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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_창업을_응원해] "여성의 소통 능력이 4차 산업혁명 핵심 자산"

<프롤로그> 이영 여성벤처협회장이 여성 후배들에게 들려주는 응원가

2000년 데이터보안업체 테르텐 창업한 보안업계 1호 여성 CEO

"2030 여성 창업 시장 뜨겁다… 고학력 여성들이 맘껏 능력 펼칠 수 있는 환경 조성돼야"





아날로그와 디지털의 경계가 허물어지면서 다양한 첨단 기술이 융합되는 새로운 시대, 4차 산업 혁명이 다가오고 있다. 새로운 기술 혁명의 시대에는 인간의 지적 능력이나 노동력이 상대적으로 덜 중요하게 간주되면서 여성 특유의 강점인 창의성과 감성이 핵심 자산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수많은 미래학자들이 인류의 새로운 미래를 열어나갈 핵심 키워드로 ‘여성’을 꼽는 이유다.

이영(사진) 한국여성벤처협회 회장은 4차 산업 혁명 시대의 도래와 함께 창업 전선에서 여성의 능력이 더욱 빛을 발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창의성과 감성이 4차 산업 혁명의 핵심 자산으로 부상하고 있으며 이 분야는 남성에 비해 여성이 강점을 갖고 있는 영역”이라며 “여성의 세심하게 감성을 읽는 능력, 상대방의 생각을 읽고 소통하는 능력과 공감 능력이 고도의 기술 문명이 극에 달하는 4차 산업 혁명에 대응할 중요한 자산”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최근 2030 고학력 여성 인력들이 창업 시장에 적극적으로 진출하고 가시적인 성공 사례가 잇따르면서 여성 벤처에 대한 관심이 뜨거워지고 있다. 여성벤처협회를 이끌고 있는 이영 회장도 기술 벤처창업 1세대다. 보안업계 1호 여성 CEO인 그는 암호학 전공 여학생 1호, 한국인터넷진흥원 장학생 1호란 진기록까지 갖고 있다. 유년기에는 또래 친구들이 즐겨 찾는 순정만화 대신 로봇만화를 읽으며 꿈을 키웠고, 광운대 수학과 졸업 후 KAIST 대학원에서 암호학 석사 학위를 받고 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지난 2000년 대학원 재학 중에 KAIST 선후배 4명과 보안업체 테르텐을 창업했다.

하지만 여성이 창업을 한다는 것이, 그것도 남자들이 즐비한 정보기술(IT) 업계에서 사업을 한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었다고 한다.

“창업을 하고 나니까 주변 어르신들은 조언을 하나 해주셨어요. 이른 새벽이나 늦은 저녁에 호텔에 가지 말라는 말씀이셨지요. 여성에 대한 선입견이 팽배했던 2000년대 초 어르신들은 불필요한 구설에 오를까 걱정하셨던 거예요.”

조직 관리에 있어서도 종종 난관에 부딪혔다. 회사 임원을 뽑는 최종 면접을 진행하는 가운데 황당한 일이 벌어졌다. 면접자 중 한 명이 “나는 여성 기업인을 모신 적이 없다”며 “도저히 자신이 없어서 포기하겠다”고 말한 것. 이 회장은 “사업가의 길에 들어선 이후 지난 16년간 보이지 않은 벽 앞에서 수없이 좌절을 맛보았지만 포기하지 않고 뚜벅뚜벅 걸어왔기 때문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여전히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보이지 않는 편견과 차별 속에서 유능한 여성 인재들이 능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고 꼬집는다.

“우리나라가 교육의 기회에 있어서 양성평등시대로 진입하며 고학력 전문직 여성들이 늘고 있지만, 여전히 취업 후 상당수 능력 있는 여성 인재들이 출산과 양육 부담 때문에 꿈을 포기하고 경력이 끊기고 있어요. 더구나 경력단절여성이 사회에 복귀한다고 해도 조직 내 서열 문제나 선입견 같은 지엽적 문제 때문에 제대로 능력을 펼치지 못하는 겁니다.”

자기보다 나이 많은 ‘아줌마’를 부하 직원으로 둔다는 사실에 상당수 남성 상사들이 불편하게 여기는 풍토가 만연해 있고, 석박사급 고학력 경력단절여성일수록 재진입이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능력 있는 여성들이 선택할 수 있는 해법은 창업이라는 게 이 회장의 판단이다. 실제로 여성 창업은 해를 거듭할수록 무르익는 분위기다. 국내 벤처 기업 수 3만1,260개(2015년 기준) 중에서 여성 벤처기업은 2,566개로, 8.2%를 차지하고 있다. 벤처 전체로는 10년 전에 비해 2.2배의 양적 성장을 일군 데 반해 여성 벤처는 5.5배의 괄목할 만한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여성벤처협회 회원수만 놓고 보면 지난 10월말 현재 1,092개로, 여성 벤처 기업 중 절반에 가까운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특히 이 중에서 2030 청년여성기업의 비중이 2009년 15.9%에서 지난해 21.1%로 높아지며 창업 열기에 힘을 보태고 있다. 화장품이나 의류 등 생활용품에 치중할 것이라는 일부의 견해와 달리 다양한 업종으로 진출하는 경향도 눈길을 끄는 대목이다.

