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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생대 백악기에도 포유류가 살았다

경남 진주층에서 세계 최초 포유류 발자국화석 발견

중생대 백악기 지층에 남겨진 포유류 발자국 화석이 출토된 경남 진주혁신도시 내 주택용지 전경 /사진제공=문화재청




코리아살티페스 진주엔시스로 명명된 중생대 백악기 포유류의 발자국 화석. 몸길이 10cm안팎에 뜀걸음 형태의 동물로 오늘날 캥거루쥐와 유사한 것으로 추론된다 /사진제공=문화재청


몸길이 10㎝ 안팎의 쥐 만한 동물이 1억1,000만년 전에 남긴, 500원짜리 동전보다 작은 발자국 화석이 보존돼 발견될 확률은 “로또 1등을 10번 연속 당첨되는 것 만큼 희귀한 일”이라 했다. 몸집 큰 동물이 묵직하게 찍은 발자국일수록 더 선명하고, 그 위에 다른 발자국이 덧찍히지 않아야 하며, 홍수나 지진같은 환경의 급변없이 퇴적물이 바로 덮여야 화석이 남을 수 있기에 그렇다.

보통 ‘공룡 전성시대’라 알려져 있는 중생대 백악기 지층에서 세계 최초의 포유류 발자국 화석이 발견됐다.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소는 약 1억1,000만년 전 한반도 경상도 일대에 조성된 퇴적층인 경남 ‘진주층’에서 캥거루처럼 뛰는 뜀걸음 형태의 포유류 발자국 화석 9쌍을 세계 최초로 발견했다고 21일 밝혔다. 한국 진주에서 발견됐다는 뜻에서 화석 이름은 ‘코리아살티페스 진주엔시스’로 명명됐다.

지난해 1월19일, 진주 혁신도시 조성지역의 주택 용지에 대한 화석 문화재 조사과정이 진행됐다. 천연기념물 제534호 진주 호탄동 익룡·새·공룡 발자국 산지가 직선거리 200m에 인접해 있어 화석 문화재의 존재를 확인하는 것은 필수였다. 진주교육대학교 김경수 교수 연구팀은 대지 조성사업을 위해 2m 두께의 암반을 제거한 이 곳에서 동전 크기의 작은 발자국을 발견했다. 기존에 알려진 공룡발자국과 달리 발가락 사이가 벌려져 있지 않고, 5개의 발가락 사이가 좁았다. 포유류였다. 이후 국립문화재연구소 자연문화재연구실을 중심으로 한국·미국·중국의 3개국 국제공동연구팀이 조사에 나섰고 세계적인 척추동물 발자국 화석 전문가들이 내한해 국제 비교연구를 실시했다.

알려진 포유류 발자국 화석 중 가장 오래된 것은 2억~1억4,500만년 전 중생대 쥐라기 층에서 발견된 ‘아메기니크누스’. 따라서 이번에 발견된 포유류 발자국 화석은 세계 2번째 오래된 것으로 이름을 올렸다. 연구 성과는 중생대 백악기 관련 국제 저명학술지(SCI)인 ‘백악기 연구(Cretaceous Research)’에 최근 게재됐다.



이렇게 작은 발자국이 1억년 이상을 버텨 남을 수 있었던 것에 대해 임종덕 국립문화재연구소 학예관은 “당시 환경은 호수의 가장 끝부분 적당히 물기있는 자리였기에 발자국이 찍혔고 다행히 보존됐다”면서 “그때 포유류는 지구의 주인 같던 육식공룡의 먹이였기에 나뭇가지 위에 서식하거나 땅굴 속을 오가며 살았던 탓에 지표면에 발자국을 남길 일이 거의 없었던 만큼 아주 희귀한 발견”이라고 분석했다. 중생대 포유류는 중국에서 뼈화석이 발견된 몸길이 60㎝의 야생 개 정도가 대형으로 분류될 만큼 작았고, 신생대 이후 종이 다양해지고 몸집도 커져 ‘매머드’ 등에 이르렀다.

단선적 진화론으로는 파충류 다음에 포유류가 등장한 것으로 오인될 수 있지만 이번 발견을 통해 중생대에는 공룡 등 파충류와 몸집 작은 포유류가 공존했음이 확인됐다. 특히 이번 발자국 화석은 오늘날 캥거루쥐와 유사한 뜀걸음 형태를 보이는데, 이에 대해 임 학예관은 “뜀걸음은 방향 전환이 자유로워 도망가기 쉬운 적자생존의 전략적 선택”이라며 “지금까지 우리나라 중생대 중기 백악기 지층에서는 공룡·익룡·새·도마뱀·악어 등 다양한 척추동물 발자국 화석들이 알려져 있었지만 여기에 포유류가 더해지면서 당시 척추동물의 종 다양성이 매우 높았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번 발견으로 현재 우리나라가 추진하고 있는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 등재 준비에도 힘이 실릴 전망이다.

/조상인기자 ccsi@sedaily.com



현생동물인 캥거루쥐를 통해 중생대 백악기 포유류의 뜀걸음 형태를 유추할 수 있다. /사진제공=문화재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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