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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포럼 2017] "기술력·인재 보유한 한국, 창의교육 땐 4차산업혁명 선도할 것"

울프램 울프램연구소장 입국 인터뷰

수학교육 실생활과 큰 괴리...정답찾기식 평가 바꿔야

차원높은 컴퓨터 교육시스템 개발...한국과 협업 기대

콘래드 울프램 울프램연구소 소장이 23일 오후 2017 서울포럼에 참석하기 위해 인천 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영종도=송은석기자




“한국은 정보기술(IT) 강국입니다. 뜨거운 교육열로 훌륭한 인재도 많죠. 4차 산업혁명에 뒤처졌다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창의적이고 컴퓨터를 잘 활용할 수 있는 교육체계만 갖춘다면 다시 최고의 자리에 설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24일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공식 개막하는 ‘서울포럼 2017’에 참석하기 위해 23일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한 콘래드 울프램 울프램연구소장은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한국의 위상과 미래를 묻는 말에 이같이 답했다. 그는 “한국에 올 때마다 공항에서부터 역동적인 에너지를 느낀다”며 “서울포럼에서 한국의 각 분야 전문가들과 4차 산업혁명, 교육을 주제로 얘기할 기회를 가진다는 생각에 몹시 설렌다”고 덧붙였다.

울프램 소장은 ‘The Next Korea:Soft Infra for Next Engine(미래 한국:차세대 성장엔진을 위한 소프트 인프라)’이라는 주제로 열리는 이번 서울포럼 둘째 날인 25일 오후 ‘창의인재 육성을 위한 교육 개조’ 세션의 주 강연자로 나선다. IT와 수학교육을 접목한 혁신적인 교육프로그램 개발에 힘써온 그는 이번 포럼에서 인공지능(AI)과 사물인터넷(IoT), 정보통신기술(ICT) 등 4차 산업혁명을 이끌 첨단 과학과 교육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융합할 수 있을지 수학을 매개 삼아 한국 청중들과 지식을 나눌 예정이다.

한국이 수학 등 각종 국제경시대회에서 뛰어난 성적을 낸다는 점을 높게 평가하는 그는 ‘수포자(수학 포기자의 준말)’라는 단어도 알 정도로 한국 수학교육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 이날도 울프램 소장은 “수학교육의 중요성은 날로 커지는데 교육행태는 이를 따라가지 못해 괴리가 점점 커지고 있다”며 “교육 시스템 변화의 열쇠는 평가(시험)방식을 바꾸는 것”이라고 조언했다. 그는 특히 현실 수학교육이 실생활과 떨어져 있다는 점을 꼬집으면서 이 때문에 학생들의 교육 욕구를 끌어올리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울프램 소장은 수학을 단순히 계산하는 학문으로 여기지 말고 문제를 논리적이고 체계적으로 해결하는 과정으로 이해해 이를 현실 교육과 평가에 적용해야 수학교육의 근본적 변화를 이끌 수 있다고 강조한다. 계산은 과감히 컴퓨터에 맡겨두고, 사람은 컴퓨터를 잘 다루는 ‘컴퓨팅 사고(computational thinking)’에 집중할 때 교육과 현실의 차이는 좁혀지고 효과성도 높아진다는 것이다.

컴퓨팅 사고의 절차는 크게 네 단계로 구분된다. 해결해야 할 문제의 성격을 정의(define)하고 기존 방식을 적용할지 새 알고리즘을 만들지 판단해 컴퓨터 언어로 변경(translate)한다. 이후 내놓은 알고리즘을 찬찬히 대입시켜 계산(compute)해본 후 이것이 문제 해결을 위한 최선의 선택이었는지, 다른 대안은 없는지 해석(interpret)하는 과정을 거친다.



이러한 컴퓨팅 사고는 수학뿐 아니라 모든 산업과 기술의 기본 역량이 된다. AI의 출발점 역시 여기다. 카페에서 일할 아르바이트 로봇을 가동한다면 메뉴 암기부터 주문받기, 포장, 음료 전달 등 여러 상황을 미리 떠올리고 로봇이 이를 어떻게 수행할지 과정을 설계해야 한다. 이때 창의력과 논리력, 비판적 사고, 의사소통 능력이 필요한데 이 과정에 최적화된 것이 바로 컴퓨팅 사고다.

결국 수학교육을 ‘답’만 좇는 방식에서 컴퓨팅 사고를 자극하는 쪽으로 전환할 때 4차 산업혁명을 이끌 인재를 길러낼 수 있다고 울프램 소장은 강조했다.

그는 이번 방한을 계기로 한국 기업이나 정부와 폭넓은 협업을 하고 싶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울프램 소장은 “최근에는 한 차원 높은 컴퓨터 교육 시스템을 개발하는 데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며 “앞으로 10년간 이 분야가 계속 중요할 것으로 보고 있으며 (한국 등) 다른 나라와도 협력하고 싶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울프램연구소가 개발한 지식 기반 검색엔진 서비스 ‘울프램 알파’를 한국 기업들이 널리 활용했으면 좋겠다는 기대도 피력했다. 울프램 소장은 “이름을 말하기 어렵지만 여러 기관이나 기업들이 (울프램 알파를) 이용하고 있으며 개인들까지 활용할 수 있는 창구를 만들 계획”이라며 “앞으로 삼성과도 협력할 수 있다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울프램 알파’는 애플 아이폰 4S부터 음성인식서비스 ‘시리(Siri)’에 탑재돼 있다.

나흘 일정으로 서울을 찾은 울프램 소장은 24일 저녁 서울포럼 공식 개막행사에 참여하고 25일 오후 세션 강의에 이어 차상균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와 강병삼 미래창조과학부 미래인재정책국장, 차두원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 연구위원, 오상훈 럭스로보 대표 등 국내 석학·기업인과 토론한다.

울프램 소장은 프로그래머이자 교육가로 지난 2010년 미국 비영리재단인 ‘TED’에 초청돼 수학교육의 패러다임 전환을 역설한 강연은 유튜브 조회 건수가 146만건에 달할 정도로 TED의 역대 명강의로 꼽힌다. 영국의 천재 물리학자이자 프로그래머인 형 스티븐 울프램 박사가 설립한 울프램연구소에 합류해 1991년 울프램 유럽연구소장을 맡은 그는 현재 울프램연구소의 글로벌전략을 책임지고 있다.

/인천=임진혁·이경운기자 libera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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