던 신흥촌의 밥상을 맛본다.

[사진=KBS 제공]

/전종선기자 jjs7377@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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