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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 톡] ‘혼족문화’를 바라보는 2가지 시각, 외롭거나 당당하거나

'식샤를 합시다'-'청춘시대'-'혼술남녀'로 들여다보는 '1인가구'와 '혼족'

  • 이하나 기자
  • 2016-10-19 13:54:31
  • TV·방송
“몇 분이세요?”

라는 식당 종업원의 질문의 쭈뼛거리며 대답해 본 경험이 있는가. 아직도 왠지 모르게 주눅이 드는 분위기가 남아있는 곳도 있지만, 예전에 비하면 혼자 밥을 먹으러 오는 사람에 대한 시선이나 혼자 온 손님을 대하는 태도가 많이 달라진 것이 사실이다.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가장 흔한 가구 형태가 1인 가구(27.2%, 2015 인구주택총조사)라고 한다. 그 수치는 약 506만 명 정도로 앞으로도 꾸준히 증가할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사회적인 분위기 속에서 나혼자 하는 일명 ‘혼족문화’가 트렌드로 자리잡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라고 볼 수 있다. 때문에 산업 전반에 걸쳐 ‘혼족’ 혹은 ‘1인 가구’를 겨냥한 마케팅이 쏟아지며 블루오션으로 떠오르고 있다. 트렌드에 예민하게 반응하는 방송가도 흐름의 궤를 같이 할 수밖에 없다.

대표적인 프로그램이 MBC에서 방송되고 있는 ‘나 혼자 산다’이다. 혼자 사는 스타들의 싱글라이프를 관찰하는 예능 프로그램으로 지난 2013년 첫 선을 보였다. ‘나 혼자 산다’의 성공이후 최근 ‘조용한 식사’, ‘8시에 만나’, ‘미운우리새끼’, ‘내 귀에 캔디’ 등. ‘나 혼자 산다’가 그저 관찰카메라로 일상을 들여다보는 형식에 그쳤다면, 최근 선보이는 프로그램들은 한 단계 진화된 새로운 포맷을 ‘1인 가구’라는 소재와 결합시켰다. 드라마도 크게 다르지 않다.

먹방과 1인 가구 소재를 결합한 tvN 드라마 ‘식샤를 합시다2’/사진=tvN
첫 시작 격이라고 볼 수 있는 것이 바로 tvN ‘식샤를 합시다’(이하 ‘식샤’)이다. 대놓고 ‘1인 가구 드라마’라는 간판을 내걸었던 ‘식샤’는 1인 가구가 겪는 애환, 외로움, 라이프스타일을 당시 트렌드의 정점에 있었던 먹방과 결합한 드라마다. 1년 사이에 연이어 시즌1과 시즌2를 선보일 정도로 많은 화제를 낳으며 사랑받았던 ‘식샤’는 보는 것만으로도 군침이 도는 생생한 ‘먹방’ 장면도 인기에 한 몫을 했지만, 비슷한 처지에 있는 사람들끼리 함께 음식을 먹으며 단절되고 분리된 사회 속에서 유대관계를 형성하는 모습으로 많은 이들의 공감을 샀다. 특히 시즌 2에서는 1인 가구 비율이 가장 높다는 세종시로 배경을 옮겨, 다양한 형태의 1인 가구의 군상을 다루며 시즌 1보다 한층 풍부해진 이야기를 그렸다.

셰어하우스에 함께 사는 여대생들 모습을 그린 ‘청춘시대’/사진=JTBC


자발적으로 혼족을 선택하는 현대인들의 모습은 마치 ‘거울을 보는 듯한’ 인상을 안겨 대중들의 공감도 역시 높아질 수 밖에 없다.

JTBC에서 방송된 ‘청춘시대’도 대표적인 청춘드라마이자 1인 가구에 기반 했던 드라마다. ‘청춘시대’는 ‘벨에포크’라는 셰어하우스에 모여 사는 여대생 다섯 명의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로, 극 중 배경이 되는 셰어하우스는 심화되는 주택난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주거형태다. 배경이 이러하다보니 ‘청춘시대’ 풋풋한 20대 여대생들이 주는 청춘이라는 환상보다는 바로 옆에서 체감할 수 있는 현실적인 삶을 뼈대로 취했다.

