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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뉴스] "일 하다가 운동을?" 직원 건강 챙기는 '스타트업' 이야기





“‘워크앤라이프밸런스(워라밸)’는 반납해야죠”

“밤낮이 없는데 퇴근하고 운동할 시간이 있나요?”

“4대보험이 복지의 처음이자 끝이죠”

많은 이들이 스타트업 업무환경에 대해 흔히 갖는 생각이다. 매출이 일정하지 않은 상태에서 적은 인력이 최대한의 성과를 내야 하기 때문에 직원들은 삶의 질, 건강, 사생활을 희생해야 하는 곳으로 인식한다. ‘맛있는 커피와 간식’을 내거는 곳도 있다. 이 때문에 ‘스타트업이 직원들 건강관리에 투자한다’고 하면 고개를 갸우뚱하기 쉽다.









서울 광화문에 있는 P2P 대출 스타트업 업체인 ‘8퍼센트’. 한창 집중해서 일 할 오후. 사람들이 하나둘 자리에서 일어나 한 곳에 모인다. 평소에도 스크럼(서로 팔을 걸어 짠 대형) 대오로 모두 서서 회의를 하는 터라 회의하는 시간인가 싶다. 하지만 아니다. 하체 웨이트 트레이닝 ‘스쿼트’를 하는 시간이다. 이 회사의 이효진 대표도 함께다.

“스타트업이 보통 한 명이 한 직무를 맡아서 하기 때문에 저를 대신할 인력이 없습니다. 쉼 없이 일하다 보니 일이 년이 지나자 3명 중 1명은 만성적인 컨디션 난조에 시달렸죠. 직원들 하나하나가 회사의 대들보인데 이대로 가다간 안 되겠다 싶더라고요” (8퍼센트의 한 직원)





또 다른 스타트업은 어떨까

중고나라를 운영하는 큐딜리온은 ‘건강 관리’를 제도로 정착시켰다.

전 직원은 한 주에 최소 한 시간씩 스트레칭, 근력강화, 스포츠 마사지로 구성된 운동 수업을 받아야 한다. 이를 위해 회사 내에 상주하는 트레이너를 정규직으로 채용했다.

트레이닝을 받기 위해 예약하는 시간은 반드시 업무 시간(9시 30분 ∼ 18시 30분)으로 한정했다. 업무 시간을 제외하고 운동을 하려면 또 시간을 내야 하고 그때부터는 부담이 된다는 판단이 작용했다.



업무 시간에 눈치 보지 않고 운동을 하러 가는 것도 자연스러워졌다. 직원들은 부서장에게 쭈뼛쭈뼛하면서 마치 놀러가는 것처럼 눈치를 보지 않아도 된다. 한 직원은 “업무 시간에 날이 서 있었는데 반강제적으로 휴식을 갖게 되니 스트레스가 풀린다”며 “스스로도 건강해지고 동료나 가족에게 더 여유있게 대하게 됐다”고 말했다.





각자 방법이 다른 ‘건강 투자’를 하고 있지만 공통점은 있다. 업무 시간에 건강관리를 강제한다는 점이다.

트레이닝을 받거나 마사지를 받을 때에도 무조건 업무시간에 할 것을 강조한다.

운동도 업무만큼이나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함으로써 직원들이 눈치를 보지 않고 건강관리에 힘쓰게 한다는 생각이다. 말로만 건강을 관리하는 기존 조직과는 차이가 있다.



국내 화장품을 중국 등 해외 온라인 커머스에 판매하는 화장품 B2B(기업 간 거래) 스타트업 비투링크는 직원이 참여하는 ‘바디챌린지’ 대회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달부터 8주간 직원들의 최초 체지방·골격근량을 측정하고 이후 8주간 가장 골격근량이 많이 늘고 체지방이 줄어든 사람을 정해 1등에게는 200만원(남, 녀 각각), 2등 100만원, 3등 50만원을 수여하는데 직원들이 열성적으로 참여한다. 상금이라는 금전적인 유인도 있지만 직원들이 바디 챌린지에 참여하면서 운동 의욕이 높아졌다. 동시에 업무 분위기도 활기를 띠고 있다.



배달 애플리케이션(앱) 요기요를 운영하는 알지피코리아는 정신 건강에도 신경을 쓴다. 기존에는 사내에 전문 상담사를 상주하게 해 일뿐만 아니라 가정생활 심리 상담을 진행했다. 최근에는 직원들이 회사 내에서 상담이 진행된다는 이유로 사생활 침해 걱정을 하지 않도록 외부 병원과 연계하는 방법도 고민하고 있다.





아직 전통도 짧고 매출이나 이익 측면에서 소규모에 불과한 스타트업에서 대기업, 외국계 기업 못지않은 건강 복지를 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직원 건강 관리에 회사의 성장이 달려있다는 생각 때문이다. 다국적기업 존슨앤존슨(J&J)의 경우 이미 2002년부터 직원에게 건강을 투자했을 때 결근율이 줄고 회사의 생산성이 늘어나는 실험을 한 바가 있다. 하버드 경영대학원 연구에서는 직원 건강 관리에 1달러를 투자했을 때 장기적으로 3.6달러의 이익이 회사에 돌아온다는 결과를 내기도 했다.

국내 대기업에서 ‘뱃살줄이기’ 프로젝트를 이끈 조비룡 서울대 의과대 교수는 어디까지나 중요한 건 최고경영자(CEO)의 의지라고 말한다. 그는 “혼자 건강관리를 하는 걸 좋지 않게 보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더욱 CEO가 주도해 하나의 제도로 자리잡게 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정혜진기자 made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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