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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족관 돌고래의 죽음' 동물학대논란 중심이 된 고래생태체험관

고래생태체험관, 2009년부터 10마리 중 6마리 폐사

동물보호단체 "해양 방사해야"

지난 9일 오후 울산 남구 고래생태체험관에서 사육사들이 돌고래의 상태를 살펴보고 있다. 고래생태체험관은 일본에서 수입한 돌고래 2마리를 이날 약 32시간만에 울산으로 옮겨왔다. /연합뉴스




고래관광을 위해 울산 남구 장생포에 온 돌고래가 수입 5일 만에 숨졌다. 지난 2009년 문을 연 울산 고래생태체험관은 현재까지 6마리의 돌고래가 죽어 나가면서 동물 학대 논란이 불거질 전망이다.

울산 남구에 따르면 지난 13일 오후 9시 15분께 장생포 고래생태체험관으로 수입한 큰돌고래(4~5세·262m·184㎏·암컷)가 폐사했다.

폐사 원인은 밝혀지지 않은 상황으로 이 돌고래는 지난 8일 오전 7시 일본 와카야마(和歌山)현 다이지(太地)정을 출발, 약 32시간 만에 울산에 도착했다. 당시 뱃길 700㎞, 육로 300㎞ 등 1,000㎞를 이동했다. 긴 이송 뒤 적응기를 거치던 돌고래는 13일 오전까지 별다른 이상이 없었으나 오후 2시부터 먹이를 먹지 않는 이상증세를 보였으며 오후 9시께부터 호흡곤란 증상을 보이다 15분 만에 사망했다.

고래생태체험관 관계자는 “현재 폐사 원인을 밝히기 위해 부검을 의뢰한 상태”라고 밝혔다. 숨진 돌고래는 14일 오후 경북대 수의대 부속 동물병원으로 옮겨졌다.

△고래생태체험관 돌고래 6마리 폐사

문제는 돌고래 폐사가 계속되고 있다는 점이다. 체험관은 2009년 개장 때 수컷과 암컷 2마리씩 총 4마리의 돌고래를 일본에서 들여왔으나, 암컷 1마리가 2개월여 만에 폐사했다. 체험관은 2012년 3월 암컷 2마리를 추가로 들여왔는데, 이 중 1마리가 전염병으로 그해 9월 죽었다. 구청은 당시 폐사 사실을 숨겼다가 2개월 후 행정사무감사에서 이 같은 사실이 드러나 물의를 빚기도 했다.

2014년 3월에는 추정 나이 15살짜리 암컷이 새끼를 낳았으나, 수족관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고 3일 만에 폐사했다. 새끼를 잃은 어미는 이듬해인 2015년 6월에 다시 출산했으나, 새끼는 6일 만에 죽었다. 체험관은 전년도에 불거진 논란을 의식해 임신과 출산, 새끼 폐사 등 모든 사실을 숨겼다. 이어 8월에는 동료와의 몸싸움으로 다친 수컷 1마리가 또 패혈증으로 죽었다.

2009년부터 현재까지 수입된 8마리 중 4마리와 새끼 2마리를 더해 총 6마리가 숨졌다.

△감옥에 갇힌 돌고래



이번 암컷 2마리의 수입 과정도 논란이다. 체험관은 지난해 돌고래 2마리 추가 수입을 추진했다가 반발 여론이 심해지자 잠정 연기했다. 여론 추이를 살피던 체험관은 비밀리에 지난해 9월부터 일본 다이지 고래박물관과 수입 협의를 시작해 환경부 수입허가, 해상·육상 운송계약 체결 등의 절차를 밟았다. 체험관은 돌고래 수송만 남겨둔 지난달 24일 수입 결정을 발표한 뒤 일사천리로 남은 절차를 추진, 이달 9일 돌고래 2마리를 들여왔다. 30시간이 넘는 시간 동안 좁은 수조에 반 정도 채워진 물에서 지냈다.

고래생태체험관의 수족관은 가로 16m, 세로 12m, 깊이 5m에 불과하다. 이번에 숨진 돌고래가 적응하던 곳은 보조풀장으로 수족관보다 1.5배 크다고 하지만 바다 환경과는 큰 차이가 난다. 동물보호단체들은 야생의 돌고래를 좁은 수족관에 가두는 것 자체가 돌고래를 학대하고 죽음에 노출하는 일이라며 반발해 왔다.

핫핑크돌핀스와 환경운동연합 바다위원회 등 동물보호단체는 “하루 160㎞를 이동하며 살아가는 돌고래를 고작 15m 크기의 수족관에 가두었다”며 “밀실 행정으로 전시작전 치르듯 돌고래를 수입하고 5일 만에 죽게 한 책임자를 처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수입?

앞으로 고래생태체험관의 돌고래 수입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낙동강유역환경청은 최근 수입 허가 통보를 하며 “장생포고래박물관은 과거 5마리의 큰돌고래 폐사 사례가 있는바 서식지 외 보전기관 지침에 따라 개체를 보호하기 위해 수질·위생·해충·충분한 먹이 급여 등 개체 및 시설 관리에 만전을 기할 것”과 함께 “향후 관리부실로 큰돌고래의 건강 등에 추가 문제 발생 시 신규 수입 금지 등 관리를 강화할 예정”이라고 조건을 뒀다.

환경운동연합 바다위원회는 이날 오후 1시께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울산 남구청의 고래생태체험관과 고래 쇼 프로그램은 그동안 돌고래 10마리 중 6마리가 폐사한 ‘돌고래의 죽음터’인데도 구청은 ‘죽으면 다시 사면 된다’는 식의 태도를 고수하고 있다”고 규탄했다.

반면 고래생태체험관 측은 “아직 폐사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상태”라며 “고래생태체험관 운영은 정상적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울산=장지승기자 jj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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