‘청춘시대’에서 다섯 명의 인물들에게 벨에포크는 단순히 잠을 자는 공간 혹은 집의 개념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치유의 공간으로 표현된다. 눈부시기만 할 것 같은 ‘청춘’이라는 이미지에 현실이 주는 무게를 걸친 이 드라마 속 인물들은 각각의 사연들을 통해 저마다 어른이 되어가는 성장통을 겪는다. 특히, 극 중 윤진명(한예리 분) 역할은 한 달에 세 가지 아르바이트를 하며 동분서주하고, 꿈꾸는 것조차 사치로 치부될 만큼 세상이 주는 짜고 쓴맛을 너무 어릴 때부터 맛 본 인물이다. ‘청춘시대’는 이 인물을 통해 살기 위해 버둥거리는 현실 속 청춘들의 모습을 비춤과 동시에, 고단한 삶을 함께 살아가는 다섯 명의 인물들이 머리를 맞대고 힘을 합쳐 어려움을 함께 이겨내고 마음을 나누는 과정을 담았다.

각기 다른 이유로 혼술을 하는 사람들을 그린 ‘혼술남녀’/사진=tvN
이전의 드라마나 방송에서 주로 ‘1인 가구’, ‘혼족’이 비교적 ‘외로움’이라는 단어의 이미지로 그려지는 경향이 많았다면, 최근 tvN에서 인기리에 방영중인 ‘혼술남녀’는 외로움과 당당함 그 두 가지의 모습을 모두 담았다. 미혼남녀 10명 중 7명이 혼술을 즐긴다는 데이터를 보고 이 드라마를 만들었다고 밝힌 제작진은 방송에 앞서 각자 다른 이유로 혼술을 하지만 그 안에서 정서적인 공감대가 형성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제작의도를 밝힌 바 있다.

‘혼술남녀’는 제목에서처럼 각기 다른 이유로 혼술을 하는 노량진 학원가 강사들과 고시생들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그동안 드라마에서 다뤄진 혼술의 모습은 ‘혼밥’ 혹은 ‘혼영’하는 것보다는 인색했던 것이 사실이다. 주로 혼술 장면은 실연을 당했거나, 어떤 일이 뜻대로 되지 않아 패색에 짙은 모습을 한 인물이 등장하곤 했다. 하지만 ‘혼술남녀’는 인간이 느끼는 고독한 모습과 함께 개인이 중심이 되는 합리적인 라이프 생활을 혼술로 대변하고 있다.

특히, 박하나(박하선 분)에게 힘든 하루를 마치고 집에 돌아와 마시는 맥주 한 캔은 현실을 잊기 위한 유일한 위로 수단이자, 내일을 살기 위한 힘을 얻는 생명수와 같은 존재다. 표현 방식은 다르지만 혼자 마시는 술을 통해 지친 일상을 위로받는 모습은 극 중 진정석(하석진 분)에게서도 똑같이 엿볼 수 있다. 진정석은 그는 이어폰에서 흘러나오는 클래식 음악에 집중한 채, 퀄리티 있는 안주를 음미하며 당당한 혼술을 즐긴다.

사람과의 만남도 업무의 연장이 되어버린 요즘 “누군가의 강요 때문에 억지로 마시지 않아도 되니까. 듣기 싫은 이야기를 듣지 않아도 되고, 억지웃음 지으며 감정 소모할 필요도 없고, 불필요한 에너지를 쏟을 필요도 없으니까.”라고 말하는 진정석의 모습은 불필요한 감정 노동을 지양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혼족을 선택하는 현대인들 새로운 문화를 대변한다.

자발적이든 비자발적이든 그동안 드라마에서 ‘1인 가구’를 소재로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방식의 밑바탕에는 외로움, 고독, 측은함 등을 깔려 있었다. 하지만, 일명 ‘왕따’나 ‘아웃사이더’처럼 혼자 사는 것에 대한 과거의 부정적인 인식이 점차 ‘자유로운’, ‘합리적인’ 으로 바뀌어가며 이미 하나의 사회문화로 자리매김했다. 때문에 ‘혼자 살아도 이렇게 잘 살 수 있다’고 이야기하는 ‘1인 가구’, ‘혼족’ 등을 겨냥한 프로그램은 앞으로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이하나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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