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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한국이 대표적 무역흑자국이라는 USTR 대표의 '셈법'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발효 5주년을 계기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한국 흔들기가 노골화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일찌감치 한미 FTA를 ‘일자리 죽이는 협정’이라고 깎아내린 데 이어 이번에는 통상교섭을 담당하는 대통령 직속기관인 무역대표부(USTR)까지 나서 ‘나쁜 협정’으로 몰아가고 있다. 로버트 라이시저 USTR 대표 내정자는 미 상원 인준청문회에서 한국을 대표적인 무역 흑자국으로 지목했다.

그러나 한미 FTA에 대한 라이시저 내정자의 평가는 미국의 국익을 염두에 둔 의도적 발언으로 보인다. 한미 FTA 5년의 성과를 보면 한쪽에 일방적으로 유리한 구도가 아니기 때문이다. 미국이 불리한 협정이었다고 주장하는 근거인 무역수지에서는 우리나라의 대미 흑자가 2011년 116억4,000만달러에서 지난해 232억5,000만달러로 99.7% 늘어난 것이 사실이다. 반면 그 외 부문은 미국에 유리하다. 같은 기간 우리나라의 서비스 수지 적자는 109억7,000만달러에서 140억9,000만달러로 28.4% 늘었다. 또 지난 5년간 우리 기업의 대미 직접투자액(512억달러)은 미국 기업의 한국 투자액(202억달러)의 2배가 넘는다. 여기에 한국은 매년 50억달러 이상 미국 무기를 구매하고 있다. 이렇게 보면 양국의 교역수지는 균형을 이루고 있다고 봐야 한다.

사정이 이런데도 미국이 연일 한국을 압박하는 배경에는 자국 내 일자리를 염두에 둔 정치적인 고려가 작용하고 있다. 쇠락한 공업지역 덕분에 당선된 트럼프 대통령이 표를 의식해 억지주장을 하는 셈이다.



만일 미국이 이런 잘못된 계산으로 한국을 압박하려 든다면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많을 것이다. 미국이 지난 5년 동안의 달라진 사정을 감안한 미세조정 정도가 아니라 한미 FTA의 근간을 흔드는 재협상을 시도한다면 한국 내에서도 동의를 얻기가 쉽지 않다. 이는 결국 양국관계의 균열만 초래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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