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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순환출자 더 집착 않겠다는 文의 변화에 주목한다

19대 대선이 본격적인 레이스에 돌입한 가운데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재벌개혁 과제로 내세웠던 ‘기존 순환출자 해소’를 공약에서 제외했다. 순환출자 해소는 지난 총선은 물론 이번에도 공약 초안에 포함됐던 민주당의 핵심 정책이었지만 막판에 10대 공약에서 빠졌다고 한다.

문 후보가 순환출자를 뒤늦게나마 거둬들인 것은 재벌개혁이라는 오랜 도그마에서 벗어나려는 변화의 움직임이라는 점에서 일단 긍정적으로 평가할 만하다. 캠프 내에서 공약 채택 여부를 놓고 치열한 토론이 이뤄졌으며 문 후보가 최종 결정했다는 얘기도 들려오고 있다. 현재로서는 재벌개혁이 대선 공약의 우선순위가 아니라는 판단이 깔려 있다는 해석도 가능한 대목이다. 그러잖아도 순환출자는 지난 십수년간 경제민주화의 상징처럼 여겨져 왔지만 대상 기업이 극소수인데다 실효성도 떨어져 한낱 정치적 구호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많았다. 시대에 한참 뒤떨어진 순환출자 규제를 금과옥조처럼 떠받드는 정치권의 맹목적 규제가 투자와 일자리 창출을 가로막고 있는 현실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

하지만 문 캠프는 대주주 지분 규제나 다중대표소송제 등 대기업을 겨냥한 다른 칼날을 거두지 않고 있다. 말로는 일자리 대통령이 되겠다면서 정답이 있을 수 없는 기업 지배구조에 정치가 답을 주겠다며 덤벼드는 격이다. 서울경제신문의 여론조사에서도 드러났듯이 지금처럼 경제가 어려울 때는 재벌개혁이 아니라 일자리 창출과 중소기업 육성이 훨씬 시급하다는 게 국민 대다수의 판단이다. 문 후보는 얼마 전 기업인들과 만나 “나는 반기업이 아니다”라고 강조했지만 여전히 반신반의하는 이들이 많다. 순환출자는 이런 기업인들의 의구심을 떨쳐버리기 위한 첫걸음을 뗀 것에 불과하다. 문 후보 측은 그의 경제관에 불안해하는 국민의 마음을 사로잡자면 낡은 틀에서 벗어나 진정성을 보여줘야 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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