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오전 11시 서울 종로구 삼청동 라디오엠에서는 KBS 2TV ‘살림하는 남자들2’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이날 자리에는 이민정 PD, 백일섭, 정원관, 일라이, 홍혜걸, 여에스더가 참석했다.
이날 기자간담회에 앞서 조현아 PD는 “‘살림남’에서 백일섭, 정원관, 일라이 등이 솔직하게 이야기를 풀어주셔서 감사하다”라며 시즌 2의 출연진에 대한 애정을 표했다.
이민정 PD는 “조혼이든 만혼이든 결국 사람 사는 모습은 똑같더라. 그래서 이번 출연진을 섭외한 것은 신의 한 수 였던 것 같다”고 프로그램의 강점을 자랑했다.
이 PD는 여기에 “오늘(12일) 밤 당장, 정원관의 눈물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오라버니의 눈물을 보면서 ‘저 분도 속으로 고민이 많으셨구나’를 느꼈다. 앞으로 정원관 뿐만 아니라 다른 출연진의 속 깊은 이야기와 사람 사는 모습을 진솔하게 보여줄 것이다”라고 앞으로 그려질 프로그램을 예고했다.
‘살림남2’에서 노년을 대표하는 배우 백일섭은 특별히 이번 리얼 예능프로그램 출연에 대한 생각으로 “사랑이란 걸 지금까지 모르고 살았다. 그래서 꼬마(강아지)를 데리고 왔다”라며 “앞으로 안방, 거실, 부엌에도 카메라를 모두 달아 자연스러운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허심탄회한 심정과 함께 앞으로의 촬영 방향에서의 바라는 점을 밝혔다.
이어 그는 “프로그램을 하며 아들과의 관계도 좋아졌고, 제니(강아지)를 입양하면서 사랑이라는 걸 배워야겠다고 생각했다. 원래 말을 잘 안했는데 ‘사랑해’, ‘아유 예뻐’를 말한다. 이제 강아지가 나의 행동반경을 읽는다. 프로그램을 잘 했다고 생각 한다”라며 아들과 애완견에 대한 애정도가 상승했음을 언급했다.
백일섭은 혼자 살면서 하는 가사 일 중 어려운 점으로 “그놈의 설거지가 그렇게 어렵더라”고 솔직하게 말하며, 앞으로 하고 싶은 일로 “허리와 다리가 아프면서 인생 처음으로 고생을 많이 했다. 의사가 말하길 ‘6월 지나면 걸음걸이도 정상적으로 돌아갈 것이다’라고 하더라. 몸이 괜찮아지면 다시 드라마를 할 예정”이라고 계획을 말했다.
더불어 “우리 부부는 예전에 대화가 그렇게 없었다. 살면서 나는 ‘그냥 이렇게 사는 구나’라는 생각이 들더라. TV를 보면서 부부는 대화를 많이 해야 한다는 걸 깨달았다. 많이 반성하고 있다. ‘살림남’을 통해 아들, 며느리와 사이가 참 많이 좋아졌다. 내가 변해가는 것 같다”고 자신의 전반적인 인생을 되돌아보며 느낀 점과 ‘살림남2’ 참여로 부쩍 변화한 일상을 밝혔다.
중년 대표 남편 정원관은 각 세대별 출연진으로부터 배울 수 있는 점으로 “특별히 배운다기 보다는 경험하지 못한 것을 서로에게 많이 배운다. 일라이에게도 많이 배우고 있고, 백일섭 선생님으로부터는 삼촌을 보듯이 따뜻한 느낌을 가지면서 식구 같은 느낌으로 관찰하고 있다”고 말했다.
2013년 48세에 17살 연하의 아내와 결혼한, 만혼의 대표자인 정원관은 “누군가 나를 챙겨준다는 게 굉장히 좋았다”라고 결혼의 장점을 들며 “저도 아이돌 출신이지 않느냐. 이전까지는 결혼을 해본다는 생각을 한 적이 없었다. 박수홍과 함께 놀러 다니던 시절도 있었다. 그런데 이제는 내 주변에 없던 인물이 나를 챙겨주고 있더라”고 전했다. 만혼의 단점으로는 “아이를 키우면서 체력적으로 한계가 있기는 하더라”고 덧붙였다.
그는 “웬만하면 어디서도 동정 받지 않으려는 성격인데, 이 프로그램을 하면서 발가벗겨진 느낌이 들더라. 어르신들께서 길에서 손을 붙잡고 ‘돈 아껴써. 빚도 많다며’라는 말을 하시는 걸 보고 ‘내가 이제 살림을 하고 이게 내가 살아가고 있는 거구나’를 느꼈다. 방송하면서 아직까지는 혼나고 있다”고 리얼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하며 겪는 고충 아닌 고충을 전했다.
청년 대표 남편 일라이는 앞서 아내와 11살의 나이 차이를 극복하고 5년간 교제한 이후 2014년 혼인신고를 해 이듬해인 2015년 결혼 사실이 뒤늦게 세상에 공개된 바 있다. 이날 일라이는 “선생님들과 함께 출연하게 돼 영광이다. ‘살림남’을 통해 저의 독특한 일상을 보여드리려 한다”고 프로그램에 임하는 소감을 새삼 전했다. 또한 그는 “저희 사생활을 다 노출해야 하니 출연할 것인지 고민을 많이 했다”고 프로그램에 처음 임하던 당시를 회상하며 “저희가 달라진 점이 있다면, 밖에 좀 더 당당하게 다닐 수 있겠더라. 아내도 마음 고생을 많이 했는데 이제 당당하게 말할 수 있게 됐다”고 해당 프로그램을 통해 한결 행복해진 자신의 삶을 언급, 아내와의 가슴 아팠던 시기를 떠올렸다.
홍혜걸은 “집사람이 살림은 정말 꽝이다”라고 웃음을 자아내며 “살림 잘 못해도 자기한테 불평하지 않을 거냐고 묻더라”고 실제 가정을 꾸릴 당시의 자신을 회상했다. 이어 “무엇보다 녹화하는 게 기분이 좋다. 세 분에게 부러운 점이 있다. 일라이 씨는 모든 남자들의 로망이고, (정)원관 씨는 14살 연하의 아내와 사는 점, (백)일섭 선생님은 자유롭게 사는 모습이 부럽더라”고 출연진의 부러운 점을 들었다.
그는 여기에 “저희 부부(여에스더와)가 볼 때 세 분(백일섭, 정원관, 일라이)의 사연을 보고 많이 배운다”라고 말했다. 여기에 여에스더는 “백일섭이 힘든 시대에서 여기까지 오르기까지 많이 힘드셨을 거다. 사랑하는 아들과 함께하지 못했던 시간, 딸과 서먹한 관계도 앞으로 좋아질 거라고 본다”고 특별히 노년의 출연자인 백일섭의 발전된 가정생활을 응원했다.
이어 여에스더는 “남편(홍혜걸)이 졸혼을 한다 그러면 백일섭 선생님을 보고 생각해보자고 말할 것”이라고 너스레를 떨며 “정원관과 일라이 씨 사례를 보면서 ‘역시 여자가 성숙하구나’를 느꼈다. 우리 집만 그런 줄 알았는데, ‘남자는 여자가 영원히 돌봐야 하는 존재구나’를 느꼈다”고 각 가정의 모습에서 그려지는 공통점을 들며 감탄을 쏟아냈다.
한편 ‘살림하는 남자들2’는 매주 수요일 오후 8시 55분에 방송된다.
/서경스타 한해선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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