<표> 국가별 여성 연구원 비율(단위%, 출처: KIAT)


이 회장은 “일반적으로 여성 벤처는 소프트한 분야에 쏠려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만 제조업이 60%에 육박하고 있고, IT 분야가 20%, 기타 서비스 등 나머지 업종이 20%로 고른 분포도를 보이고 있다”고 소개했다. 특히 첨단 정보기술(IT) 분야에서의 약진이 눈길을 끌고 있다. 협회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0년 여성 벤처 가운데 소프트웨어 분야는 3.3%에 불과했지만 최근 들어 12%에 이르는 등 IT 분야에서 여성 창업가들의 약진이 두드러지고 있다.

이 회장은 대한민국 경제 성장의 핵심 동력으로 2030 젊은 층의 창업을 꼽으며, 고학력 여성 창업가들이 많이 나와야 한다고 역설했다. “지금 선배 여성 벤처인들이 대학에 다닐 때는 이공계 진학률 자체가 낮았어요. 하지만 최근 여학생의 이공계 진학률이 눈에 띄게 높아지고 있어요. 이공계 여학생 수는 22만8,473명으로 28.4%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하이테크 기술 진출이 가능한 공학계열 여학생이 상대적으로 적다는 것은 아쉬운 대목이지요.”



실제로 자연계열 여학생 비율은 51.1%로 남학생보다 높지만 공학계열은 18.2%로 저조한 형편이다. 석박사급으로 올라가면 쏠림 현상은 더욱 심화된다. 자연계열 석사학위 과정 중인 여학생 비중은 51.2%, 박사학위는 36.7%지만, 공학계열은 석사 18.6%, 박사 10.4%에 불과하다.

지난해 12월 한국여성벤처협회가 주최한 ‘대한민국 여성벤처 CEO 혁신아카데미’ 수료식에서 이영(뒷줄 왼쪽 다섯번째) 회장이 아카데미에 참석한 2030 여성 벤처 CEO들과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사진제공=여성벤처협회


이 회장은 “세계경제포럼의 평가를 인용한 한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4차 산업혁명 준비에 있어 세계 25위로 매우 미약한 수준”이라며 “가장 큰 이유는 남성 및 하드웨어 중심의 대기업 경제구조가 그간의 대한민국 경제를 견인해 왔고, 그에 따른 변화의 속도가 늦어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4차 산업 혁명이 견인할 미래는 새로운 시대를 열 인재들이 주역이 돼야 하고 그 중심에는 반드시 여성 인력이 중심축으로 자리매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창업 전선에 뛰어든, 혹은 창업을 꿈꾸고 있는 여성 후배들에게 실력을 키우라고 조언한다. “창업 초창기 한 선배가 이런 말씀을 해주셨어요. ‘기업을 흥하게 하는 건 운이고 기업을 망하게 하는 건 실력이다. 운이 올 때까지 실력으로 기업을 지켜라’ 사업을 하면서 힘들 때마다 이 말을 되새기면서 초심을 잃지 않으려 애썼습니다. 좋은 성적을 받으려면 시험을 잘 치러야 하고, 그러려면 성실과 노력은 기본입니다. 사업도 초심을 잃지 말고 자기만의 색깔로 성실하게 노력해야 성공할 수 있습니다.”

/정민정기자 jminj@sedaily.com

*서울경제썸은 대한민국을 살아가는 똑똑한 2030 여성들이 자신의 삶을 주체적으로 끌고 가는 과정에서 작은 힘이나마 보태기 위해 디지털 콘텐츠 기획 ‘2030 W 프로젝트’를 시작합니다.

‘2030 W 프로젝트’는 여성 창업인 릴레이 인터뷰 ‘#그녀의_창업을_응원해’를 비롯해 여성이 직장에서 겪는 각종 에피소드를 다룬 서경씨의 직장일기 ‘#오늘도_출근’, 여성 직장인을 위한 맞춤형 재테크 코너 ‘서경씨의 #샤넬보단_재테크’, 최신 라이프스타일 정보는 물론 똑똑한 쇼핑팁을 알려주는 ‘서경씨의 #썸타는_쇼핑’, 웹툰·레고 등 이색 취미를 갖고 있는 기자의 생생한 체험기 ‘서경씨의 #소소한_취미생활’, 30대 초반 여기자들의 은밀한 연애담을 다룬 ‘서경씨의 #시크릿_연애일기’ 등을 요일 별로 연재할 예정입니다.

서울경제의 애칭인 ‘서경’씨를 통해 2030 여성 독자분들께 친구처럼 편하게 다가서 양질의 디지털 콘텐츠를 제공하겠습니다. 더 나아가 우리 여성들이 풍요롭고 행복한 삶을 꾸리는 데 보탬이 될 콘텐츠 생산을 위해 더욱 깊이, 더욱 뜨겁게 고민하겠습니다.

오늘은 프로젝트의 첫 코너인 ‘#그녀의_창업을_응원해’를 본격 시작하기에 앞서 이영 여성벤처협회장이 들려주는 후배 여성들을 위한 응원가로 서막을 올리고자 합니다. 독자 여러분의 다양한 의견과 애정 어린 채찍질을 각별히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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